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는 엄마에게 평화와 축복만을 가져다...”

[발또르따의 예수 이야기-4] 안나가 찬미가로 임신 사실을 알리다

번역 강명준 변호사 | 기사입력 2018/01/06 [10:39]

"아기는 엄마에게 평화와 축복만을 가져다...”

[발또르따의 예수 이야기-4] 안나가 찬미가로 임신 사실을 알리다

번역 강명준 변호사 | 입력 : 2018/01/06 [10:39]

 

1944. 8. 24.  

 

나는 요아킴과 안나의 집을 다시 본다. 집안에는 꽃이 만발한 나뭇가지들을 항아리들에 보기 좋게 꽂아 여기저기 놓은 것 외에는 달라진 것이 없다. 그 나뭇가지들은 꽃이 만발한 과수원의 나무들을 가지치기할 때 잘린 것이 분명하다. 백설처럼 흰 것부터 어떤 산홋빛 같은 빨간 것까지 다양한 꽃구름이다.

 

안나가 하는 일도 다르다. 두 물레 중 작은 베틀에 앉아서 아름다운 아마포를 짜고 있는데, 발로 박자를 맞추며 미소 띤 채 노래 부르고 있다. 누구를 향해 미소 짓는가? 자기 자신에게, 자기 안에 있는 것으로 느껴지는 그 무엇에게.

 

안나는 몹시 기뻐하며 그 노래를 여러 번 되풀이해 부르는데, 나도 따라 불러 보려고 느리지만 즐거운 그 노래를 따로 써 놓았다. 안나는 마치 자기 마음속에서 선율을 발견하여 처음에는 부드럽게 흥얼거리다가 나중에는 확신이 생겨 점점 빠르고 크게 부르는 어떤 사람처럼 점점 더 크게, 점점 더 자신 있게 노래를 부른다. 그 느리고 감미로운 노래의 가사는 이렇다.

 

 

 

 

 

“다윗의 후손을 사랑하신 전능하신 주님께 영광, 주님께 영광! 그분의 지극한 은총이 하늘에서 나를 찾아 주셨네. 늙은 나무에서 새 가지가 돋아났네, 나는 복되네. 빛의 명절에 희망이 씨를 뿌렸고, 이제 니산(Nisan)달의 향기가 씨앗이 싹트는 것을 보네. 편도나무처럼 내 몸은 봄꽃들로 장식되었고, 황혼녘에 그 여인은 자기 열매를 맺었음을 느끼네.

 

그 가지에는 장미꽃이 피고, 지극히 단 사과가 열렸네. 반짝이는 별이, 무죄한 아기가. 가문의 기쁨이요 남편과 아내의 기쁨일세. 나를 불쌍히 여기신 하느님 내 주님께 영광, 그분의 빛이 나에게 말했네. 별이 너에게 올 거라고. 영광, 영광! 이 나무의 열매는 당신의 것이 될 것입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이요 주님의 선물인 거룩하고 깨끗한 열매. 그 열매는 당신의 것이 될 터인데, 그 열매를 통해 땅에 기쁨과 평화가 오기를. 북아, 날아라, 왕복해라, 조여라, 아기 옷을 짤 실을. 아기가 태어나려고 하네! 내 마음의 노래가 호산나를 노래하며 하느님께로 올라가네.”

 

안나가 그 노래를 네 번째 부르려고 하는데 요아킴이 들어온다.

 

“안나, 당신 행복하오? 당신은 봄날의 새와 같구려. 그건 무슨 노래요? 나는 그 노래를 들어 본 적이 없는데, 어디에서 온 거요?”

 

“요아킴, 제 마음에서요.”

 

안나가 일어서서 기쁘게 웃으며 남편에게 다가간다. 여느 때보다 더 젊고 더 아름다워 보인다.

 

“나는 당신이 시인인 줄은 몰랐는걸.” 남편이 몹시 감탄하는 눈으로 아내를 쳐다보며 말한다. 그 둘은 나이 든 부부 같지 않다. 신혼부부의 애정이 그들의 시선에 깃들어 있다. “나는 과수원 맞은편 끝에 있다가 당신의 노래를 듣고 오는 길이오. 사랑에 들뜬 멧비둘기 같은 당신 목소리를 여러 해 동안이나 듣지 못했는데. 나를 위해 그 노래를 다시 불러 주겠소?”

 

“당신이 부탁하지 않더라도 다시 부르겠어요. 이스라엘의 자손들은 자신들의 희망과 기쁨과 고통의 진실한 부르짖음을 항상 노래에 의탁했어요. 저도 큰 기쁨을 저 자신과 당신에게 말하는 일을 제 노래에게 맡겼어요. 그래요, 저 자신에게 말할 소임도요. 왜냐하면 그것은 너무나도 큰일이어서 저는 이제 그것을 확신하면서도 그것이 실감나지 않기 때문이에요.”

 

안나가 다시 노래를 시작한다. 그러나 ‘이 가지에는 장미꽃이 피고 아주 단 사과가 열렸네. 반짝이는 별이’ 하는 대목에 이르러서 떨리던 그녀의 콘트랄토 목소리가 뚝 끊긴다. 기쁨으로 흐느껴 울며 요아킴을 쳐다보던 안나가 두 팔을 높이 들며 외친다.

 

“여보, 저 엄마가 됐어요!”

 

안나가 두 팔을 벌리고 있는 남편의 품속으로 뛰어 들어가자 남편은 행복한 아내를 꼬옥 껴안는다. 내가 일생 보아온 포옹장면 중에서 가장 순결하고, 가장 행복한 포옹이다. 순결하고, 그러면서도 열렬한 포옹이다.

그런 다음 안나의 반백 머리너머로 요아킴의 다정한 꾸짖음이 조용히 들려온다.

 

“그런데 왜 나에게는 그걸 진작 말해 주지 않았소?”

 

“저는 확신을 원했기 때문이에요. 저처럼 늙은 여자가 엄마가 된 것을 알게 되다니… 정말 믿을 수 없었어요. 저는 당신에게 가장 쓰라린 실망을 안겨 드리고 싶지 않았어요. 12월말부터 제 태가 되살아나고 열매를 맺으며, 제 표현으로 말하자면 새 가지가 자라고 있음을 느껴요. 이제 이 가지에 열매가 달린 것이 확실해요. 보이지요? 이 천은 장차 태어날 아기의 것이에요.”

 

“이것은 당신이 10월에 예루살렘에서 산 아마가 아니오?”

 

“맞아요. 이것을 기다림과 희망 속에 짜 왔어요. 저는 바라고 있었어요. 마지막 날 저녁 무렵 제가 성전에서 여자가 갈 수 있는 지성소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기도드리면서 ‘좀 더 길게, 조금만 더’ 하고 말하던 것 생각나세요? 저는 은혜를 받지 않고서는 그곳을 떠날 수 없었어요. 그래요, 항상 계시는 하느님으로부터의 승낙을 얻어 내려고, 제 영혼의 깊은 데서부터 지켜보고 있던 그 거룩한 곳 안으로부터, 내리덮이는 어둠 속에서 빛이, 아름다운 불꽃 하나가 나오는 것을 보았어요. 그 빛은 달처럼 희었지만 그 안에는 이 세상의 모든 진주와 보석의 광채가 들어 있었어요. 휘장의 귀중한 별들, 케루빔의 발밑에 있는 별들 중 하나가 떨어져 나와 초자연적인 빛으로 빛나는 것 같았어요. 하느님의 영광 그 자체인 거룩한 휘장 너머에서 불이 나와 저를 향해 공기를 가로질러 빨리 날아 와서 천상의 목소리로 찬미했어요. ‘네가 청한 것이 이루어지기를!’ 그래서 제가 ‘별이 너에게 오리라’ 하고 노래하는 거예요. 성전 안에서 빛의 명절에 별빛으로 자신을 드러내며 ‘저예요’ 하고 말하는 우리 아기는 대체 어떤 아기일까요? 제가 새로운 엘카나의 한나가 될 거라는 당신의 생각은 아마 제대로 된 예견이겠죠? 제 태 속에서 손 안에 든 예쁜 멧비둘기의 심장처럼 규칙적으로 뛰는 작은 심장으로 물소리처럼 감미롭게 저에게 말하는 것 같은 우리 아기의 이름을 무엇이라고 할까요?”

 

“아들이면 사무엘이라고 합시다. 딸이면 별이라고 부릅시다. 아버지가 되는 기쁨을 나에게 주려고 부른 당신의 노래가 이 별이라는 말로 끝났고, 성전의 거룩한 어둠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서 취했던 형태가 별의 형체였으니까 말이오.”

 

“별, 우리의 별. 왠지 모르게 제 생각에는 딸일 것 같기 때문이에요. 이렇게도 부드러운 애무는 지극히 다정한 딸에게서만 올 수 있을 거라고 저는 생각해요. 사실 저는 아기를 가진 것 같지 않고 괴롭지 않아요. 마치 제가 거룩한 천사들의 부축을 받으며 이미 땅에서 멀어지기라도 한 것처럼 아기가 저를 푸른 꽃길로 데리고 갑니다. 저는 임신해서 아기를 가지는 것이 고통스럽다는 말을 여인들에게서 자주 들었어요. 하지만 저는 아무 고통도 느끼지 않아요. 오래 전 젊은 시절 당신에게 제 처녀성을 바쳤을 때보다도 더 튼튼하고 젊고 생기 있게 느껴져요. 하느님의 딸인―메마른 그루터기 같은 우리에게서 태어나 이 아기는 우리로 인한 것이라기보다는 하느님으로 인한 것이기 때문이에요.―아기는 엄마를 고생시키지 않아요. 아기는 엄마에게 자기의 진짜 아버지이신 하느님의 열매들인 평화와 축복만을 가져다 줘요.”

 

“그렇다면 우린 그 아기를 마리아라고 부릅시다. 우리 바다의 별, 진주, 행복. 마리아는 이스라엘의 첫 번째 위대한 여자의 이름이오. 이 아이는 결코 주님께 죄짓지 않을 거요. 이 아이는 하느님께만 자기의 노래를 드릴 것이오. 왜냐하면 이 아이는 태어나기 전부터 희생으로 주님께 바쳐지기 때문이오.”

 

“그래요, 이 아기는 주님께 바쳐질 거예요. 아들이든 딸이든, 3년 동안 아기를 누린 다음 우리는 이 아이를 주님께 바칠 거예요. 우리도 아기와 함께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희생이 됩시다.”

 

나는 다른 어떤 것도 더 이상 보거나 듣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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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지혜(Wisdom)는 그분들을 밤에 꿈으로 비추신 다음, ‘하느님의 능력의 숨결, 전능자의 영광의 순수한 발산’으로 친히 내려오셔서 불임의 여인을 위하여 말씀(Word)이 되셨다. 이미 구속을 위한 자신의 때가 임박했음을 보는 안나의 손자인 나 그리스도는 약 50년 후에 말씀으로 석녀와 병자들, 마귀 들린 사람들, 몹시 슬퍼하는 여인들과 세상의 모든 불행한 사람들에게 기적을 행할 것이다.

 

그러나 그 사이에 어머니를 가진다는 기쁨으로 나는 이스라엘의 바람을 간직하던 성전의 어둠 속에서 신비의 말을 속삭인다. 이제는 그 생명의 끝에 와 있는 성전이었다. 왜냐하면 더 이상 한 민족의 희망만이 아니라, 세상 끝 날까지 세기들이 계속되는 동안 온 세상 사람들을 위한 천국(Paradise)의 확실성을 간직하고 있는 새롭고 참된 성전이 땅에 오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말씀(this Word)은 불임의 태를 수태케 하는 기적을 행한다. 그 기적은 나에게 어머니를 주시는 것이다. 그런데 이 어머니는 두 성인에게서 태어났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가장 좋은 성품을 가진 것만은 아니었다. 어머니는 많은 다른 사람들처럼 착한 영혼만을 가진 것이 아니고, 자기의 착한 의지로 인하여 그 선을 끊임없이 증가시키기만 한 것이 아니며, 티 없는 육신은 물론 티 없는 영혼까지 가졌다.

 

너는 영혼들이 하느님으로부터의 끊임없이 출생하는 것을 보았다. 이제는 시간이 존재하기 전부터 아버지께서 사랑으로 바라보셨던 이 영혼, 당신 자신에게 선물하시기 위하여 당신의 선물로 꾸미기를 열망하셨던 삼위일체의 즐거움이었던 이 영혼의 아름다움이 어떠할지 생각해 보아라.

 

오, 하느님께서 당신 자신을 위하여, 그 다음에는 사람들의 구원을 위하여 창조하신 지극히 거룩한 마리아여! 구세주의 잉태자여, 당신은 최초의 구원이었습니다. 살아 있는 천국이신 당신은 당신의 미소로 세상을 거룩하게 하기 시작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어머니의 영혼이 되도록 창조된 영혼! 삼위일체의 삼중 사랑의 더 활기 있는 고동으로부터 이 생명의 불꽃이 생겨났을 때 천국은 그보다 더 밝은 빛을 한 번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천사들은 환호하였다. 이었다. 천국의 장미꽃의 꽃잎, 신비하고 귀중한 꽃잎처럼 그것은 보석과 불꽃이었으며, 다른 육체와는 아주 다르게 육체에 생명을 불어 넣어 주시기 위해 내려오시는 하느님의 숨결이었다. 그 영혼은 죄(Guilt)가 더럽힐 수 없는 뜨거운 사랑 안에서 그토록 강하게 하늘들을 가로질러 내려와 거룩한 태 안으로 들어갔다.

 

땅은 자기의 꽃을 가지고 있었지만 영원히 피어 있는 유일한 진짜 꽃을 아직 모르고 있었다. 그 꽃은 백합꽃과 장미꽃, 제비꽃과 재스민 꽃, 해바라기와 시클라멘을 함께 섞고, 거기에다 세상의 모든 꽃을 섞어 하나의 꽃이 된 마리아, 그 안에 모든 덕과 모든 은총이 결합된 마리아다.

 

4월의 팔레스티나 땅은 거대한 정원 같았고, 그 향기와 색깔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기쁘게 해 주었다. 그러나 가장 아름다운 장미꽃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채였는데, 그 장미꽃은 자기 어머니의 태중에서 하느님을 향하여 꽃피고 있었다. 내 어머니는 잉태될 때부터 사랑하였기 때문이다. 포도나무가 포도주를 만들 때에만 자기 피를 내어 주고, 달콤하고 강한 포도향이 대지와 코를 가득 채우는 것처럼, 마리아는 가장 죄 없는 미소로 먼저 하느님께 미소 짓고, 그 다음에는 세상에 미소 지으면서 말할 것이다. ‘여기 포도 압착기에 짓이겨질, 너희 병에 영원한 약이 될 포도송이를 만들어 줄 포도나무가 너희 가운데 있다.’

 

‘마리아는 잉태될 때부터 사랑했다’고 나는 말했다. 영혼에 빛과 지식을 주는 것이 무엇이냐? 은총(Grace)이다. 은총을 떠나게 하는 것은 무엇이냐? 원죄와 사죄(死罪)이다.

 

티 없는 마리아(Mary, the Immaculate)는 하느님의 기억, 하느님과의 가까움(closeness), 하느님의 사랑, 하느님의 빛, 하느님의 지혜를 잃은 적이 전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마리아는 사랑하기를 계속하고 있던 티 없는 영혼 주위에 형성중인 육체에 지나지 않았을 때에도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었다.

 

나중에 마리아의 동정의 깊이를 정신적으로 묵상하게 해 주마. 너는 내가 우리의 영원성을 고찰하도록 해 주었을 때와 같이 천상의 황홀을 느낄 것이다. 비록 자연적이고 인간적인 방법으로 잉태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에게서 하느님을 박탈하는 죄의 얼룩이 없는 사람을 태중에 가진다는 사실이 어떻게 그 어머니에게 탁월한 지성을 주고, 여자 예언자가 되게 하는지 생각해 보아라. 안나는 자기가 ‘하느님의 딸’이라고 부르는 자기 딸의 예언자가 되었다.

 

그리고 만일 하느님이 원하신 대로 무죄한 첫 번째 부모에게서 무죄한 자녀들이 태어났더라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생각해 보아라.

 

인간들아, 너희는 스스로 초인(superman)이 되고 있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악덕으로 ‘초악마(superdemon)’가 되고 있을 뿐이다. 하느님께서 주신, 무한보다 약간밖에 덜하지 않은 것 이상을 바라지 않고, 삶, 지식, 선의 관리를 하느님께 맡기는, 사탄의 더럽힘 없는 존재와 삶의 가능성, 그것이 너희를 초인이 되게 하는 수단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했더라면 완전을 향해 발전하면서 육체로는 사람이고 영혼으로는 지성(the Intelligence)의 아들들인 사람들을, 사탄과 그의 모든 악을 실제보다 수천 세기나 더 일찍 패배시켰을 사탄에 대한 승리자인 힘센 거인들을 낳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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