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드, 적폐청산, 광화문 21차 촛불

특별취재팀 | 기사입력 2017/03/26 [01:38]

세월호, 사드, 적폐청산, 광화문 21차 촛불

특별취재팀 | 입력 : 2017/03/26 [01:38]

[신문고 뉴스]특별취재팀 = 세월호가 물 위로 올라와서 이동을 했다. 단 3km, 그도 자력이 아닌 이끌림에 따라...이 또한 다른 배에 실려지기 위함이다. 그러나 깊은 바닷 속 40m안에 잠겨있던 무려 10,000톤짜리 고철이 물 밖으로 나와 움직이고 있음은 아직 우리에게 알려 줄 진실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진실을 염원하는 사람들이 박근혜 탄핵 이후에도 촛불을 밝혔다.

 

▲  진실을 찾는 시민들이 세월호 모형으로 촛불을 밝히고 그 앞에서 묵념을 했다.  사진 : 특병취재팀

 

이들은 그 염원을 담아 세월호 풍선을 띄웠다. 풍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과 세월호 선체 조사를 통한 참사의 진상 규명을 거듭 촉구하는 염원이다.

 

▲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며 진실을 기다리는 시민들의 염원을 담은 풍선  © 특별취재팀

 

그래서 단원고 희생자 남지현양의 언니 남서현씨와 김건우군의 아버지 김광배(52) 4·16가족협의회 인양분과팀장은 광화문의 연단에 올랐다. 연단에 선 남서현씨는 "박근혜가 내려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1073일만에 세월호가 올라왔다. 모두 촛불의 힘 덕분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요즘 가장 참을 수 없는 것은 3년간 온갖 비난과 유언비어로 유가족에게 상처를 입히고 진상규명을 방해하던 이들의 달라진 태도다. 그들이 이제는 가슴이 미어진다며 '무사 인양'을 입에 올린다. (그러나 저들은)세월호 선체 조사가 이뤄지기까지의 과정에 저들이 또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라는 말로 울분을 토로했다.

    

서현씨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김광배씨의 울분도 남서현씨 못지 않았다. 그는 "박근혜와 썩어빠진 정부를 결코 용서할 수 없다"며 "우리는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낱낱이 밝혀 구조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구조하지 않았던 그 책임자들과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방해·은폐·조작했던 모든 적폐 세력을 응당 처벌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그는 촛불 시민들에게는 "참사의 진실을 규명할 유일한 증거인 세월호는 산 자들이 만들어 가야할 지침이고 방향"이라면서 “선체조사위원회의 요구를 전면 수용하고 미수습자·유품 수습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말로 남은 이들의 과제를 역설하고는 “안전한 대한민국 건설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당초 이날 연단에 오르기로 했던 미수습자 가족들은 영상으로 발언을 대신했다. 이 영상에서 허다윤양의 어머니 박은미(47)씨는 "아직 세월호에 있는 9명이 이제는 가족을 찾아 집에 갈 수 있도록 여러분들이 끝까지 더 간절하게 기도해달라"고 말했다. 또 조은화양의 어머니 이금희(49)씨는 "지금도 피켓을, 촛불을 드시는 많은 분들 때문에 세월호가 올라왔고 9명도 찾아질 것이라 믿고 있다"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세월호 참사가 두번 다시 대한민국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것이다. 그것이 304명의 죽음이 헛되지 않는 것이 생각한다"고 전했다.

 

▲ 이날 시민들의 염원은 이토록 확실했다. 사진 특별취재팀

 

한편 이들의 발언을 지켜 본 시민들은 영상을 보며 내내 오열하기도 했다. 특히 사회를 맡은 퇴진행동 최영준 공동상황실장이 미수습자 9명의 이름을 외치자 '세월호 진상규명'이 적힌 피켓을 연신 흔들어댔다. 이에 시민들은 "인양은 시작이다" "일곱시간 밝혀내라" "진상을 규명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그리고 이 구호는 집회 내내 이어졌다.

    

시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박근혜 파면 이후에도 그대로 남아 있는 적폐청산 을 위해 촛불을 계속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정치권이 대선국면에 돌입했음에도 촛불은 광화문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것은 세월호의 온전한 선체인양과 철저한 진상조사, 책임자들에 대한 철저한 처벌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집회에는 사드배치 저지를 위해 성주에서 아이들까지 올라와 무대에 올랐으며 이들은 “황교안에 의해 자행되는 박근혜 정책들 반드시 막아내자”고 호소했다.

    

이 외에 지난 해 경찰의 물대포에 의해 희생된 백남기 농민의 딸 백도라지도 연단에 올라 국가폭력 500일을 회상하면서 현재의 심경을 말했다.

    

그는 자신을 “백남기 농민의 큰딸 백도라지”라고 소개한 뒤 “우선 박근혜를 탄핵시켜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며 “이 땅의 민주주의가 아직 죽지 않았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다에 가라 앉아 있던 세월호도 3년 만에 올라왔다.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그래도 하나하나 모든 것들이 차근차근 제자리를 찾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서 백씨는 “다음 월요일은 저희 아버지가 쓰러지신 지 500일이 되는 날이다. 그러나 경찰청장 강신명 이하 살인 경찰들은 아직도 기소가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저는 믿는다. 민주주의가 바로 서고 정의가 바로 서고 죄 지은 자들이 죗값을 치르는 그 날이 오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서 “박근혜도 강신명도 곧 구속되고 수감되리라 기대한다. 지금까지 보내주신 마음들, 그날까지 함께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9명의 이름표가 꼭 돌아오라는 염원과 함께 비치되었다.  사진 특별취재팀

 

이후 퇴진행동 공동상황실장 박병우씨의 최근 공권력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면서 “첫째, 오늘 사드반대를 위한 빔 프로젝트를 막겠다며 차량을 불법으로 막고 노트북을 강제로 압수해갔다. 들째, 어제는 KT앞으로 1인 시위를 가던 시민을 불법 연행해가더니 법으로 보장된 면회도 막았다. 셋째, 그리고 지난주 토요일 성주행 평화버스에서도 평화롭게 단식농성하고 있던 원불교 성직자들의 농성장에 들어가던 천막을 무자비하게 철거했다. 넷째, 전세계가 경탄하고 있는 우리 평화로운 촛불집회를 놓고 어이없는 꼬투리를 잡아 소환장을 남발하는 등 가당찮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어서 박 실장은 “현직 대통령이 국정농단으로 탄핵 당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고 있다. 이렇게 될 때까지 경찰을 비롯한 공권력의 비호가 필수였을 거”라면서 “그런데 지금도 경찰, 그 중에서도 수뇌부가 공안시대에 대한 향수를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있다면 결국 그들 자신이 구시대의 적폐 중 적폐로 스스로 청산대상임을 밝히고 있으므로 지금 즉시 국민의 경찰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아래는 이날 발언한 세월호 희생자 남지현양의 언니 남서현씨와 김건우군의 아버지 김광배씨 발언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2반 남지현 언니 남서현입니다.

    

4월이 다가오니 밤공기가 4월 16일 팽목에서 제 뺨을 스치던 그날의 밤공기와 비슷해집니다. 도망치고 싶어지는 하루하루입니다. 요 며칠 그날로 되돌아간 것 같이 뉴스에는 온통 세월호 이야기입니다. 지난 촛불. 세월호를 인양하라 외쳤는데 지금 세월호는 인양중입니다. 박근혜가 내려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1073일만에 세월호가 올라왔습니다. 모두 촛불의 힘 덕분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요즘 제가 가장 참을 수 없는 것은 3년 동안 온갖 비난과 유언비어로 유가족에게 상처를 입히고, 진상규명을 방해하던 이들의 달라진 태도입니다. 그들이 이제는 가슴이 미어진다며 무사인양을 입에 올리기까지 합니다. 세월호 참사 3년 동안 진상규명과 인양을 방해하던 그들 모두 공범입니다.

    

이제 와서 아무 일도 없었던 척 항상 인양을 바라왔던 척 하는 언론의 모습에도 화가 납니다. 언론 역시 세월호 참사의 주범 아닙니까. 누구보다 최선을 다하는 척 하는 해수부도 공범입니다. 해수부가 3년 동안 우리 가족에게 보여줬던 그들의 태도를 저는 절대로 용서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절대 잊어서는 안 됩니다. 용서해서도 안 됩니다. 아직 청산하지 못한 적폐가 너무 많이 남아있습니다.

    

동생이 떠나기 전날 마땅한 캐리어가 없던 동생은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캐리어를 사와서 자신이 가장 아끼는 물건들을 밤늦도록 챙겨 넣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사랑하는 동생의 마지막 모습입니다. 세월호는 그런 304명의 흔적이 남아있는 배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9명의 미수습자가 있습니다. 단원고 교장실 한 켠에는 아직 돌아오지 못한 선생님과 아이들의 책상이 있습니다. 우리 형제자매는 9명의 사람을 기다려주지도 못하는 어른들을 너무 많이 보았습니다. 9명의 미수습자가 가족 품에 돌아오는 것이 최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팽목에서 하루를 천일같이 기다리는 미수습자 가족에게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이것뿐이라는 것이 너무 많이 미안합니다.

    

세월호에는 백여 개의 천공이 있고, 인양과정 중 화물출입 램프가 열려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해수부는 우리 가족들을 인양과정에서 철저히 배제한 것이 사실이고 인양이 진행 중인 지금도 그러고 있습니다. 세월호가 목포신항에 거치되고 미수습자와 유류품이 수습되고 선체조사가 이루어지기까지의 과정에 저들이 또 무슨 짓을 할지 모릅니다.

    

그렇기에 선체조사위원회의 역할이 너무나도 중요합니다.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되면 선체조사위원회가 활동에 들어갑니다. 우리 가족들은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잃었습니다. 더 이상 그들이 세월호를 훼손하지 못하도록, 선체조사위원회가 제대로 활동할 수 있도록 여러분이 함께 지켜봐 주세요. 저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여러분의 관심입니다.

    

다시 4월이 오고 있습니다. 힘든 상황에서도 저희 가족들은 그 봄을 마주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4월 16일 안산에서 기억식이 열립니다. 여기 계신 여러분도 함께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촛불국민 여러분. 반갑습니다. 저는 416세월호참사 희생자 가족협의회 선체인양분과에서 일하고 있는 단원고 2학년5반 큰 건우아빠 김광배입니다.

 

21차 정의의 촛불과 함께 이 자리에 함께하게 되어 기쁘고 고맙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사랑하는 아들딸, 사랑하는 가족이 돌아오길, 지난 3년간 우리는 헤아릴 수 없는 고통과 눈물로 기다리고 또 기다렸습니다. 제 아들 건우는 꼭 한 달 만에 엄마 아빠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얼마나 고통스럽게 보냈던 그 한 달의 시간이었는데, 3년이라는 기나긴 시간동안 아들딸의, 가족의 뼛조각만이라도 그 흔적만이라도 꼭 찾아야겠다는 간절함으로 버티고 기다려온 아홉분 미수습자 가족의 고통을 저 박근혜는 알고 있는 것입니까?

    

촛불국민 여러분. 박근혜와 이 썩어빠진 정부를 용서할 수 있겠습니까? 저희는... 결코 용서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낱낱이 밝혀 구조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구조하지 않았던 그 책임자들과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방해하고, 은폐하고, 조작했던 모든 적폐세력과 그 부역자들을 응당히 처벌해야 합니다. 그렇지요 촛불국민 여러분?

    

2015년 4월 22일 해수부는 세월호 인양을 공식 발표한 이후 지난 23일 2년여만에 세월호를 수면까지 올렸고, 오늘 새벽 반잠수식 선박에 안착시키고, 목포신항으로 이동할 나머지 작업도 완료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세월호 인양이 2년여 시간을 들일만큼 정말 그렇게 어려운 것이었습니까?

    

그렇다면 왜! 정부는, 인양업체 입찰 전에 발표한 기술검토보고서에서 부력제를 이용한 크레인방식이 가장 위험하다는 것을 그저 참고용이라 일축하고 강행했으며, 인양과정을 국민은 물론 유가족에게도 정확히 공개하지 않았고, 실패를 거듭하며, 결국은 이미 제시되었던 지금의 탠덤리프팅 방식으로, 작년 11월 변경하는 상황까지 만들었는지...고통의 눈물로 기다렸던 아홉 분의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사죄하는 마음이 아주 조금이라도 있다면, 반드시 그 인양과정 또한 낱낱이 밝혀야 할 것입니다.

    

이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가 3월 28일 출범합니다. 해수부는 당연히 선체조사위원회의 미수습자 수습과 진상규명을 위한 선체조사의 모든 요구를 적극적으로 따라야 합니다. 더 이상의 선체훼손은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더 이상 지난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에 저질렀던 진상규명 방해 행위는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입니다. 선체조사위원회는 단 한 조각의 유실도 없도록 미수습자와 유품의 수습을 당부드립니다. 그 어떤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도록 증거 확보에 최선을 다해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세월호 속에는 따뜻한 엄마의 마음과 꼭 안아줄 가족을 기다리는 아홉 분이 계십니다. 사무치게 소중하고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 별이 된 304분의 흔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참사의 진실을 규명할 유일한 증거가 있습니다. 세월호는 산 자들이 만들어 가야할 지침이고, 방향입니다. 촛불국민 여러분! 맞습니까?

    

3월 22일 맹골수도 참사해역에 내려갔었습니다. 23일 오후까지 현장에 있으면서 세월호가 그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세월호의 모습을 보며, 제일 먼저 떠오른 마음은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이었습니다. 하지만, 건우와 약속했습니다. 우리 아이들과 약속했습니다. 고귀하게 희생되신 304분과 약속했습니다. ‘끝까지 진실을 밝혀 반드시 그 책임자들을 처벌하겠다’고 ‘영원히 기억하고, 잊지 않겠다’고 촛불국민 여러분께서도 약속해 주시겠습니까?‘분노하고, 잊지 않고, 책임자 모두 처벌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해 주시겠습니까?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오는 4월 16일. 우리 아이들이 여러분을 ‘3주기 기억식’에 초대하고 싶어합니다. 많은 분들이 꼭 와주셨으면 좋겠다고 하네요... 우리 아이들의 고향 안산에 많이 오셔서 우리 아이들에게 그리고, 우리 가족들에게 큰 용기를 주시고, 많이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촛불국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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