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또르따의 예수이야기 13] 동정녀 마리아와 요셉의 결혼

강명준 변호사 | 기사입력 2018/02/12 [13:49]

[발또르따의 예수이야기 13] 동정녀 마리아와 요셉의 결혼

강명준 변호사 | 입력 : 2018/02/12 [13:49]

 [번역 강명준 변호사  편집 추광규 기자]

 

1944. 9. 5.

 

친구들과 여선생들 가운데 신부 옷차림을 한 마리아는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들 가운데에는 엘리사벳도 있다.

 

마리아는 귀한 비단으로 보이는 매우 부드럽고 고운, 눈이 부실 만큼 하얀 옷으로만 단장하였다. 끌로 세공한 금과 은으로 된 허리띠를 맸는데, 그 허리띠는 온전히 작은 사슬로 연결된 큰 메달로 되어 있다. 각 메달은 세월이 흘러서 갈색으로 변한 은 바탕에 금실로 뜬 레이스다. 허리띠는 가는 허리를 꽉 조이고 있다.

 

아직 어린 마리아에게는 그 허리띠가 너무 길기 때문인지 마지막 메달 세 개가 앞으로 늘어져서 바닥에 끌릴 정도로 길고 대단히 넓은 치마의 주름 사이로 내려온다. 작은 발에는 은으로 된 죔쇠가 달린 흰 샌들을 신고 있다.

 

목에는 허리띠의 디자인을 더 작게 표현하는 작은 황금 장미꽃과 은으로 선 세공(線 細工)된 가는 사슬로 옷이 고정되어 있는데, 그 사슬은 깃이 넓게 파인 목의 커다란 틈들을 통하여 지나가며 주름들을 모아서 작은 주름장식을 만들어 놓는다.

 

마리아의 목은 흰옷 주름 속에서 귀중한 직물로 둘러싼 식물의 줄기와 같이 우아하게 나타나서 한층 더 가늘고 희게 보인다. 감동으로 훨씬 더 창백하고 순결한 백합 같은 얼굴에 피어나는 백합꽃대와 같다. 지극히 깨끗한 제물의 얼굴이다.

 

이제는 머리카락이 그녀의 어깨를 덮고 있지 않다. 두 갈래로 땋은 머리카락이 우아하게 정리되어 꼭대기에서부터 내려오다가 선 세공(線 細工)된 귀중한 갈색 은줄로 적당한 자리에 고정되어 있다. 어머니의 베일은 땋은 머리 위에 얹혀 있어 대단히 흰 이마를 죄고 있는 귀중한 얇은 판 아래로 우아한 주름을 이루며 내려온다. 베일이 안나의 허리까지만 내려왔었는데, 마리아는 어머니만큼 키가 크지 않기 때문에 둔부 아래까지 내려간다. 손에는 아무것도 없다. 손목에는 팔찌가 있다. 손목이 어찌나 가는지 어머니의 무거운 팔찌가 손등까지 내려온다. 만일 마리아가 손을 흔들면 팔찌가 땅으로 떨어질 것이다.

 

동무들이 마리아를 이리저리 뜯어보며 감탄한다. 참새들이 명랑하게 지저귀는 것처럼 질문을 해대고 감탄의 소리를 질러댄다.

 

 

 

 

 

“이거, 네 어머니 꺼였니?”

“골동품이야. 그치?”

 

“사라야, 이거 얼마나 예쁘니, 이 허리띠 말이야!”

“그리고 이 베일은 또 어떻고. 수산나야, 이거 얼마나 고운지 봐라. 그리고 씨실에 짜 넣은 이 백합꽃들 하며…!”

 

“마리아야, 팔찌 좀 보여 줘! 이거, 네 어머니 것이었니?”

“이건 어머니가 하시던 거야. 그렇지만 원래는 내 친할머니 꺼야.”

 

“아아! 이것 좀 봐. 종려나무와 올리브나무 잔가지들 사이에 뒤섞어서 솔로몬의 인장이 있고, 나뭇가지들 사이에는 백합꽃과 장미꽃들이 있어. 아니, 누가 이렇게 완전하고 정교한 걸 만들었니?”

“이건 다윗 가문의 것들이야.”

 

마리아가 설명한다.


“긴 세월을 두고 여자들이 시집갈 때 이 보석들을 지니는데, 상속으로 전해 내려오는 거야.”

“맞아! 너는 상속녀지.”

 

“이걸 전부 나자렛에서 가져온 거니?”

“아니야.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내 사촌 언니가 혼수를 그대로 보존하려고 언니 집으로 가져갔다가 가져온 거야.”

“혼수가 어디 있니? 어디 있어? 친구들에게 보여 줘.”

 

마리아는 어쩔 줄을 모른다. 그들을 상냥하게 대하고 싶기는 하지만 무거운 큰 궤 세 개에 정돈되어 있는 소지품을 흐트러뜨리고 싶지는 않다.

 

여선생들이 개입해서 마리아를 도와준다.


“신랑이 도착할 시간이 되었으니 소지품을 어질러 놓지 마라. 마리아를 그냥 놔둬라. 너희 때문에 피곤하니 가서 예식을 준비해라.”
 
재잘거리던 처녀들의 무리가 약간 뾰로통해져서 나간다. 마리아는 찬사와 축복의 말을 하는 여선생들과 조용히 즐긴다.

엘리사벳도 가까이 온다. 마리아는 프누엘의 딸 한나가 “내 딸아” 하고 부르면서 정말 어머니다운 감정을 가지고 입 맞추어 주자 감격하여 운다. 엘리사벳이 마리아에게 말한다.


"마리아야, 네 어머니가 여기 계시지는 않지만, 여기 계시기도 한다. 어머니의 영혼이 네 곁에서 기뻐서 어쩔 줄 모르신다. 보아라, 네가 입고 있는 옷과 장신구들이 너에게 다시 한 번 네 어머니의 애무를 준다. 너는 옷과 장신구에서 어머니의 입맞춤의 맛을 또 다시 느낀다. 오래 전 네가 성전에 온 바로 그날 네 어머니는 나에게 말했다. ‘나는 그 애의 옷과 혼수를 마련해 두었어. 그 애의 기쁜 날에 내가 빠지지 않도록 내가 아마포를 길쌈하고, 그 애의 신부 옷을 만들어 주고 싶어’라고. 알겠니?

 

그리고 네 어머니의 말년에 내가 네 어머니의 시중을 들고 있을 때, 네 어머니는 매일 저녁 네 첫 번째 옷과 네가 지금 입고 있는 옷을 쓰다듬겠다고 했다. 네 어머니는 ‘나는 여기서 내 어린 것의 재스민 향기를 맡는다. 그리고 그 애가 여기서 엄마의 입맞춤을 느끼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네 이마를 덮어 가리는 이 베일에 얼마나 입맞춤을 많이 했는지! 베틀의 북이 왔다 갔다 한 것보다 입맞춤의 수가 더 많다! 그리고 엄마가 짠 속옷을 입을 때는 베틀보다는 네 어머니의 사랑으로 그것들을 만들어 냈다고 생각해라.

 

그리고 이 보석들은 시련을 겪던 바로 그 시기에 네 아버지께서 구해 놓으셨다.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 지금 이 시간에 너를 아름답게 치장해서 다윗 왕가의 왕녀에게 어울리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마리아야, 기뻐해라. 너는 고아가 아니야. 부모님이 너와 함께 계신다. 그리고 너에게는 아버지도 되고, 어머니도 되는 신랑이 있다. 그 사람은 완전하다.”

 

“예! 그래요. 그것은 사실이에요. 그이에 대해서는 확실히 내가 불평할 수가 없어요. 두 달도 안 되는 동안에 두 번이나 왔어요. 그리고 내 지시를 받으려고 비와 바람을 무릅쓰고 오늘로 세 번째 왔어요. 생각해 보세요. 그이는 내 지시를 받으려고 와요! 불쌍한 여자인 나에게 말이에요. 내가 그이보다 얼마나 어린데요! 그이는 나에게 아무것도 거절하지 않았어요. 천사가 내 소원을 그이에게 말해 주나 봐요. 내가 입을 열기 전에 그이가 먼저 내 소원을 말해요.
 
지난 번에 그는 나에게 말했어요. ‘마리아, 나는 당신이 친정집에 있기를 원한다고 생각하오. 당신은 상속녀니 원하면 그렇게 해도 되오. 내가 당신 집으로 가겠소. 다만 관례를 지키기 위해 내 형 알패오의 집에서 1주일을 지내 주시오. 마리아가 당신을 무척 좋아하오. 혼인날 저녁 당신을 집으로 데려갈 행렬이 거기에서 떠날 거요.’ 친절한 마음씨 아니에요? 그이는 그의 집이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사람들이 말하게 하는 것은 조금도 상관하지 않아요. 이처럼 그이가 착하기 때문에 그이의 집은 언제나 제 마음에 들었을 거예요. 그렇지만 물론 내 집이 더 좋긴 하지요. 추억들 때문에요. 아아! 요셉, 그이는 정말 착해요!”


“네 서원에 대해서 뭐라고 했니? 그 말은 나에게 아직 하지 않았는데.”

“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어요. 이유를 알게 되었을 때는 ‘내 희생을 당신의 희생에 합치겠소’라는 말까지 했어요.”

“그 사람은 젊은 성인이다!”


프누엘의 딸 한나가 말한다.

 

바로 그 순간 ‘젊은 성인’이 즈카르야와 함께 방으로 들어온다.

 

요셉은 참으로 눈부시다. 온통 황금색 옷을 입은 그는 동방의 군주 같아 보인다. 화려한 허리띠에는 주머니와 단도가 달려 있는데, 금실로 수놓은 주머니는 모로코가죽으로 만든 것이고, 단검도 금 줄무늬가 있는 모로코가죽으로 만든 칼집에 들어 있다. 머리에는 베두인족 같은 아프리카 민족들이 쓰는 것과 같이 두건 노릇을 하는 보통 천으로 만든 터번을 썼는데, 작은 도금양 꽃다발들이 달려 있는 가는 금테로 제 자리에 고정되어 있다. 그리고 가장자리에 술 장식이 달린 새 겉옷을 당당하게 입은 채 위엄을 갖추고 있다. 그의 눈은 기쁨으로 반짝인다. 그의 손에는 꽃이 피어 있는 도금양 꽃다발이 들려 있다.

 

그가 인사한다.


“내 아내, 당신에게 평화가 있기를! 모든 이에게 평화.”

 

그 인사에 대해 사람들로부터 답례받은 다음 요셉이 말한다.


“내가 당신 집 정원에서 나뭇가지를 가져온 날 나는 당신이 기뻐하는 것을 보았소. 나는 당신에게 소중한 동굴 가까이에서 자라고 있는 도금양 꽃을 당신에게 가져오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소. 당신 집 바로 옆에서 피기 시작한 장미꽃을 가져오고 싶었지만 장미꽃은 오래 가지 못해요. 게다가 여기까지 여러 날 걸리니, 당신에게 가시밖에는 가져다주지 못했을 거요. 그런데 나는 사랑하는 당신에게 장미꽃만을 주고 싶고, 당신이 갈 길에 섬세하고 향기 나는 꽃들을 뿌려서 당신이 발을 디딜 때 더러운 것과 불쾌한 것은 어떤 것도 만나지 않게 하고 싶소.”

 

“아! 고마워요. 당신은 참 친절하세요! 당신은 그 꽃을 어떻게 여기까지 그토록 싱싱한 채로 가져올 수 있었어요?”

 

“안장에다 꽃병을 잡아매고, 그 안에 망울진 꽃가지들을 넣어서 가져왔는데 오는 동안에 꽃이 피었소. 마리아, 여기 있소. 순결의 상징인 당신 이마가 신부의 상징인 화환으로 꾸며지기 바라오. 그렇지만 그건 당신 마음의 순결보다는 훨씬 떨어지는 순결이지요.”

 

엘리사벳과 여선생들이 마리아를 화환으로 꾸민다. 여자들은 이마를 죄고 있는 값진 테에 도금양의 흰 꽃다발과 큰 궤 위에 있는 꽃병에서 따온 희고 작은 장미꽃들을 번갈아 꽂아서 화환을 만든다.

 

마리아가 넓은 흰 겉옷을 어깨에 걸치기 위해 집으려 하자 신랑이 먼저 집어 걸쳐 주고, 은핀 두 개로 마리아의 어깨에 고정시키는 일을 도와준다. 선생들은 옷 주름을 우아하고 사랑스럽게 정리한다.

 

모든 것이 준비되었다. 사람들이 무엇인가를 기다리는 동안, 요셉은 마리아와 함께 조금 옆으로 비키면서 말한다.


“나는 요사이 당신의 서원에 대해 생각해 보았소. 나도 그것을 함께 한다고 당신에게 말했지요. 그렇지만 그 생각을 하면 할수록 정결의 유기서원(temporary Nazaritism)은 여러 번 갱신하더라도 충분치 못하다는 것을 점점 더 깨닫게 되오. 마리아, 나는 당신의 생각을 이해했소. 나는 아직 빛의 말씀을 들을 자격이 없지만 그래도 그것은 내게 하나의 속삭임이어서 이것이 나로 하여금 당신의 비밀을 대강은 읽게 하오.

 

마리아, 나는 가엾은 무식쟁이요. 나는 불쌍한 장인(匠人)이요. 나는 글자를 모르고 특별한 보물도 가지고 있지 못하오. 그러나 나는 내 보물을 당신 발아래 영원히 갖다 놓겠소. 나는 하느님의 동정녀이고, 우리 조상이 말한 것과 같이 ‘내 아내인 누이, 닫힌 정원. 봉인한 샘’인 당신 곁에 있을 자격을 얻기 위해 내 절대적인 순결을 바치는 거요. 아마 우리 조상은 당신을 보고 아가(song of songs)를 쓴 것 같소. 나는 가장 값진 열매들이 있고, 거기에서 맑게 흐르는 샘물이 기분 좋고 세차게 솟아나는 향기로운 그 정원의 정원사가 되겠소.

 

지극히 아름다운 이여, 순진함으로 내 영혼을 사로잡은 아내여, 당신은 새벽보다 더 아름답소. 당신은 찬란하게 빛나는 태양이오. 왜냐하면 빛나는 당신의 마음은 여인으로서의 희생으로 구세주를 주기를 원하는 세상과 하느님을 위한 사랑으로 충만해 있기 때문이오. 내 사랑하는 이여, 오시오.”
 
그렇게 말하면서 요셉은 품위 있게 마리아의 손을 잡고 문 쪽으로 데리고 간다. 모든 사람이 그들을 따라가고, 밖에서는 모두 흰 옷을 입고 베일을 쓴 명절차림의 마리아의 동무들이 와서 합류한다.

 

그들은 구경하는 사람들과 마당들과 회랑들을 지나, 성전은 아니지만 예식을 올리는 큰 방으로 간다. 과연 거기에는 회당처럼 등불들과 양피지 두루마리들이 있다.

 

신랑신부는 일종의 강단인 높은 책상 앞으로 가서 선다. 다른 사람들은 뒤로 늘어서고, 사제들과 구경꾼들은 끝 쪽에 자리 잡는다.

 

대사제가 장엄한 모습으로 들어온다.

 

구경꾼들이 웅성거린다.


“대사제가 주례하는 건가?”

“그럼, 신부는 왕족과 사제 가문 출신이거든, 다윗과 아론의 꽃이란 말이야. 신부는 성전의 동정녀일세. 신랑은 다윗 가문 출신이고.”

 

대사제는 신부의 오른손을 신랑의 손에 가져다 놓고 장엄하게 축복한다.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의 하느님이 그대들과 함께 계시기를! 하느님께서 그대들을 결합시키시고, 그대들에게 당신의 평화와 많은 자손과 장수와 아브라함의 품에서 복된 죽음을 주심으로써 그대들 안에 당신의 축복을 실현해 주시기 바랍니다.”

 

예식을 마친 다음 대사제는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장엄하게 물러간다.

약속을 교환하였다. 마리아는 요셉의 아내가 되었다.

 

그들 모두가 질서정연하게 어떤 큰 방으로 가는데, 거기서 혼인계약서가 작성된다. 혼인계약서에는 다윗 가문의 요아킴과 아론 가문의 안나의 상속녀인 마리아는 지참금으로 남편에게 자기 집과 재산, 개인적인 혼수와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다른 재산들을 가져온다고 쓰여 있다.

 

모든 것이 끝났다.

신랑신부는 마당으로 나와 성전에 고용된 여자들의 구역 가까이에 있는 문을 향하여 간다. 잘 정돈된 육중한 짐마차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마차에는 포장이 씌워져 있고 마리아의 무거운 궤들은 이미 거기 실려 있다.

 

작별인사, 입맞춤과 눈물, 축복. 조언, 권고 후에 마리아는 엘리사벳과 함께 마차에 올라 자리 잡는다. 앞에는 요셉과 즈카르야가 타고 있다. 그들은 화려한 겉옷을 벗고, 두 사람 모두 짙은 빛깔의 짧은 외투들을 입고 있다. 마차는 털빛이 짙은 큰 말의 무거운 속보로 출발한다.

 

성전의 담이 멀어져 가고, 도시의 성곽이 멀어져 가고, 이제는 봄의 아침 햇살로 아주 새로워지고 싱싱한 꽃이 핀 들이 보인다. 적어도 손바닥 길이 하나는 자라고 그 어린잎들로 인하여 에메랄드 빛깔로 보이는 밀 포기들이 나타난다. 어린 밀 잎들은 복숭아꽃과 사과꽃, 클로버와 야생 박하 냄새가 나는 가벼운 바람에 물결친다.

 

마리아는 베일 속에서 조용히 울며, 가끔 포장을 열고 멀어진 성전과 그녀가 떠나온 도시를 바라본다.

 

환상은 이렇게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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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지혜서가 지혜를 찬양하면서 무엇이라고 말하느냐? ‘지혜안에는 총명하고, 거룩하고, 오직 하나이고, 다양하고, 민감한 영이 들어 있다.’ 지혜서는 계속해서 지혜의 특성들을 열거한 다음 이런 말로 끝을 맺는다. ‘지혜는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모든 것을 미리 내다보고, 총명하고 ,깨끗하고, 가장 민감한 영들을 꿰뚫는다. 지혜는 순결로 모든 것을 뚫고 들어가며 스며든다. 지혜는 하느님 능력의 숨결이며, 따라서 불순한 것이 아무 것도 없고…, 하느님의 선하심의 표상이다. 지혜는 홀로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스스로는 불변하지만, 모든 것을 새롭게 하고, 거룩한 사람들 안에 들어가 하느님과 예언자들의 친구가 되게 한다.(지혜 7, 22-28)’

 

너는 요셉이 인간적인 교양으로가 아니라 초자연적인 교육으로 티 없는 동정녀의 봉인된 책을 읽을 줄 알고, 다른 사람들은 큰 덕행밖에 보지 못하는 그곳에서 초인간적인 신비를 봄으로써 예언된 진리에 접하는 것을 보았다. 하느님 능력의 숨결이고, 전능하심의 확실한 발산인 지혜가 배어든 요셉은 평온하고 안전한 영혼에게 인도되어 마리아라는 은총의 신비의 바다를 항해해 간다. 그는 영적인 접촉을 통해 마리아를 관통하는데, 그 접촉에서 두 영혼이 입술로서가 아니라 거룩한 침묵 속에서 서로 말한다. 오직 하느님만이 그 목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었는데, 하느님께서는 그들을 아주 사랑하셨다. 그들이 하느님을 충실히 섬기고, 하느님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었다.

 

의인의 지혜는 은총이 충만한 마리아와의 연합과 친밀한 교제로 늘어나고, 그를 하느님의 가장 높은 비밀 속으로 뚫고 들어가도록 준비하여, 그 비밀들을 보호하고 사람들이나 마귀의 함정에서 그것을 지킬 수 있게 한다. 그것은 동시에 그를 격려한다. 지혜는 의인을 성인으로 만들고, 성인을 하느님의 정배와 하느님의 아들을 지키는 사람으로 만든다.

 

이제는 순결을 천사적인 영웅적 행위로 고양시키는 순결한 사람인 그는 하느님의 봉인을 뜯지 않고도 동정의 금강석에 하느님께서 손가락으로 쓰신 것을 읽을 수 있는데, 조심성으로 인해 그가 읽은 것을 말하지는 않지만, 그것은 석판에 새겨진 것을 모세가 읽은 것보다 훨씬 더 위대한 것이다.

 

그리고 속된 눈이 신비를 훔쳐보지 못하게 하려고 그는 봉인 위에 찍은 봉인으로, 낙원의 입구에 있던 불의 대천사로 거기에 자리 잡는다. 그 낙원에서는 영원하신 분이 ‘저녁의 산들바람 속을 산책하시며’ 당신의 사랑이요, 꽃핀 백합의 숲이요, 향기가 가득 실린 미풍이요, 아침의 서늘한 산들바람이며, 아름다운 별이요, 하느님의 환희인 여인과 말씀하시면서 즐기신다. 새로운 하와가 자기 앞에 있는데, 그의 뼈 중의 뼈, 그의 살 중의 살로서가 아니라, 그의 생활의 동무, 하느님의 산 계약의 궤로서 거기 있다. 그는 하느님으로부터 그녀를 보호하라는 위임을 받았는데, 그가 받은 그대로 순결하게 하느님께 돌려 드려야 한다.

 

그 신비의 책의 티 없는 쪽들에는 ‘하느님의 정배’라고 쓰여 있었다. 시련의 시간에 의심이 그를 고통스럽게 했을 때 그는 남자로서, 하느님의 종으로서 마리아의 불륜 의혹으로 인해 누구보다 더 고통당하였다. 그러나 이것은 장차 올 시련이었다. 지금 은총의 때에는 그가 보고 하느님을 가장 참되게 섬기는 일에 자신을 헌신한다. 그런 다음 모든 성인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시련의 폭풍우가 와서 시험을 받은 다음 하느님의 조력자가 될 것이다.

 

레위기에 뭐라고 쓰여 있느냐? ‘너는 네 형 아론에게 일러, 휘장 안쪽의 성소, 곧 궤 위에 있는 속죄판 앞으로 아무 때나 들어왔다가 죽는 일이 없게 하여라. 내가 구름 속에서 속죄판 위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아론이 성소에 들어오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 그는 속죄 제물로 바칠 황소 한 마리와 번제물로 바칠 숫양 한 마리를 가져와야 한다. 그는 아마포 저고리를 입고 그 안에는 맨몸 위에 아마포 속바지를 입어야 한다.’

 

요셉은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때에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만큼만 하느님의 성령이 그 위에 감돌고 계시는 계약의 궤를 가리는 휘장 너머 하느님의 지성소로 들어가서, 자기를 바치고 세상 죄의 속죄를 위한 희생 제물인 어린양을 바칠 것이다. 요셉은 세상 시초의 어느 날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권리를 침해하면서 승리했던 본능을, 이제는 아들과 어머니와 추정상(推定上)의 아버지 안에서 짓밟힐 본능을 없애기 위하여, 아마포 옷을 입고 남성으로서의 자신의 육체를 괴롭혀야 한다. 이것은 사람들을 은총으로 돌아오게 하고, 사람에 대한 하느님의 권리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다. 요셉은 그의 영원한 순결로 이 일을 행한다.

 

요셉이 골고타에 있지 않았다고? 그분이 공동구속자들(co―redeemers) 중에 끼지 않은 것 같으냐? 내가 엄숙하게 너희에게 말하는데, 요셉은 공동구속자들 중의 첫째였고, 이로 인하여 하느님의 눈에 위대한 사람이다. 그분은 희생과 인내와 꾸준함과 믿음으로 위대한 분이다. 메시아의 기적들을 보지 않고 믿은 이 믿음보다 더 큰 믿음은 어떤 것이냐?

 

너희에게 가장 부족한 것, 즉 순결, 충성, 완전한 사랑의 본보기인 내 추정상의 아버지에게 찬사를 드린다. 은총의 신비를 이해하기 위하여 지혜의 가르침을 받아 봉인된 책을 놀라우리만큼 읽어낸 그분에게, 세상의 구원자를 모든 원수의 계략에서 보호하라고 선택받은 그분에게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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