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사람 깨워 놨더니 다짜고짜 멱살 ‘진짜난감’

우리동네 지킴이.."자율방범 아저씨들 ‘무더운’ 여름나기"

이민선 안양뉴스 | 기사입력 2009/08/24 [06:45]

술 취한 사람 깨워 놨더니 다짜고짜 멱살 ‘진짜난감’

우리동네 지킴이.."자율방범 아저씨들 ‘무더운’ 여름나기"

이민선 안양뉴스 | 입력 : 2009/08/24 [06:45]
▲ 김성진 대원     © 이민선
자율방범대 활동을 하는 김성진(48)씨는 올해도 휴가 계획이 없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계획을 잡을 수가 없다.
 
자율 방범 활동 계획이 꽉 잡혀 있기 때문이다. 안양 예술공원 질서 유지가 올 여름 김성진 씨에게 부여된 임무다. 8월 22일 오후1시, 교통정리를 하고 있는 김성진 씨를 안양 예술공원 에서 만났다.

“휴가요? 꿈도 못 꾸죠. 빨간 날은 늘 이곳에 와서 교통정리 합니다. 애들한테는 좀 미안하죠. 오늘은 한가한 편입니다.
 
일주일 사이에 가을이 오다보니...지난 주 만해도 자동차들 때문에 발 디딜 틈도 없었어요. 차 때문에 싸우는 분들도 많았구요”

차 때문에 시비가 붙는 경우도 다반사. 운전자들 끼리 시비가 붙기도 하지만 때로는 교통 정리를 하는 자율방범대 대원들 멱살을 잡는 경우도 있다.

“두 시간을 헤매다가 지친 운전자가 길 중앙에 차를 세워두고 가버리는 경우도 있어요. 될 대로 되라는 식이죠. 차 빼라고 했더니 멱살을...그래도 절대 싸우면 안돼요. 설득을 했지요. ‘우린 자원 봉사자니까...’ 라고 하면서 차근차근 설명했더니 이해했어요”

술 취해 쓰러져 있는 사람 깨워 놓으면 멱살을 잡고 싸움을 걸어오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가 가장 난감하다. 설득 하려 해도 도통 말이 통하지 않고 때론 주먹을 휘두르기도 한다. 정도가 너무 심하면 지구대에 연락 한다.

자율방범대는 무보수 봉사 직이다. 아무런 대가 없이 방범 활동을 하는 것이다. 보수는 커녕 되려 행사 때 마다 기부금을 내기도 한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주민들은 방범대원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낸다. 하지만 사정을 잘 모르는 주민들은 월급 받으면서 일하는 줄 알고 가끔 의혹의 눈길을 보내기도 한다.
 

▲     © 이민선


방범대원들은 벌써 두 달 가까이 행락객질서계도를 하고 있다. 지난 7월초부터 안양 예술 공원, 안양 9동 병목안, 석수1동 삼막사 행락객 질서계도를 하고 있다. 하루에 동원되는 대원은 약40명 정도다. 안양9동 병목안에 10명, 석수1동 삼막사에 5명, 안양 예술 공원에 40명이 투입된다. 행락객 질서계도는 8월 말 까지 진행 된다.

방범 연합대 입장에서도 공휴일 근무를 결정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었다. 더군다나 휴가철이 끼어 있는 한여름에. 자율방범대원들도 평범한 생활인이기 때문이다. 대원들은 대부분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 행락객 질서계도를 요청 한 것은 안양시다. 안양시 요청을 받아들인 이유를 김청복 대장에게 들었다.

“예전에는 공무원들이 하던 일입니다. 그런데 제복을 입지 않아서 그런지 질서계도가 잘 되지 않았답니다. 결정하기가 쉽지는 않았어요. 이 문제 때문에 연합회 자체 적으로 회의를 했습니다. 누군가 꼭 해야 할 일이면 잘 할 수 있는 자율 방범대에서 하는 것이 낫겠다 싶어서......”

이렇게 해서 지난해부터 자율방범대가 휴가철 ‘질서유지’ 를 담당 하게 됐다. 안양 자율방범연합대는 올해 사무실도 마련했고 오는 9월19일, 개소식을 할 예정이다. 장소는 안양 자유공원 인조잔디구장 입구 자유총연맹 사무실 옆이고 시간은 오전 10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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