‘30만 인파’ 박근혜 탄핵! 황교안 퇴진!

특별취재팀 | 기사입력 2017/03/02 [05:26]

‘30만 인파’ 박근혜 탄핵! 황교안 퇴진!

특별취재팀 | 입력 : 2017/03/02 [05:26]

 

 

“근래 우리 동포 중에는 우리나라를 어느 이웃나라의 연방에 편입하기를 소원하는 자가 있다 하니, 나는 그 말을 차마 믿으려 아니하거니와 만일 진실로 그러한 자가 있다 하면, 그는 제정신을 잃은 미친놈이라고 밖에 볼 길이 없다”(백범일지 나의 소원中)

 

 

▲  경교장에 전시되어 있는 사진. 임시정부 요인들이 1945년 11월 3일 환국 전 충칭 임시정부 청사앞에서 찍은 사진이다.    © 추광규 기자

 

 

태극기는 손에서 흔들리고 성조기는 머리 위에서 펄럭이고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의 최종결정을 위해 숨 가쁘게 달려가고 있는 가운데 서울 도심은 찬성과 반대로 극명하게 갈렸다. 또 이 문제를 둘러싸고 세대 간 지역 간 차이가 점차 극명하게 벌어지고 있었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이하 탄기국)는 98주년을 맞은 3.1절을 맞아 1일 오후 2시 그동안 집회를 열었던 대한문 앞을 벗어나 세종대로 4거리에서 '제15차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

 

앞서 11시에는 동화면세점 앞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교회연합 등 보수 개신교 단체가 주최한 구국기도회가 열렸다. 대형교회가 동원한 인파가 곧 바로 이어진 탄기국 집회에 가담하면서 탄핵반대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크게 들리는 듯 했다.

 

실제 이날 탄기국 집회에 참석한 인파는 세종대로 사거리 일대를 꽉 채운 것은 물론 숭례문 앞까지도 들어찼다. 종로 2가 까지도 탄핵 반대의 목소리로 채워졌다. 주최 측은 이날 500만 명이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 태평로 한화금융센터에서 내려다 본 탄기국 집회      © 이진화 기자

 

 

탄기국은 이날 '3·1절 선언문'에서 "일제보다 참혹한 불의로 무장한 세력이 단돈 1원도 받지 않은 대통령을 탄핵해 태극기를 들게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가자들은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변호인 측이 요청한 증인과 증거를 묵살하고 변론을 끝냈다며, 변론을 다시 열라고 요구했다.

 

탄기국의 이날 집회에는 조원진 김진태 윤상현 등 친박계 정치인은 물론 탄핵심판 대통령 측 대리인 김평우·서석구 변호사 등도 참석했다.

 

 

▲오전 11시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구국기도회     © 김아름내 기자

 

 

▲     © 이진화 기자

 

 

▲     © 이진화 기자

 

 

탄기국의 이날 집회에서 성조기는 그들의 머리 위에서 펄럭이고 태극기는 손에서 나부끼고 있었다.

 

김구 선생은 자신의 백범일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네 소원이 무엇이냐?’하고 하느님이 물으시면, 나는 서슴지 않고 ‘내 소원은 대한 독립이오’, 이어 ‘그 다음 소원은 무엇이냐?’하면, 나는 또 ‘우리나라의 독립이오’할 것이요, 또 ‘그 다음 소원이 무엇이냐?’하는 셋째번 물음에도, 나는 더욱 소리를 높여서 ‘나의 소원은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독립이오’하고 대답할 것이오”

 

태극기는 마음속에서 성조기는 발밑에서....

 

“칠흑 같은 역사의 어둠 속에서 이 나라를 지키고 정의를 세워온 것은 이 땅의 백성들이었다. 우리가 이 나라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우리는 촛불을 들었다. 주권자의 이름으로 요구한다. 헌재는 탄핵을 인용하라. 박근혜를 즉각 구속하라” (탄핵 인용과 황교안 퇴진을 위한 3.1절 광화문의 결의 中)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1일 ‘박근혜 구속 만세! 탄핵인용 만세! 황교안 퇴진! 3.1절 맞이 박근혜 퇴진 18차 범국민행동의 날’을 진행했다. 이날 오후 6시 20분 현재 광화문 일대에는 20만 이상이 집결했다.

 

하지만 이날 탄핵을 찬성하는 촛불집회는 이전 대회에 비해 상당한 어려움 속에 진행됐다. 실제 이날 촛불집회는 탄기국 측의 과도한 음향 등 박근혜 비호세력의 노골적인 집회방해와 험악한 분위기로 어려움을 겪었다.

 

 

▲ 오후 3시 30분경 광화문 광장.     © 추광규 기자

 

 

이뿐 아니었다. 겹겹이 둘러싼 경찰 차벽으로 광화문광장 진입 자체가 어려웠다. 이로 인해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던 시민들도 많았다. 하지만 이 같은 어려움에도 시민들은 여전히 지하철 등을 통해 계속해서 모여들었다. 

 

참가자들은 3.1운동의 정신을 기리며 박근혜 신속탄핵과 특검연장을 촉구했다. 위안부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연단에서 아리랑을 부르시자 모두가 함께 따라 불렀다. 집회 참가자들은 노브레인 공연과 함께 기세를 모아 나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저는 서울시장으로서 탄핵이 완수되고 정권이 교체되고 온전한 민주주의가 회복되는 그 날까지 한 치의 빈틈도 없이 광장을 수호하고 국민을 보호하겠습니다. 끝까지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오후 7시 50분경에는 이날 최대 인파인 30만 명이 모였다. 집회 참가자들은 소등 퍼포먼스에 이어 행진에 들어갔다.

 

▲  사진 = 퇴진행동 제공

 

▲  사진 = 퇴진행동 제공

 

 

이날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행진에 앞서 ‘탄핵 인용과 황교안 퇴진을 위한 3.1절 광화문의 결의’를 통해 “촛불이 요구한다. 황교안은 퇴진하라 특검을 무력화시키고 사드 배치 강행하고 위안부 합의 옹호하는 박근혜 체제의 방패막이 황교안은 퇴진하라”고 한 목소리로 외쳤다.

 

퇴진행동은 “정부청사에서 동십자각까지 율곡로를 메우고 청와대 100미터까지 행진하며 박근혜 신속탄핵과, 황교안 퇴진, 특히 특검법 직권상정 소리 높여 외쳤다”면서, “오는 3월 4일, 다시금 청와대를 포위해 박근혜에게 분노의 함성을 들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조상네가 좋아하던 인후지덕(仁厚之德)이란 것이다. 이러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산에는 삼림이 무성하고 들에는 오곡백과가 풍성하며, 촌락과 도시는 깨끗하고 풍성하고 화평한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 동포, 즉 대한사람은 남자나 여자나 얼굴에는 항상 화기가 있고, 몸에서는 덕의 향기를 발할 것이다.” (백범일기 나의소원 中)

 

특별취재팀 : 이명수 김아름내 이진화 추광규

 

 

 

 

나의 소원 ㅡ 백범 김 구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지금 인류에게 부족한 것은 무력도 아니오, 경제력도 아니다. 인류가 현재에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仁義)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때문이다. 이 마음만 발달이 되면 현재의 물질력으로 20억이 다 편안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이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이다. 최고 문화로 인류의 모범이 되기로 사명을 삼는 우리 민족의 각원(各員)은 이기적 개인주의자여서는 안된다. 우리는 개인의 자유를 극도로 주장하되, 그것은 저 짐승들과 같이 저마다 제 배를 채우기에 쓰는 자유가 아니요, 제 가족을, 제 이웃을, 제 국민을 잘 살게 하기에 쓰이는 자유다. 공원의 꽃을 꺾는 자유가 아니라 공원에 꽃을 심는 자유다.  

 

 

▲경교장 2층에 위치한 백범 김구 선생의 집무실      © 추광규 기자

 

 

민족국가

 

"네 소원이 무엇이냐?" 하고 하느님이 물으시면, 나는 서슴지 않고 "내 소원은 대한 독립이오" 하고 대답할 것이다. "그 다음 소원은 무엇이냐?" 하면, 나는 또 "우리나라의 독립이오" 할 것이요, 또 "그 다음 소원이 무엇이냐?" 하는 셋째번 물음에도, 나는 더욱 소리를 높여서 "나의 소원은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독립이오" 하고 대답할 것이다.

 

동포 여러분 ! 나 김구의 소원은 이것 하나밖에는 없다. 내 과거의 70 평생을 이 소원을 위해 살아왔고, 현재에도 이 소원 때문에 살고 있고, 미래에도 나는 이 소원을 달하려고 살 것이다. 독립이 없는 백성으로 70 평생에 설움과 부끄러움과 애탐을 받은 나에게는 세상에 가장 좋은 것이 완전하게 자주독립한 나라의 백성으로 살아보다가 죽는 일이다.

 

나는 일찍이 우리 독립 정부의 문지기가 되기를 원했거니와, 그것은 우리나라가 독립국만 되면 나는 그 나라에 가장 미천한 자가 되어도 좋다는 뜻이다. 왜 그런고 하면, 독립한 제 나라의 빈천이 남의 밑에 사는 부귀보다 기쁘고, 영광스럽고, 희망이 많기 때문이다.

 

옛날 일본에 갔던 박제상(朴堤上)이 "내 차라리 계림(鷄林)의 개 돼지가 될지언정 왜왕(倭王)의 신하로 부귀를 누리지 않겠다" 한 것이 그의 진정이었던 것을 나는 안다. 제상은 왜왕이 높은 벼슬과 많은 재물을 준다는 것도 물리치고 달게 죽임을 받았으니, 그것은 "차라리 내 나라의 귀신이 되리라" 함에서였다.

 

근래 우리 동포 중에는 우리나라를 어느 이웃나라의 연방에 편입하기를 소원하는 자가 있다 하니, 나는 그 말을 차마 믿으려 아니하거니와 만일 진실로 그러한 자가 있다 하면, 그는 제정신을 잃은 미친놈이라고 밖에 볼 길이 없다.

 

나는 공자·석가·예수의 도를 배웠고 그들을 성인으로 숭배하거니와, 그들이 합하여서 세운 천당·극락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우리 민족이 세운 나라가 아닐진대, 우리 민족을 그 나라로 끌고 들어가지 아니할 것이다. 왜 그런고 하면, 피와 역사를 같이하는 민족이란 완연히 있는 것이어서 내 몸이 남의 몸이 못됨과 같이 이 민족이 저 민족이 될 수 없는 것은, 마치 형제도 한 집에서 살기에 어려움이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다.

 

둘 이상이 합하여서 하나가 되자면 하나는 높고 하나는 낮아서, 하나는 위에 있어서 명령하고 하나는 밑에 있어서 복종하는 것이 근본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일부 소위 좌익의 무리는 혈통의 조국을 부인하고 소위 사상의 조국을 운운하며, 혈족의 동포를 무시하고 소위 사상의 동무와 프롤레타리아트의 국제적 계급을 주장하여, 민족주의라면 마치 이미 진리권 외에 떨어진 생각인 것같이 말하고 있다. 심히 어리석은 생각이다.

 

철학도 변하고 정치·경제의 학설도 일시적이어니와 민족의 혈통은 영구적이다. 일찍이 어느 민족 안에서나 종교로, 혹은 학설로, 혹은 경제적·정치적 이해의 충돌로 두 파 세 파로 갈려서 피로써 싸운 일이 없는 민족이 없거니와, 지내어 놓고 보면 그것은 바람과 같이 지나가는 일시적인 것이요, 민족은 필경 바람 잔 뒤의 초목 모양으로 뿌리와 가지를 서로 걸고 한 수풀을 이루어 살고 있다.

 

오늘날 소위 좌우익이란 것도 결국 영원한 혈통의 바다에 일어나는 일시적인 풍파에 불과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아니된다. 이 모양으로 모든 사상도 가고 신앙도 변한다. 그러나 혈통적인 민족만은 영원히 성쇠흥망의 공동 운명의 인연에 얽힌 한 몸으로 이 땅 위에 남는 것이다.

 

세계 인류가 네요 내요 없이 한 집이 되어 사는 것은 좋은 일이요, 인류의 최고요 최후인 희망이요 이상이다. 그러나 이것은 멀고 먼 장래에 바랄 것이요 현실의 일은 아니다. 사해동포(四海同胞)의 크고 아름다운 목표를 향하여 인류가 향상하고 전진하는 노력을 하는 것은 좋은 일이요 마땅히 할 일이나, 이것도 현실을 떠나서는 안되는 일이니, 현실의 진리는 민족마다 최선의 국가를 이루어 최선의 문화를 낳아 길러서 다른 민족과 서로 바꾸고 서로 돕는 일이다.

 

이것이 내가 믿고 있는 민주주의요, 이것이 인류의 현단계에서는 가장 확실한 진리다. 그러므로 우리 민족으로서 하여야 할 최고의 임무는, 첫째로 남의 절제도 아니 받고 남에게 의뢰도 아니하는 완전한 자주독립의 나라를 세우는 일이다. 이것이 없이는 우리 민족의 생활을 보장할 수 없을 뿐더러, 우리 민족의 정신력을 자유로 발휘하여 빛나는 문화를 세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완전 자주독립의 나라를 세운 뒤에는, 둘째로 이 지구상의 인류가 진정한 평화와 복락을 누릴 수 있는 사상을 낳아 그것을 먼저 우리나라에 실현하는 것이다.

 

나는 오늘날의 인류의 문화가 불완전함을 안다. 나라마다 안으로는 정치상·경제상·사회상으로 불평등·불합리가 있고, 밖으로 국제적으로는 나라와 나라의, 민족과 민족의 시기·알력·침략, 그리고 그 침략에 대한 보복으로 작고 큰 전쟁이 그칠 사이가 없어서, 많은 생명과 재물을 희생하고도 좋은 일이 오는 것이 아니라 인심의 불안과 도덕의 타락은 갈수록 더하니, 이래 가지고는 전쟁이 그칠 날이 없어 인류는 마침내 멸망하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인류 세계에는 새로운 생활원리의 발견과 실천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야말로 우리 민족이 담당한 천직이라고 믿는다. 이러하므로 우리 민족의 독립이란 결코 삼천리 삼천만의 일이 아니라 진실로 세계 전체의 운명에 관한 일이요, 그러므로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하여 일하는 것이 곧 인류를 위하여 일하는 것이다.

 

만일 우리의 오늘날 형편이 초라한 것을 보고 자굴지심(自屈之心)을 발하여, 우리가 세우는 나라가 그처럼 위대한 일을 할 것을 의심한다면 그것은 스스로 모욕하는 일이다. 우리 민족의 지나간 역사가 빛나지 아니함이 아니나 그것은 아직 서곡이었다. 우리가 주연배우로 세계 역사의 무대에 나서는 것은 오늘 이후다. 삼천만의 우리 민족이 옛날의 그리스 민족이나 로마 민족이 한 일을 못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내가 원하는 우리 민족의 사업은 결코 세계를 무력으로 정복하거나 경제력으로 지배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직 사랑의 문화, 평화의 문화로 우리 스스로 잘 살고 인류 전체가 의좋게 즐겁게 살도록 하는 일을 하자는 것이다.

 

어느 민족도 일찍이 그러한 일을 한 이가 없었으니 그것은 공상이라고 하지 말라. 일찍이 아무도 한 자가 없길래 우리가 하자는 것이다. 이 큰 일은 하늘이 우리를 위하여 남겨놓으신 것임을 깨달을 때에 우리 민족은 비로소 제 길을 찾고 제 일을 알아 본 것이다.

 

나는 우리나라의 청년남녀가 모두 과거의 조그맣고 좁다란 생각을 버리고, 우리 민족의 큰 사명에 눈을 떠서 제 마음을 닦고 제 힘을 기르기로 낙을 삼기를 바란다. 젊은 사람들이 모두 이 정신을 가지고 이 방향으로 힘을 쓸진대 30년이 못하여 우리 민족은 괄목상대(刮目相對)하게 될 것을 나는 확신하는 바이다.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지금 인류에게 부족한 것은 무력도 아니오, 경제력도 아니다. 자연과학의 힘은 아무리 많아도 좋으나, 인류 전체로 보면 현재의 자연과학만 가지고도 편안히 살아가기에 넉넉하다.

 

인류가 현재에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仁義)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때문이다. 이 마음만 발달이 되면 현재의 물질력으로 20억이 다 편안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이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말미암아서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

 

홍익인간(弘益人間)이라는 우리 국조(國祖) 단군의 이상이 이것이라고 믿는다. 또 우리 민족의 재주와 정신과 과거의 단련이 이 사명을 달하기에 넉넉하고, 국토의 위치와 기타의 지리적 조건이 그러하며, 또 1차 2차 세계대전을 치른 인류의 요구가 그러하며, 이러한 시대에 새로 나라를 고쳐 세우는 우리의 서 있는 시기가 그러하다고 믿는다.

 

우리 민족이 주연배우로 세계의 무대에 등장할 날이 눈앞에 보이지 아니하는가. 이 일을 하기 위하여 우리가 할 일은 사상의 자유를 확보하는 정치양식의 건립과 국민교육의 완비다. 내가 위에서 자유의 나라를 강조하고, 교육의 중요성을 말한 것이 이 때문이다. 최고 문화 건설의 사명을 달할 민족은 일언이 폐지하면, 모두 성인(聖人)을 만드는 데 있다. 대한(大韓)사람이라면 간 데마다 신용을 받고 대접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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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적이 우리를 누르고 있을 때에는 미워하고 분해하는 살벌·투쟁의 정신을 길렀었거니와, 적은 이미 물러갔으니 우리는 증오의 투쟁을 버리고 화합의 건설을 일삼을 때다. 집안이 불화하면 망하고, 나라 안이 갈려서 싸우면 망한다. 동포간의 증오와 투쟁은 망조다. 우리의 용모에서는 화기가 빛나야 한다. 우리 국토 안에는 언제나 춘풍(春風)이 태탕(鋏蕩)하여야 한다.

 

이것은 우리 국민 각자가 한번 마음을 고쳐먹음으로써 되고, 그러한 정신의 교육으로 영속될 것이다. 최고 문화로 인류의 모범이 되기로 사명을 삼는 우리 민족의 각원(各員)은 이기적 개인주의자여서는 안된다. 우리는 개인의 자유를 극도로 주장하되, 그것은 저 짐승들과 같이 저마다 제 배를 채우기에 쓰는 자유가 아니요, 제 가족을, 제 이웃을, 제 국민을 잘 살게 하기에 쓰이는 자유다.

 

공원의 꽃을 꺾는 자유가 아니라 공원에 꽃을 심는 자유다. 우리는 남의 것을 빼앗거나 남의 덕을 입으려는 사람이 아니라, 가족에게, 이웃에게, 동포에게 주는 것으로 낙을 삼는 사람이다. 우리 말에 이른 바 선비요 점잖은 사람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게으르지 아니하고 부지런하다. 사랑하는 처자를 가진 가장은 부지런할 수밖에 없다. 한 없이 주기 위함이다. 힘드는 일은 내가 앞서 하니 사랑하는 동포를 아낌이요, 즐거운 것은 남에게 권하니 사랑하는 자를 위하기 때문이다.

 

우리 조상네가 좋아하던 인후지덕(仁厚之德)이란 것이다. 이러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산에는 삼림이 무성하고 들에는 오곡백과가 풍성하며, 촌락과 도시는 깨끗하고 풍성하고 화평한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 동포, 즉 대한사람은 남자나 여자나 얼굴에는 항상 화기가 있고, 몸에서는 덕의 향기를 발할 것이다.

 

이러한 나라는 불행하려 하여도 불행할 수 없고, 망하려 하여도 망할 수 없는 것이다. 민족의 행복은 결코 계급투쟁에서 오는 것도 아니요, 개인의 행복이 이기심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계급투쟁은 끝없는 계급투쟁을 낳아서 국토의 피가 마를 날이 없고, 내가 이기심으로 남을 해하면 천하가 이기심으로 나를 해할 것이니, 이것은 조금 얻고 많이 빼앗기는 법이다. 일본의 이번 당한 보복은 국제적·민족적으로도 그러함을 증명하는 가장 좋은 실례다.

 

이상에 말한 것은 내가 바라는 새 나라의 용모의 일단을 그린 것이어니와,

 

동포 여러분! 이러한 나라가 될진대 얼마나 좋겠는가. 우리네 자손을 이러한 나라에 남기고 가면 얼마나 만족하겠는가.

 

옛날 한토(漢土)의 기자(箕子)가 우리나라를 사모하여 왔고, 공자(孔子)께서도 우리 민족이 사는 데 오고 싶다고 하셨으며, 우리 민족을 인(仁)을 좋아하는 민족이라 하였으니 옛날에도 그러하였거니와, 앞으로는 세계 인류가 모두 우리 민족의 문화를 이렇게 사모하도록 하지 아니하려는가. 나는 우리의 힘으로, 특히 교육의 힘으로 반드시 이 일이 이루어질 것을 믿는다. 우리나라의 젊은 남녀가 다 이 마음을 가질진대 아니 이루어지고 어찌하랴!

 

나도 일찍이 황해도에서 교육에 종사하였거니와 내가 교육에서 바라던 것이 이것이었다. 내 나이 이제 70이 넘었으니, 직접 국민교육에 종사할 시일이 넉넉지 못하거니와, 나는 천하의 교육자와 남녀 학도들이 한번 크게 마음을 고쳐먹기를 빌지 아니할 수 없다.

 

 

▲  김구 선생이 안두희의 흉탄에 피격당한 직후의 모습   © 추광규 기자

 

 

▲핏자국이 선연한 김구 선생이 입고 계시던 옷     © 추광규 기자

 

 

1947년

샛문 밖에서 ...

백범 김 구   출전: 백범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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