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단', 비구니 성추행-성폭행 축소 은폐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18/01/31 [19:02]

'조계종단', 비구니 성추행-성폭행 축소 은폐

추광규 기자 | 입력 : 2018/01/31 [19:02]

창원지검 서지현 검사가 검찰 조직 내 만연한 성폭력 사건을 폭로하면서 사회적으로 큰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운영위원장 김형남)’가 성명서를 통해 사회 전반의 도덕적·정신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  Jtbc 뉴스룸에 출연한 서지현 검사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는 31일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사건 해결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이 같이 촉구한 것.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는 “우선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폭력 문제를 용기 있게 폭로한 서지현 검사의 고뇌와 실천에 깊은 공감과 경의를 표하고자 한다”면서 “아울러 이번 일을 계기로 사건의 진상이 낱낱이 밝혀지고, 검찰에 대한 전면적 개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를 소망하고 또 강력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당시 성추행이 일어난 그 공간에 법무부장관이 자리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많은 동료검사들이 함께하고 있었다는 점이 지니는 상징성에 주목하고자 한다”면서 “그 자리에서 저지한 사람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사건 보고를 받은 선배 검사가 묵살하고자 시도했다는 사실은 성추행 문제에 대한 검찰 전반의 인식 수준을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는 “더 나아가 그 사건의 가해자인 전직 검사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하고, 묵살한 것으로 지목된 전직 검사이자 현직 국회의원은 서지현 검사를 알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했겠느냐는 식의 반응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해서도 비탄과 분노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시대착오적인 남성 중심적 사고와 행위가 통용되고 있지만, 특히 무소불위의 권력 기관으로 평가받아온 검찰 사회에 그 정도와 폭이 심각한 수준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면서 그런 분위기 속에서 동료인 여성 검사에게마저 행해지는 성추행과 성폭력 문제는 일상화될 수밖에 없었고, 이번 사건은 그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고백과 고발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는 계속해서 “모든 존재하는 것들의 존엄성을 존중하고자 하는 불교정신에 비추어보면,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는 말법(末法)의 징후들일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차별과 억압의 고리와도 이어져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불교계 내부로 시선을 돌렸다.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는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단 역시 ‘비구’라는 남성중심의 폭력적인 권력문화가 자리하고 있다”면서 “그 결과는 사부대중공동체의 다른 구성원들인 비구니와 재가보살에 대한 노골적인 차별과 억압으로 나타나고 있고, 그나마 중심이라는 비구스님에게도 종단 권력을 향한 줄서기를 강요하는 문화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 속에서 비구니스님과 우바이들에 대한 성추행과 성폭행 사건이 은폐되거나 축소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인지 모른다”면서 “이러한 억압과 차별의 일상화는 최근 동국대학교 청소노동자들에 대한 억압은 물론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에 대한 노골적인 탄압의 지속이라는 비상식적인 행태로도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는 “우리는 이번 서지현 검사의 용기 있는 성추행 사건 폭로가 사회 전반의 도덕적·정신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우선 법무부와 검찰은 사건의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히고, 그에 상응하는 처벌과 책임 추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는 계속해서 “더 나아가 정치권은 검찰 자체의 근원적 개혁을 위한 제도적 방안들이 구체적으로 마련되어 정착될 수 있도록 법 개정 등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면서 “우리 불교계 또한 평등을 기반으로 하는 사부대중공동체의 지향 속에서 각각의 구성원이 자신의 목소리를 갖고 수행하고 실천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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