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지나도 꺼지지 않는 성화 점화식의 감동

임두만 | 기사입력 2018/02/10 [13:52]

하루가 지나도 꺼지지 않는 성화 점화식의 감동

임두만 | 입력 : 2018/02/10 [13:52]

[신문고뉴스] 임두만 편집위원장 = 평창올림픽은 평화올림픽의 명칭이 부끄럽지 않은 개막식이었다. 남북한 선수가 손을 잡고 계단을 뛰어오르는 장면은 우리가 통일로 나아가야 할 길을 명확히 제시했다.

 

이에 앞서 성화는 개막식장에 장엄하게 나타났다. 흡사 달에 착륙한 아폴로 11호의 우주인 닐 암스트롱을 연상케 했다. 전이경의 발 밑 광경은 눈쌓인 그라운드가 아니라 달의 표면으로 보였다.

 

▲ 불꺼진 개막식장에 전이경 선수가 성화봉을 들고 나타났다.  

 

불꺼진 식장에 불이 붙은 성화봉을 들고 선 전이경 선수, 그는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과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서 잇따라 쇼트트랙 2관왕에 한국을 빛낸 선수다. 전이경은 한 50m를 달려 2016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올림픽 골프 금메달리스트인 박인비 선수에게  성화봉을 전했다, 박인비는 올림픽에 골프가 등장한 첫번째 대회에서 우리나라에 금메달을 안겨 준 골프팀 에이스였다.

 

다시 성화봉은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의 주역인 안정환이 이어받았다. 2002 월드컵 4강은 온 대한민국을 이념의 차이가 없는 하나의 나라로 만든 동력이었다. 당시의 한국은 진보도 보수도 없이 붉은 티셔츠와 태극기로 하나가 되었다. 그의 등장은 바로 이 점을 다시 되새긴 것이다.

 

그리고 안정환은 이 하나되는 염원을 담아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박종아(남측), 정수현(북측) 선수에게 전했다. 성화봉을 건네받은 박종아와 정수현이 성화대로 오르는 가파른 경사 앞에 섰다.

 

▲ 성화봉을 받아 들고 성화대로 오르는 경사 앞에 선 남북 선수들  


방송 해설자들이 저들이 저 가파른 경사를 어떻게 오를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하는 순간 그들 앞에 계단이 하나하나 펼쳐지기 시작했다. 통일로 나가는 길이 열리는 것처럼...

 

이윽고 두 선수는 계산을 뛰어 오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들이 올라간 뒤 계단은 하나하나 없어졌다. 통일로 나아가는 길에 들어선 뒤 앞으로만 나가야 하며 뒤의 다리를 불사르자는 의식 같았다.

 

▲ 성화봉송자들 앞에 계단이 펼쳐졌다. 선수들은 계단을 행해 뛰기 시작했다.   

 

▲  계단은 가팔랐다. 하지만 두 선수의 표정은 환한 웃음끼를 띤 상태였다. 평회와 통일로 오르는 계단은 힘들지만 그곳에는 웃음이 있다는 메시지 같았다.


이윽고 이들을 맞는 마지막 주자는 예상대로 김연아였다. 한 외신은 성화의 마지막 주자가 김연아가 아닌 것이 더 이변이라고 할 정도로 전 세계는 성화 최종주자를 김연아로 예측했다.

 

▲ 계단을 다 오른 두 선수는 이윽고 관중들을 향해 환한 웃음을 선사했다.

 

▲ 김연아에게 전달되는 성화봉 전달식은 하나의 의식 같았다.    

 

▲  성화봉을 맞잡은 세 선수의 웃음은 미래 한국의 모습을 상징했다.

 

▲ 점화대 앞에서 성화봉을 든 김연아는 여신이 하강한 모습이었다.    

 

이윽고 김연아의 손끝에서 번진 불꽃은 성화대에 옮겨 붙었다. 활활 타는 불꽃은 나선의 길을 따라 타오르며 성화대에 불을 붙였다. 그렇게 불붙은 성화대를 가운데에 두고 한쪽엔 태극기, 한쪽엔 오륜기가 펄럭이는 그림에서 이곳은 대한민국 평창이며 평창은 평화올림픽의 현장이라는 것을 웅변적으로 말했다.

 

▲   성화대에 불을 붙이는 김연아...불꽃이 나선형을 타고 올라 점화되었다. 평화통일은 직선으로 오지 않는다는 것을 나선을 타고 오르는 불꿏이 웅변적으로 증언했다.


김연아는 단순한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아니다. 그녀의 상징성은 메달 색과 메달 개수로 평가할 수 없다. 한국은 그동안 피겨 불모지였다. 인간으로서 얼음 위에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동작을 주어진 시간 간에 하면서 음악에 맞춘 안무와 연기를 선보이는 피겨스케이팅이라는 스포츠는 서구인들에 특화되어 있었다.

 

김연아는 동양인에게는 미지의 땅이었던 이 스포츠 세계를 담대하게 걸어갔고, 열악한 환경과 고난을 이겨내며 세계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섰다. 그래서 많은 이들은 김연아의 연기를 보며 용기를 얻었고, 도전의 가치를 아로새겼다. 그는 당연히 통일한국의 꽃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

 

▲ 성화대에 불이 붙었다. 이 불꽃은 '평화의 평창'을 상징하며 17일간 타오를 것이다. 

 

개막식이 끝난 뒤 호평을 받은 개막식 총감독 송승환은 김연아와 함께한 기자회견에서 "가파른 계단을 남북 선수가 손잡고 오른 건 굉장히 극적인 장면으로 생각했다"고 술회했다.

 

그는 10일 오전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내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선을 다해 행사를 치렀고 예정했던 것의 90% 이상 결과를 만들어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선수단 입장과 남북 성화 주자가 성화대 계단을 오르는 장면은 사전 리허설 없이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선수단 입장은 리허설이 전혀 없었고 성화 주자도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선수로 (개회식) 전날 밤에 결정돼 리허설 할 시간이 없어 전날 밤에 대역을 써서 비디오로 촬영해 남북 선수에게 보여주고 리허설 없이 진행했다"면서 "모든 걸 수백 번씩 리허설했으나 성화 점화식만은 그러지 못해 가슴을 졸였는데 리허설 없이 비디오 설명 한 번으로 완벽하게 계단을 오르고 김연아에게 성화를 전달하는 순간 가슴이 벅찼다"고 고백했다.

 

특히 남북 선수가 성화 주자로 결정된 데 대해선 "남북한 선수가 성화 주자로 정해졌다는 소식을 (평창올림픽) 조직위로부터 들었는데 고난과 어려움을 형상화한 가파른 계단을 남북한 선수가 손을 잡고 오르는 건 굉장히 극적인 장면이 될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기사 속 사진들은 현장에 참석한 정광일 안중근평화재단 청년아카데미 대표가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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