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원의 ‘충혼 박정희’ 석대가 지금도 필요한가?

정광일 / 안중근평화재단청년아카데미 대표 | 기사입력 2018/02/07 [14:14]

현충원의 ‘충혼 박정희’ 석대가 지금도 필요한가?

정광일 / 안중근평화재단청년아카데미 대표 | 입력 : 2018/02/07 [14:14]

 [신문고뉴스] 정광일 / 안중근평화재단청년아카데미 대표 = 국립현충원에 비치된 참배객 분향을 위한 향로 옆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친필로 쓴 충혼이란 글씨가 새겨진 석대가 있다. 향로를 기증 설치한 당사자가 당시 대통령 박정희 임이 명시되어 있는 향갑(향을 넣어 두는 곳) 석대, 즉 받침대를 말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재임 시, 현충원을 성역으로 지정하고 미화 단장할 때 자신의 친필로 이름을 새겨놓은 석대를 지금까지 향갑 받침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 동작동 국립현충원 분향대에 설치된 향갑 받침대에는 대통령 박정희가 기재되어 있다.     © 정광일

 

 그러나 이 돌에 새겨진 박정희의 이름도 그렇지만 그가 썼다는 충혼이란 문구도 지금 현실에서는 매우 부적절하다. 즉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국가에 대한 충성논리는 국가인 대한민국에 대한 충성 보다는 박정희 정권에 대한 충성이 곧 대한민국에 대한 충성으로 치환시켰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의 친필 충혼도 이런 의미에서 순수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데다 의례에도 부적합한 박정희 전 대통령 친필 이름이 새겨진 석대는 더이상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이유는 앞서 설명한대로 충혼이란 국가인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한 혼으로 느껴지는 것이 상례인데, 박정희의 친필과 기증자 박정희의 이름을 본 순간 그 순수한 충혼이 대한민국이 아니라 박정희 정권을 상상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에 나는 그 석대에 꼭 대통령 이름이 들어가야 한다면 석대 값이 그리 고가도 아니므로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현직대통령 이름으로 교체하든지 해야 한다고 본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은 이미 고인으로 현충원에 묻혀있는 분이다. 따라서 그의 친필 이름이 새겨진 석대를 계속 사용하는 것은 죽은자의 이름으로 죽은자를 추모하는 조화를 갖다 놓고 있는 것은 이치다.

 

조화가 산자가 죽은자를 조문하고 추모하는 것인 것처럼 향내음이 풍기는 분향 역시 산자가 죽은자를 추모하는 우리네 전통 장례의식이다.

 

▲ 분향 향로가 놓인 동작동 국립현충원 분향단 전경  멀리서도 충혼이 새겨진 석대가 보인다   © 정광일

 

따라서 현충원에 묻혀있는 분의 이름이 새겨진 석대는 이제라도 살아있는 자의 이름으로 바꿔야 한다. 현직대통령 이름이나 국방부 또는 국가보훈처 장관 이름이 더 적합할 것이다.

 

돌에 '충혼'을 쓰고 그 밑에 '대통령 박정희'라고 새겨진 것은 당시의 권위주의를 상징하며 지금도 그 권위주의가 상상된다. 그럼에도 그 돌을 그대로 둔다는 것은 2018년 현재 대한민국 대통령이 박정희라는 의미로 읽혀지는 오해도 낳게 된다. 즉 외국인이 분향을 할 시 그런 오해를 매번 해명해야 하는 것이다.

 

더구나 19791026일 이전 대통령이 사용했던 석대를 1026일 이후 30년 가까이 그 자리에 두고 있는 것는 의례에 맞지 않다.

 

그래서 나는 이 석대가 지금까지 어떤 문제제기도 없이 사용되었다는 것이 더 문제로 본다. 이는 그 동안 이 분야의 의례에 대한 깊은 고민을 했던 분이 없었다는 뜻도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왕 문제를 제기하는 김에 또 다른 문제를 하나 더 제기한다.

 

서울 동작구 동작동에 있는 국립현충원은 현재 국가보훈처가 아닌 국방부가 관리하고 있다. 이것도 좀 이상한 대목이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영령들이 잠들어 있는 국립묘지를 왜 보훈처가 아닌 국방부가 관리하는가? 경비를 위한 군인이 필요하다면 보훈처에서 국방부에 병력지원을 요청, 지원 받은 병력으로 관리하면 되는 것을 굳이 국방부가 관리하는지 이 또한 이해가 안 된다.

 

특히 군인이 아닌 민간인 신분으로 독립운동에 매진하다 순국한 영령들도 이곳 현충원에 잠들어 있으므로 이 문제도 이번 기회에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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