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봄문익환학교’ 지원사업 탈락, ‘조직적 공작’

김성호 기자 | 기사입력 2017/10/10 [10:05]

‘늦봄문익환학교’ 지원사업 탈락, ‘조직적 공작’

김성호 기자 | 입력 : 2017/10/10 [10:05]

2012년 비인가 대안학교를 지원하는 ‘학업중단학생 교육지원사업’ 에서 늦봄문익환학교(이하 ‘늦봄학교’)가 시도별 평가에서 압도적으로 1위를 하고도 탈락한 것으로 밝혀졌다. 늦봄학교는 관할지인 전남교육청이 구성한 평가위원회로 부터 총점 192.3점을 받아, 최하위로 선정된 학교에 비해 30점 이상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늦봄학교는 교육부(당시 교육과학기술부)의 심사·조정에 따라 탈락했다.

 

늦봄학교는 당시 심사위원 3명으로부터 서면·현장 평가 8개 분야에서 모두 1위 점수를 받았다. 17개 시도별 평가에서 1위를 한 학교가 교육부 심사·조정에서 탈락한 곳은 전남과 제주 단 두 곳이다. 그 중 제주는 1위와 2위 간 차이가 0.6점이었고 지원학교 두 곳 중 한 곳만 선정되었다.

 

교육부의 심사·조정에서는 시도별 평가를 바탕으로 각 학교들이 A, B, C, D, 제외 5가지 등급으로 나뉘어졌고, 이에 따라 예산이 차등 교부되었다. 지원학교 선정과정에서 시도별 평가가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었다. 17개 시·도 교육청 중 12곳은 (울산·세종은 지원학교 없음) 시도별 평가순위에 따라 최종적으로 학교가 선정되었고, 서울과 인천을 제외하고는 차등 지원된 금액도 시도별 평가순위와 일치했다.

 

늦봄학교를 포함한 3개 학교는 평가대상에서 제외가 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듬해인 2013년에는 시도별로 직접 지원학교를 선정했는데, 3개 학교 중 늦봄학교를 제외한 나머지 두 학교12년에 이어 탈락했다. 즉, 교육부의 특별한 기준에 의해 탈락한 학교는 늦봄학교가 유일하다.

 

당시 교육부는 늦봄학교의 탈락사유로 강정마을 현장학습과, 북한에서 전달한 축사를 졸업식에서 낭독하는 등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 것을 들었다. 이는 ‘정치적·파당적 또는 개인적 편견을 교육하는 시설’이라는 제외 조항에 근거한 것으로 해당 조항은 사업공모 시작일로부터 20일 전인 8월 27일 총리주재 교육개혁협의회를 통해 발표되었다.

 

그러나 강정마을 현장학습은 늦봄학교 외에 지원사업에 선정된 다른 학교도 시행한 바 있으며, 북한에서 전달한 축사는 통일부에서 공식적으로 전달받은 축사로 확인되었다. 교육부는 서면평가외에 필요시 현장평가를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평가는 실시하지 않았다.

 

사업공모에 앞선 2012년 5월에는 늦봄학교와 관련하여 ‘종북 씨앗을 키우는 학교’ 라는 등의 왜곡된 보도가 보수언론과 인터넷매체 중심으로 연이어졌고, 이것이 온라인 상에서 확대·확산되었다. 기사와 게시물에는 보다 심하게 왜곡된 내용의 댓글이 달렸다. 당시 언론보도는 2014년 법원의 강제조정에 따라 반론보도 및 정정보도가 게시되었고 기사는 삭제되었다.

 

또한 2013년 국회에서는 국정원이 고용노동부를 통해 대안학교 교직원의 개인정보를 수집한 것이 공개되었고, 최근에는 국정원이 문익환 늦봄학교 설립자의 아들인 배우 문성근씨에게 알몸 합성사진을 유포하는 등의 심리전을 펼친 것이 밝혀졌다.

 

전재수 의원은 “늦봄학교 사건은 최근 드러나고 있는 ‘국정원 심리전’의 패턴과 유사한 것으로, 탈락과정의 전말이 밝혀져야 한다” 고 말했다. 전 의원은 교육부에 당시 심사조정위원회의 회의록 제출을 요구했으나, 회의록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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