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국민 호남경선, 안철수 바람 근원지가 되다.

김진홍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7/03/29 [12:25]

민주-국민 호남경선, 안철수 바람 근원지가 되다.

김진홍 칼럼니스트 | 입력 : 2017/03/29 [12:25]

[신문고 뉴스] 김진홍 칼럼니스트 = 대선 d-42일, 원내 4당, 정의당, 민중연합당까지 6개의 정당에서 대선후보를 선출했거나 하고 있는 중이다. 또 남재준 정운찬 김종인 홍석현 등 정당 소속이 아닌 군웅들의 대선출마설도 연일 언론의 화두다. 이는 곧 파면 대통령 박근혜의 뒤를 이을 20대 대선이 시작되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 예선전은 어떻든 오는 4월 초순이면 종결된다.

 

 

 

그러나 직전 집권세력은 '보수 집권세력'이라 칭하기 민망할 정도의 막장을 드러내면서 정치권에서 자멸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그야말로 기울어지다 못해 가파른 언덕길 싸움이 불가피해졌다. 이를 탈피하고자 반성을 기치로 당명마저 바르게 살겠다며 바른정당으로 이름을 붙인 이들도 존재감을 찾지 못한 현실임을 감안할 때  이번 대선은  민주-국민 양당 싸움으로 결정된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래선지 민주, 국민 양당은 모두 시작점을 자신들 안방이라는 호남으로 잡았다. 양당 공히 자신들이 절대로 잃을 수 없는 야권의 심장부로부터 힘을 받아 본선에 안착하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따라서 시작점인 이곳 호남경선은 양당 경선후보들에게 그야말로 운명을 건 한판임에 분명했다. 그리고 결과는 양당 모두 이변없이 문재인, 안철수 양강 후보가 과반을 넘어 주도권을 챙겼다.

    

그러나 이를 두고 여러 해석들이 등장한다. 살펴보면 민주당 문재인 캠프가 안철수의 호남압승에 대해 매우 불편한 것 같다. 그래서 하지 말아야 할 반응까지 보인다.

 

정청래는 호남 경선에서 문재인이 압승한 것과 관련, “그동안 광주전남에서 60%로 과반을 득표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고, 송영길은 CBS 라디오에 출연 "(호남에서 안 후보보다) 2배가 넘게 압도적으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해 준 것"이라며 "안철수에게는 일종의 보조타이어 격으로 지지해 준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말은 곧바로 박지원에 의해 “보조타이어는 주 타이어가 펑크나면 쓰는 것으로 송영길이 문재인의 낙마를 예견한 것”이란 반격을 받았다.

    

반면 안희정 캠프의 반응은 좀 달랐다. 이철희 총괄본부장은 “최근 국민의당 호남 경선에서 나타난 '안철수 돌풍'이 오히려 문 후보에 대한 역선택과 역결집을 만들어냈고, 이는 안 지사가 안철수 후보와 대선에서 격돌할 경우 중도·보수 지지층이 겹칠 것을 우려해, 안철수 지지층이 민주당 경선에 유입해 문 후보를 역선택했다”고 분석한다.

 

이재명 캠프는 '호남이 어찌 이재명을 3위로 만들 수 있는가?'로 상당한 패닉상태였으나 정작 이재명 본인은 "직전의 여론조사를 보기좋게 깨뜨린 엄청난 반전"이라면서 역전의 발판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그는 "안철수의 65%는 결국 국민들이 걸어 나와서 투표한 것이다. 반면 문재인의 60%는 자기들이 등록시켜 자기 식구들이 한 것이다. 이 차이가 안철수와 문재인의 차이"라고 주장, 표의 의미가 다름을 말했다. 즉 안방에서 자기편이 자기편 지지한 문재인과 광장까지 직접 나와서 투표한 유권자에게 얻은 표를 단순 비교하지 말라는 말이다.

    

또 한편 김재두 국민의당 대변인은 28일 오후 논평을 통해 "민주당의 어제 호남권 대선후보 경선 결과 무효표가 무려 10만여 표가 나왔다"라며 "이는 사전에 모집한 선거인단으로는 하는 ARS투표 치고는 이해할 수 없는 투표결과"라고 비판했다. 이는 '민주당의 모바일 투표 경선룰은 문재인 대통령 후보 만들기 쇼'라는 의미부여를 한 것이다.

    

물론 이는 호남표심을 두고 상대당에 대한 각자 자위적 해석들과 상대의 약점을 거론하며 벌인 신경전이다. 이는 결국 정치풍향을 유도하는 특유의 기능을 발휘하는 호남의 결정이 대권의 운명을 가름하는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경선을 통해 과연 호남이 문재인을 다시 수용했느냐 여부가 관건이고, 또한 안철수가 지난 4.13 총선당시의 지지세력을 온존하게 보존하고 있는지가 관건이다. 이 점이 문재인 대 안철수 구도의 현실화의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야권의 호남경선은 개헌과 다수당 체제로의 합종연횡을 불허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점이다. 김종인이나 지리멸렬의 보수층에서 반전을 위해 간절히 바라는 개헌을 빌미로 한 반문연대 구도를 깨버린, 아니 완전히 박살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는 말이다. 즉 호남경선을 통해 문재인 대 안철수 구도로 확정지어 버린 결과치를 보여주었다고 봐야 한다.

    

25~26 양일간 9만여 명이 모여든 국민의당 호남 제주 경선 현장은 확고한 정권교체의 대안으로 안철수를 선택한 것이 분명하다. 이는 이 호남의 표심을 안은 안철수가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등과 연대 또는 연합으로 문재인과 상대하려는 기도 자체를 막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민주당 호남경선에서 문재인을 호남이 다시 인정했느냐는 여전히 숙제로 남겼다. 호남경선 ARS투표결과 기권 또는 무효표가 10만여 표나 나왔다. 선거인수가 32만여 명인 것을 감안하면 이는 문제가 상당하다. 이를 차치하고라도 문재인은 유효 22만여 표 중 약 60%인 13만여 표를 획득했다. 하지만 이 표도 온전히 호남민심이라고 특정할 이유가 전혀 없다. 

 

ARS는 신청자 본인의 선택에 의해 지역경선에 참여할 수 있다. 따라서 첫 경선인 호남의 비중을 감안할 때 모든 후보들이 조직적으로 호남경선에 조직을 동원했을 것이라는 점은 불문가지다. 때문에 이 표 전체가 호남주민의 표라고 특정할 수 없다는 말이다.

 

또한 10만여 명의 기권이나 무효표 처리는 민주당의 주장과 달리 조직원이나 적극 지지자들이 주변인들을 동원하여 일방적으로 등록시킨 허수라는 의심도 가능하다. 이는 그동안의 모바일 투표에서 전통적으로 문제가 되었던 사항이다. 때문에 이번 민주당의 호남경선은 호남 주민이 아닌 전국적 민주당 당원들의 선택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문재인의 호남인정설은 자가당착 착각일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보면 결국 이번 양당의 경선을  통해 드러난 사항은 호남에서 국민의당과 안철수만이 확실한 보장을 받았다는 사실 밖에 없다. 그리고 민주당은 안희정이나 이재명의 돌풍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결론도 동시에 보여줬다. 이 두 가지 사항은  추후 대권가도가  안철수 주장대로 문재인 대 안철수의 구도를 치루어 진다는 것을 확실하게 증명 해준다.

 

대세의 문재인에게 안철수가 역전이 가능하다면 그 방법이 무엇이지도 분명하게 암시하고 있다. 안철수의 자강론이 인정받았다는 것이며, 합종연횡에 흔들리지 말고 자신의 힘으로 문재인을 극복해 보라는 준엄한 명령이라는 것이다. 어설픈 연합이나 화합은 자신의 정체성을 상실한 채 노회한 정치꾼들에 이끌려가는 짓이다, 연대나 연합을 주장하는 이들은 대선 후 정국을 안정시키는 절대적 함수라 말하나 소수의 의원수로 대권을 잡은 강력한 리더십은 이들의 조건없는 투항을 부르게 되어 있다.

 

그때 가서 그 힘으로 이들을 제압하고 활용하는 방법만 생각하면 된다. 현재의 상황으로 보면 기존 집권세력이었던 언필칭 보수세력은 뭉치기보다는 더 분열하게 되어 있다. 홍준표가 자유당의 대권주자로 확정되는 순간 친박계 축출을 두고 심각한 파열음이 날 것이기 때문이다.

 

28일 홍준표는 바른정당 후보가 된 유승민에게 후보연대를 제의하며 상징적 친박계 4~5명의 당 축출을 예시했다고 한다. 현재 판도의 상징적 친박계 4~5명은 서청원 최경환 윤상현 조원진 김진태다. 이중 서청원 최경환 윤상현은 당권정지, 김진태는 홍준표와 겨루는 대선 경선후보다. 때문에 홍준표가 이들을 당에서 제거하려 할 경우 날 수 있는 파열음은 당을 파괴하는 굉음이 될 것이다.

    

이에 이를 대체할 요량으로 남재준 전 국정원장은 무소속 대선출마를 선언하고 지금 운동화끈을 매고 있다. 자유당 대선후보 홍준표가 바른정당 유승민과의 연대를 위해 친박을 학살하면 지금 박사모를 중심으로 한 강성 친박 지지세력이 준비 중인 신당을 무대로 그들은 남재준을 앞세워 대선전을 뛸 것이다. 2017년판 새로운 ‘친박연대’가 탄생하는 그림이다.

    

그 때문에 홍준표의 자유당은 유승민의 바른정당과 연합도 쉽지가 않다. 박근혜가 구속되고 새로운 ‘친박연대’가 결성되어 대선후보가 나온다면 열성적 친박 지지자와 전통적 TK 유권자들이 상당수 이탈하는 것은 불문가지다. 그리고 그렇게 보수가 분열되면 보수진영 내 반 문재인 합리적 유권자들은 안철수에게 투항하게 될 수밖에 없다. 그리되면 홍준표와 유승민은 연대지만 껍데기만 남을 개연성이 크다. 그래서 대선 이후 보수진영 주류가 되기 위한 선택으로의 합종연횡은 매우 좁은 길이다.

    

이렇게 볼 때 이번의 민주 국민 양당의 호남경선은 안철수를 위한 정치적 이벤트로 보인다. 그리고 안철수는 어제 부산 울산 경남의 경선에서도 75%에 가까운 압승을 거뒀다. 특히 불모지라는 지역에서 전체 당원 수에 버금가는 유권자가 직접 투표를 했다는 것은 국민의당 경선이 흥행대박임을 부인할 수 없으며, 이 상태의 안철수 압승은 바야흐르 안철수 대세론의 형성도 가능해 보인다.

 

오늘 민주당 충청권 경선에서 문재인의 압승이 없다면 이 안철수 바람은 다시 거세게 불 것으로 보여 이번 대선을 매우 흥미진진하게 관전하게 될 것 같다.

  • 도배방지 이미지

  • 호남사랑 2017/03/29 [23:45] 수정 | 삭제
  • 지난 총선에서 호남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은퇴하겠다는 약속을 헌신짝처럼 여긴 사람을 지지하는 바보는 없으니, 안후보는 초심을 갖고 열심히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 안철수 2017/03/29 [16:05] 수정 | 삭제
  • 노무현, 친노세력처럼 안철수 당신은 배신의; 정치 하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