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 청산 요구로 몸살을 앓고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문제의 핵심은 소위 큰스님 들간의 말사 주지 임명권 나눠먹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자승 총무원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도 그가 총무원장 선거과정에서 발생한 큰 스님들과의 밀실야합 때문에 운신의 폭이 좁아서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자승 총무원장이 ‘공주 마곡사 금권선거’, ‘용주사 주지 성월 스님 범계 의혹’등에 대해 이를 외면하는데 그치지 않고 비호까지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대구지역 인터넷 매체인 <양파TV>가 계속해서 보도한 ‘송림사 주지 성폭행 사건’ 또한 이 같은 적폐에 따른 당연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계종 반개혁의 상징이기도 한 의현 스님 등이 팔공총림 동화사 등의 말사 지분을 나눠 가지면서 조계종단이 적절한 처분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 제9교구 동화사 말사 ‘송림사’ 주지 성폭행 석연치 않은 호법부 비호
조계종 제9교구 동화사의 말사 송림사 주지 혜성 스님이 종무소 소속 여성을 성 폭행하고 다년간 인권유린을 한 의혹이 제기되자 호법부는 진상 규명은 뒷전이고 사건을 덮는데 급급했다는 문제가 나온다.
음계를 어긴 자들에게 대하여 단호하게 징계를 내려야할 조계종 호계위원이기도 한 혜성은 오랫동안 여성과 내연관계를 갖고 자식을 두고 있었을 뿐 아니라, 성을 매개로 여성의 인권을 유린하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충격을 줬다.
불교닷컴 보도에 따르면 피해를 주장하고 있는 사람은 박영희(가명, 31) 씨와 모친 진경숙(가명, 61)씨다. 불교닷컴은 이들의 주장을 빌려 혜성은 2012년 8월 사찰을 구경시켜 주겠다면서 자신 소유의 김해 C 사찰로 데려가 건물 3층에 위치한 주지실에서 성폭행 했다고 보도했다.
박 씨는 이후 S사 주지실·사찰인근 모텔 등에서 수차례 성폭행 당했으며 그해 11월에는 임신까지 해 딸을 출산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혜성은 이 과정에서 낙태를 강요하며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혜성은 박 씨가 딸을 출산하자 사실상 성노리개로 삼아 아파트를 얻어준후 생활비 등을 대주었다.
문제는 혜성의 성폭행 논란의 와중에 조계종 호법부의 석연치 않은 태도였다.
박 씨와 진 씨가 조계종 총무원에 팩스로 고발내용을 알리자 당일 호법부에서 연락이 왔다. 호법부는 하지만 진실 규명에 뜻이 있는 게 아니라 사실을 감추는 게 먼저였다.
불교닷컴 보도에 따르면 박 씨와 진 씨가 조계종 총무원에 고발장을 팩스로 보낸 당일 호법부 인모 팀장이 박 씨의 어머니 진 씨에게 연락해 왔다. 당시 통화내용에 대해 이 매체는 인모 팀장은 자신들이 사건을 잘 처리해 주겠다면서 언론에는 알리지 말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사건 당사자인 혜성은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등의 혐의로 지난달 6일 피소돼 경남 김해서부경찰서에서 사건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 조계종 적폐중의 적폐는 큰 스님(?) 들 간의 말사 지분 나눠먹기
대한불교조계종의 적폐청산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제적 징계를 받은 명진 스님은 자승 총무원장의 퇴진을 촉구하며 지난 18일부터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조계종 ‘적폐청산’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때까지 단식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장주 스님은 자승 총무원장에 대해 퇴진 요구에서 몇 걸음 더 나아가 도박문제를 지적하면서 구속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앞서 장주 스님은 자승 총무원장의 도박의혹을 폭로했다가 최고징계인 승적을 박탈당하는 '멸빈'을 선고 받았다.
전국선원수좌회 스님들 및 비구니 스님들도 조계종 적폐를 청산에 목소리를 내고 나섰다. 이들 스님들은 지난 31일 오후 7시 서울 보신각에서 조계종 적폐 청산을 위한 6차 촛불법회 ‘전국승려대회 및 범불교대회 개최 결의대회’에 참석해 자승 총무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조계종단은 이들의 외침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시간만 지나기를 기다리는 듯 한 태도여서 그 배경에 시선이 쏠린다. 이에 대해 앞에서 지적한 송림사 사찰 문제를 들여다보면 그 이유를 더듬어 볼 수 있지 않는가 한다.
먼저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에는 진재 종정과, 조계종 총무원장을 재임하다 멸빈당한 의현(본명 서창룡)스님, 동화사 현주지 효광 스님 등으로 분류되는 지분간의 알력이 성립한다.
동화사 말사의 주지라도 지분권을 가진 스님의 힘에 따라 권한과 권위가 달라진다는 말이다.
동화사 말사 지분은 무상 스님(은적사). 의현 스님(도동 관음사. 새마을 정법사. 칠곡 송림사. 동화사 염불암. 상주 성불사) 등으로 나누어지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때문에 의현 스님이 지분권을 가진 칠곡 송림사 혜성의 범계의혹에서 호법부가 취한 행위를 이해하게 한다.
즉 호법부는 아직도 막강한 의현 스님의 영향력 때문에 진실규명이 우선이 아닌 사건 덮기가 우선이 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조계종단의 적폐 핵심은 큰 스님들 간의 말사 주지 임면권 나눠먹기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종단 관계자 A씨는 “(혜승 범계의혹에 대한)호법부의 이 같은 행위는 코앞으로 다가온 다음 총무원장 선거에서 당락을 좌우 할 대의원의 막중한 한 표가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최후의 방법과 수단을 총동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화사 내부 관계자는 “효광 주지가 취임한 이후 승려들간 싸움으로 사찰내 연못에서 자살 사건이 터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은처승을 조계종 호계위원으로 배출해 종권 직무를 본 것은 수치다. 그 배경에는 본사 주지 위에 갑으로 군림하는 멸빈 승려의 코치 때문에 발생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편 지난 31일 저녁 7시 ‘조계종 적폐청산 시민연대’와 ‘청정승가공동체 종단개혁 연석회의’는 서울 보신각 앞에서 전국선원수좌회 대표와 비구니 스님 등 200여명을 비롯한 사부대중 1,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계종 적폐청산 6차 촛불법회를 봉행했다.
‘전국승려대회 및 범불교대회 개최 결의대회’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법회에서 스님들은 ‘총무원장 직선제 즉각 실시’, ‘자승 총무원장 즉각 퇴진’ 등을 요구했다. 스님 들은 조계종단이 응답이 없을 경우 9월 7일 제7차 촛불법회에 이어 14일에는 ‘범불교도대회’를 개최하는 등 조계종단 적폐청산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명진스님 제적 철회를 위한 실무단은 “내일(4일) 아침 9시 30분 조계사 뜰앞 단식농성장에서 시민사회 원로모임을 갖는다”면서 “명진 스님을 진료한 의료진들은 ‘69세 고령의 나이로 저혈압, 저혈당으로 쇼크직전, 하루빨리 병원으로 모셔야...’한다는 의견을 밝힌 가운데 스님은 적폐청산 목소리가 잦아들까 싶어 내 한몸 불사르겠다며 버티고 계십니다. 이에 '원로모임' 선생님들께서 긴급회동을 갖고 명진 스님 단식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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