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겨운 진보언론, 조중동에게 면죄부를 주다.

김양수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7/04/14 [14:03]

역겨운 진보언론, 조중동에게 면죄부를 주다.

김양수 칼럼니스트 | 입력 : 2017/04/14 [14:03]

[신문고 뉴스] 김양수 칼럼니스트 =  세상에 공정한 언론이 있을까. ‘사회의 목탁’임을 자처하는 언론인들은 과연 정치, 종교, 경제, 이념, 지역, 계급, 문화 등 모든 측면에서 100% 자유로운 객관적이고 공정한 보도를 보장한다고 우리는 순진하게 믿어도 될까?

 

만약 그러한 보도가 가능하다면?

 

그것은 인간 기자보다 가까운 미래에 현실화 될 ‘알파고 기자’의 손에서 이루어질 가능성이 더 크지 않을까 싶다. 아니, 초기 버전 알파고 기자는  인간이 만든 콘텐츠로 채워진 인터넷 검색을 통해 기사를 작성할 수밖에 없을 것이므로 역시 인간의 편향성을 그대로 반영할 것 같긴 하다.

 

 

 

대선이 다가오면서 후보에 대한 검증 기사가 언론을 거의 도배하다시피 한다. 언론사의 후보 검증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언론이 후보 검증이라는 보호막을 쓰고 은밀하고 위대하게, 한걸음 더 나아가 교활하고 악랄하게 특정 후보를 비토하거나 특정 후보의 방패막이로 나선다면 이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

 

박근혜를 무너뜨린 JTBC의 테블릿 PC 보도는 방송사의 위상을 드높였고, 뉴스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수직 상승 시켰으며, 관련 기자들에게 상복을 안겨주는 ‘트리플 잿팟’을 터뜨렸다. 제대로 된 특종 보도는 이처럼 언론사의 명운을 가르는 계기가 된다.

 

만약 테블릿 PC 뉴스가 JTBC ‘단독 보도’가 아니었다면 상황은 지금과는 판이하게 달라졌을 것이다. 따라서 언론사 입장에서는 특종 뉴스를 독점 취재하여 방송이나 신문에 내보내는 일에 목숨이라도 걸 자세로 임할 수밖에 없다.

 

개인의 사생활은 보호받아야 하지만, 정치인이 대선 후보로 나서는 순간, 그에 대한 집요한 신상털이는 당연한 상식의 영역으로 넘어가게 된다. 그래서 검증의 미명 하에 대선 후보 인생의 모든 것들이 낱낱이 까발려진다. 마땅히 그래야 할 것이다. 제 2의 최순실, 제 2의 박근혜를 막기 위해서라도. 이런 까닭으로 요즘 톱뉴스는 후보 검증기사가 차지한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언론사마다 보도 내용의 미묘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어떤 언론에서는 안철수에 대해 냉혹한 검증의 칼날을 휘두르는 뉴스가, 어떤 언론에서는 문재인을 가차 없이 두들겨 패는 뉴스가 첫 번째 꼭지를 차지하는 영광(?)을 누린다.

 

의문은 여기서 생긴다. 톱뉴스 선정의 기준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 사안의 중대성? 합리적 의심의 정도? 아니면 언론사에 따른 후보의 호불호? 천만에. 이 모든 요소를 확실하게 즈려 밟는 톱뉴스 선정의 기준은 검증 뉴스의 흥행성이다. 그리고 흥행성은 절대적으로 타 언론사와의 차별성, JTBC 테블릿 PC건에서 보듯 특종, 혹은 단독보도 여부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언론사가 터뜨리는 특종이나 단독보도가 무조건 흥행대박으로 연결되진 않는다. 사실 JTBC 테블릿 PC 보도는 아주 드문 예에 속한다.

 

드라마도 1회부터 시청률 대박을 터뜨리는 경우도 있고 10회 정도 지나 뒤늦게 인기몰이 시동이 걸리는 수도 있다. 뉴스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한방에 안통하면? 일단 될 때까지 여러 번 터뜨리고 본다. 이를 가리켜 언론사들은 후속보도 혹은 속보(續報)라는 고상한 표현을 쓴다.    

 

이러한 작동 기전으로 언론사는 은밀하고 위대하게, 한걸음 더 나아가 교활하고 악랄하게 후보 검증 보도에 있어 편향성을 개입시킬 수 있다.

 

첫째, 후보 중 누구의 신상털이를 더 집요하게 할 것인가. 둘째, 털어서 나온 네거티브 기사거리 중 사안이 중대하지만 특종이 아닌 것을 톱튜스로 올릴 것이냐, 아니면 단독보도라는 미명 아래 말초적이고 자극적인 가십거리 기사를 톱뉴스로 고를 것인가. 셋째, 주목받지 못하는 단독보도라도 후속보도라는 명분으로 반복 보도를 통해 비토후보의 네거티브 이미지 메이킹을 도모할 것인가.

 

당하는 후보 입장에서는 복장이 터질 노릇이지만 언론사는 완벽하게 공정성 시비와 현행법 위반의 굴레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왜 상대 후보가 아닌 내 약점만 보도하는가?’ 라고 항변해 봤자 ‘저쪽은 털어도 안 나오고 당신은 건드리니까 나왔다.’, ‘당신의 비리는 우리 언론사 단독 보도이므로 중요하게 보도할 수밖에 없다’, ‘후속보도라서 그렇지 사안은 한가지일 뿐이다.’ 라는 다양한 ‘레퍼토리’로 언론사는 가볍게 억울한 후보의 항변을 무시해 버리면 그만이다.

 

결국 언론을 믿으면 소비자는 바보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바보가 되지 않으려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수집된 정보로 나의 상식에 비추어 최종적인 판단을 하는 도리 외 다른 방법이 없다. 피곤한 일이지만 역사를 국정교과서로만 배우면 안 되는 것처럼 언론사 하나의 뉴스만으로 대통령을 선택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지금까지 진보진영에 우호적인 사람들은 이른바 극우보수 언론으로 분류되는 ‘조중동’은 교활하고 악랄하게 진보 후보에 대한 마타도어를 서슴지 않는 ‘나쁜 언론’으로 치부되는 인식을 가져왔다. 그렇다면 민주진보 언론으로 대접받는 언론사들은 과연 공정성과 비편향성을 보증할 수 있는 ‘착한 언론’ 혹은 ‘좋은 언론’이라고 믿을 수 있을까. 나는 절대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언론'이라고 하는 모든 매체는 진영논리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나는 생각한다.

 

2012년 대선 당시 나는 정치신인 안철수에 대해 진보를 참칭하는 지식인들과 언론인들이 무차별적인 융단폭격을 퍼부었던 사실을 기억한다. 그들은 실상 조중동처럼 대놓고 교활하고 악랄하지 않았을지라도 은밀하고 위대하게, 그러면서도 집요하게 안철수에게 ‘이명박의 아바타’, ‘새누리당 세작’이라는 주홍 글씨를 낙인찍었다. 젊은 시절의 김대중이라도 이 정도의 마타도어는 견디기 힘들었으리라. 결국 안철수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문재인에게 후보를 양보한다.

 

그러나 5년이 흐른 지금 안철수가 이명박 아바타라거나 새누리 세작이라는 증거는 단 한가지도 나오지 않았다. 반대로 안철수는 공개적으로 새누리당과 정 반대의 길을 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녀사냥에 앞장섰던 지식인과 언론인 중 누구 한 명이라도 안철수에게 사과한 일 또한 없었다.

 

그리고 2017년, 양강구도의 한축으로 떠오른 안철수에 대한 이른바 민주진보 언론의 마타도어는 2012년을 능가할 정도로 집요하게 자행되고 있다. 더 가관인 것은 이들 진보언론이라고 참칭하는 언론들은 조중동이 안철수를 편애한다며 보수 언론의 편향성과 불공정성을 개탄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정말 역겨운 짓이다. 민주 진보 언론의 문재인 사랑은 정의의 실현이고, 수구보수 언론의 안철수 편애는 악의 축이라는 이중잣대, 민주주의 사랑한다는 인간들의 끔찍한 진영논리. 만에 하나 이런 부류들의 도움을 받아 문재인이 집권에 성공한다면 박근혜와 무슨 차이가 있을까. 나는 진보버전 박근혜의 또 다른 대두라고 말하고 싶다. 특히 어제 토론회의 문재인 언어는 손가락으로 가르키는 지점이 박근혜의 반대방향일 뿐 상대편에 대한 적대감은 똑 같았다.

 

언제나 5분이 늦는 시계와 컨디션에 따라 정확하기도 하고 5분이 빠르기도 한 시계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당신은 어떤 시계를 선택하겠는가. 나는 주저 없이 언제나 5분 늦는 시계를 고를 것이다. 그 시계는 볼 때 마다 5분만 더해서 생각하면 신뢰도 100%짜리 정확한 시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컨디션에 따라 정확도가 오락가락한 시계로는 정확한 시간을 알 방법이 없다.

 

조중동은 나쁜 언론이 맞다. 언제나 5분 늦는 시계와 같다. 하지만 나쁘다는 사실만 감안하고 보면 확실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언론이다. 반면 원칙과 상식, 정의를 읇조리며 진영논리에 따라 고무줄 잣대로 세상을 바라보는 자칭 민주진보 언론은 좋은 언론인가? 나는 그들이야말로 영원히 ‘조중동 열폭’에서 벗어날 수 없는 ‘루저 찌라시’일 뿐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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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적언론 2017/04/17 [11:52] 수정 | 삭제
  • 독재권력에 맞서 싸우고 진실을 밝혀야할
    지난 10년의 언론과 야당이 썩고 죽어서 차가운 길거리에 국민이 촛불을 든것이죠

    명박근혜정권에 묵인하고 방조하고 협력한 언론과 야당때뭉에 나라가 이지경이 되었는데

    아직도 언론이 정신차리지 못하고
    줄서기 하고
    진실을 외면하고
    조폭적 패거리정치세력의 편에서서 나라를 망치려 하고있습니다

  • 정신차려 2017/04/15 [14:33] 수정 | 삭제
  • 성한용과 김의겸.
    성한용이는 충청도?
    김의겸은 환부역조까지 하지만 영남.


    어제 한걸레 성한용 기사에...
    "성한용 친문 기레기야.
    더 이상 영혼을 팔지마라.
    부끄럽지도 않냐?"

    문제는 사는데 힘이 들어
    정치에 무심한 일반 호남인들은
    한걸레를 진보 언론으로 알고 있씀.
  • 한국기행 2017/04/14 [23:12] 수정 | 삭제
  • 서해성이 예전에 천정배와 대담 중에 노무현정부 출신들이 ‘관 장사’를 그만해야한다고 말한 것을 한걸레에서 제목으로 뽑자, 유시민은 이에 반발해서 절독을 선언했습니다. 그러자 한걸레는 비굴하게도 사과문을 실었고, 그 후에는 알아서 기었습니다. 이것이 조중동이 재벌에게 알아서 기는 것과 뭐가 다를까요? 다들 초록동색이네요.ㅋㅋㅋ
  • 호남사랑 2017/04/14 [21:54] 수정 | 삭제
  • 그들은 그렇게 종편을 쓰레기라고 욕했으면서, 지금은 종편에 기생해서 살아 갑니다. 그리고 하는 짓도 조중동과 똑같습니다. 그들은 완장차고 문재인에 반대하면 모두 '적폐'라는 딱지를 붙이는데, 이것이 과거 조중동이 반대세력에게 '빨갱이'라고 덮어 씌운 것과 뭐가 다릅니까?
  • 반문반박 2017/04/14 [20:03] 수정 | 삭제
  • 그런데도 한걸레 내부에서 김의겸에 대한 비판은 없었습니다. 지들도 이러면서 조중동을 비난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 지나가다 2017/04/14 [17:18] 수정 | 삭제
  • 얼마전 박근혜 사면과 관련해 안철수가 원칙적인 말만 했는데도, 한겨레와 경향은 사설을 통해 마치 안철수가 박근혜사면에 대해 찬성한 것처럼 몰고 갔습니다. 하지만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였던 양념재인에게는 그냥 넘어 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