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원고, 자사고 재지정조건 이행 꼼수 들통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17/07/21 [09:55]

송원고, 자사고 재지정조건 이행 꼼수 들통

추광규 기자 | 입력 : 2017/07/21 [09:55]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이하 학벌없는사회)이 광주광역시교육청(이하 광주시교육청)에게 정보공개를 청구하여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4년 사립고등학교(이하 자사고) 조건부 재지정 승인을 받은 송원고등학교(이하 송원고)가 일부 조건들을 개선하지 않은 채 운영해왔음에도, 2016년 광주광역시 자율학교 지정·운영위원회는 송원고의 자사고 지정 유지를 의결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되었다.

 

2014년 송원고의 자사고 재지정 승인 조건은 △ 법정부담전입금을 대폭 늘리고 2년 후(2016년) 재평가하는 것을 비롯해 △ '중학교 내신 상위 30%'로 제한된 선발 기준 폐지 및 추첨 방식 학생 선발 △ 국·영·수 위주 아닌 다른 교과 이수단위 비율 확대 △ 교원1인당 학생 수 감축 △ 향후 자사고 운영성과 평가 시 정책지표 추가 등 다섯 가지 사항이다.

 

우선 법정부담전입금 현황부터 살펴보면, 사학법인 송원학원은 법정부담전입금 납부율이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법정부담전입금은 사학법인이 의무적으로 교사와 직원들의 연금과 의료보험금용으로 내야 하는 돈이고, 사학법인이 책임져야 할 필요최소한의 의무사항이다.

 

특히 자사고는 관련법상 자립적으로 학교를 운영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국가로부터 재정결함보조금을 받을 수 없는데, 결국 법정부담전입금 부족분이 학부모들의 호주머니에서 채워지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이는 교육비 부담 뿐 만 아니라, 사학재단의 부실운영으로 이어져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피해가 돌아가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러므로 광주시교육청은 자사고 등 부실 사학재단의 관리와 법정부담금 납부이행을 위한 특단의 방안을 강구해야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입학생 교육과정 편성 현황을 살펴보면, 국·영·수 등 대학입시위주의 교육과정으로 이수단위를 편성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자사고의 목적이 단순히 소위 명문대 진학을 위한 수단으로만 접근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창의적이고 다양한 교육의 경험을 제공하는 본래 목적을 해치는 것으로, 이는 수업의 내실을 기하기 힘들고 양적성과를 위한 입시학원으로 학교가 변모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광주시교육청은 현행 교육과정 총론처럼 국·영·수 수업비율 50%를 초과하지 않도록 자사고 재지정 조건을 추가해 이를 이행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그 다음, 교원1인당 학생 수 현황을 살펴보면, 자사고 교원 수가 해를 거듭할수록 부족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알다시피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OECD에서 교육여건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로 쓰인다.

 

이유인 즉, 교사 1인에게 배정되는 학생의 수가 적을수록 교사와 학생간의 사용 작용 및 소통이 활발해지고, 이는 학생의 안전 혹은 창의적 교육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송원고는 교원을 늘리거나 학생 정원을 줄이는 대책을 마련하고, 광주시교육청은 이를 이행할 수 있도록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사고 운영 성과 평가지표를 보면, 2016년에 실시한 자사고 운영성과 평가지표가 2014년 평가지표와 유사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16년 평가지표는 광주시교육청 재량으로 3개 항목만 추가되었을 뿐, 나머지 23개 항목은 교육부·KEDI에서 개발한 2014년 자사고 운영 성과 평가지표를 그대로 보고 베낀 것이다.

 

특히 광주시교육청은 2016년 자율형사립고 운영 성과 평가지표 보완·개발위원을 별도로 위촉했음에도 제대로 된 평가(정책)지표를 마련하지 못하였다. 이는 자사고 지정 유지를 위한 형식적인 꼼수라고 밖에 볼 수 없으며, 향후 광주시교육청은 2019년 자사고 운영성과 평가 시 공정하고 투명한 평가계획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학벌없는사회는 이 같이 지적한 후 "물론 광주시교육청과 송원고가 자사고 재지정 조건을 모두 불이행 한 것만은 아니다"라면서도 "자사고의 특권이라 볼 수 있는 ‘성적순 선발 규정 폐지’ 조건을 송원고가 이행함으로 인해 공정한 입학 제도를 마련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숭덕고등학교는 지레 겁먹어 스스로 자사고를 포기하기도 하였다"면서 "하지만, 한국사회의 자사고는 고교서열화를 넘어, 경제적 능력에 따라 학생들을 줄 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학벌없는사회는 계속해서 "대학입시를 전면화하여 공교육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으며, 일반고를 슬럼화 시키는 등 한국교육을 참담한 방향으로 이끌어 가고 있다"면서 "결국 특권교육 반대, 입시교육 반대, 일반고 살리기 등 장휘국 광주광역시교육감이 내걸은 대부분의 공약들은 자사고 폐지 없이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광주시교육청은 자사고 재지정 조건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송원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것을 머뭇거리지 말고 추진하여야 한다"면서 "또한, 자사고 재지정 취소를 출발로 특수목적고 및 자율형공립고에 대한 엄정한 재지정 평가, 일반고 정상화, 고교평준화체제를 이뤄나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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