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대 '카스키'를 아느뇨 ? "

추광규 | 기사입력 2007/01/26 [08:01]

" 그대 '카스키'를 아느뇨 ? "

추광규 | 입력 : 2007/01/26 [08:01]
50만 킬로 이상을 운전한 경험으로 알려 드리자면.

오늘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린다고 합니다. 눈이라도 내릴라 치면 저에게 다가오는 스포츠의 추억이 있나니.

 바로 '카 스키' 라고 합니다. '카 스키'라고 하니, 생소한 단어에 어리둥절할 것 같기는 합니다. 이 '카스키'는 겨울철 스포츠의 백미인 설원을 질주하는 스키이되, 차가 스키를 타는 아주 오래된 스포츠(?) 랍니다. 이렇게 설명하니 더더욱 고개를 갸우뚱거릴 분들이 많을 것 같기도 합니다. 내친 김에 더 궁금하게 만들어 볼렵니다.

이 스포츠는 무지하게 오래된 스포츠 랍니다. 네 바퀴 달린 자동차가 생긴 이래 계속된 스포츠니 말이니까요. 수백 년은 족히 되는 전통과 관록을 자랑하는 스포츠가 아닌가 합니다.

1769년 프랑스의 포병장교 죠셉 뀌뇨가 2기통 증기엔진을 탑재한 3륜 증기자동차를 만든 이래 바퀴 달린 차라면 필수적으로 겪게 되는 스포츠니 말이지요. 눈치 빠른 독자라면 알아먹을 듯도 싶습니다. 차(car) 와 스키(ski) 의 합성어이되, 차가 주체가 되어 스키를 타는 이색 스포츠 이름이니 말입니다.

또한, 이 스포츠의 묘미는 차 주인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이 지 멋대로 움직인다는 데에 있답니다. 차는 자기 멋대로 스스로의 스릴을 즐기지만 차 주인의 등골은 서늘하고, 어쩌면 생명에 치명적인 위협을 초래할 수 있기에 스포츠의 범주를 벗어나기도 한답니다.

여하튼. 아직도 무슨 말인지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도 있는 분들을 위해 이 스포츠의 정체를 밝힐 때인것 같습니다. 바로, 눈길 또는 빙판 길에서 차가 미끄러지는 걸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걸 제 나름대로 붙인 이름이 바로 '카 스키' 랍니다.

어떤가요, 이 정도면 겨울 스포츠로 불릴 만 한가요? 그렇다고는 하지만 이 스포츠처럼 위험한 일도 없기에 한번쯤 이 스포츠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제 나름대로 터득한 경험을 전수하기 위해 손가락 두들겨 글을 쓰고 있는 거랍니다.

운전면허증을 지난 1989년에 땄으니 차 끌고 돌아다닌 게 벌써 17년쯤 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돌아다닌 거리를 따져 보면 50만㎞는 훌쩍 넘을 것이구요.
차종도 다양하답니다. 제가 가진 면허가 1종 보통에 불과하다지만, 각종 승용차에서 크게는 5톤 활어 차까지 몰고 다녔으니 엄청 싸돌아다녔을 겁니다.

지난 91년인가는 화물차 몰고 강원도 진부령 고개를 넘어 가던 도중 100여m 이상을 '카 스키' 타다 뒤에 실은 화물 무게 때문에 가드레일을 치고 넘어가 낭떠러지에 대롱대롱 매달린 적도 있었고 말입니다.

지난 12월달에는 돌아오는 길에 살짝 언 길을 발견하고는 제 나름대로는 안전운전을 했건만 옆에서 달리던 승용차가 카 스키를 즐기다가(?) 내 차 옆구리를 슬쩍 들이받는 짜릿한(?) 경험을 했으니 말입니다.

어쨌든 '카 스키'는 겨울이면 어쩔 수 없이 차를 가진 사람이라면 겪을 수밖에 없는 스포츠일 것 갔습니다. 그렇다면, 이 스포츠에서 어떻게 하면 승자가 될 수 있을까요? 무조건 속도만 줄이면 될 수 있을까요? 그렇지만 엉금엉금 기어간다고 해서 절대로 승자가 될 수 없을 겁니다. 스포츠에서는 일단은 속도가 중요하니까요.

자 그렇다면 이 스포츠 경기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도록 하지요. 아니 이 경기에서 몸 다치지 않고 몸 성히 무사할 수 있는 요령을 알아보자는 겁니다.

우선, 모든 스포츠 종목이 마찬가지이겠지만 이 경기도 머리를 엄청나게 써야만 이길 수 있는 스포츠 인듯 합니다. 주변 상황을 살피고 종합적으로 판단하면서 머리를 굴러야만 이 경기에서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겁니다.

자. 이제부터, 초보운전자이든, 나름대로 노련한 운전자이든 한번씩 되돌아보면서 경기요령을 숙지하렷다. 뭐, 저보다 더 경험 있는 인걸이 있거든 그 경험을 덧붙여 주면 좋고 말입니다.

자 이 정도 이바구 지껄이고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도로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자

제 경험상 가장 위험한 도로는 살짝 언 도로 입니다. 눈이 많이 쌓이거나 한다면 차라리 안전합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도로가 녹아 있는 가운데 속력을 높이고 달리다 보면 꼭 이런 곳이 있습니다. 살짝 얼어 있는 도로 구간이 말입니다.

그렇다면 이 살짝 언 도로는 어디에서 나타나는 것일까요? 이걸 생각하면 이 경기에서 일단 몇 수 접어주면서 들어 갈 수 있을것 같습니다. 자 이럴때 이 경기에서의 요령입니다.

가) 터널을 들어선 후 내리막일 경우. 나) 고가도로 내리막에서 좌우가 뻥 뚫린 곳 일 때, 다) 다리 끝 부분, 산 또는 빌딩이 끝나는 부분 뭐 이런 정도다만, 공통점이 있다. 바로 찬바람이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부분이 바로 도로가 어는 부분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언 구간은 달리다 보면 어느 정도는 감으로도 느낄 수 있습니다. 앞에 펼쳐진 도로 모습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 눈에 바로 띄니 말입니다. 번쩍번쩍 빛을 발한다거나, 갑자기 시커멓게 보이기도 합니다. 뭔가 다른 모습을 보이기 마련.

그렇다면 차를 끌고 가면서 머릿속에서 이런 부분에 집중해 생각을 하면 될 것갔습니다. 도로의 빛깔이 달라진다면 일단 경계심을 가져야만 마땅하다는 것. 또한 전방에 펼쳐지는 도로 어느 구간에 찬바람이 불어서 얼어 있을까를 계속해 머리 속에서 떠올려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제 나름대로 경험에서 얻어진 것은 바람이 불고 있을 지점을 미리미리 상상하면서 운전한다면 그 위험 지대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다는 겁니다.

브레이크는 여러 번 밟아라

도로를 주행하다, 결빙구간을 발견하면 저절로 풋브레이크를 세게 밟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사람의 심리이고 말입니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이 글을 읽을 정도의 현명한 사람이라면 충분히 머릿속에 담고 현실에서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간단합니다. 브레이크를 절대로 한 번에 밟지 말라는 것입니다. 전방에서 결빙구간이 발견되거나, 앞에 차량들이 미끄러지고 있거나 또는 앞에 차량이 속도를 줄이고자 후미등이 켜지는 등 위험 신호가 감지되거든, 브레이크를 나눠서 조금씩 밟아서 차의 속도를 줄이라는 것입니다.

급하다고 화끈하게 한번에 밟으면 그때는 차가 당신의 의지를 벗어나 제멋대로 움직이고 있을 겁니다. 또, 만약 차가 카 스키를 타거든 그때는 차라리 브레이크를 밟지 말라는 겁니다. 그때는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고 운전대에 집중해 아크로바틱(곡예)을 하는 게 차라리 안전합니다.

돌고 있는 방향으로 운전대를 맡겨두고 사이드 브레이크를 당기는 게 낫더라는 것입니다. 괜시리 차가 스키를 타고 있다고 브레이크만 꾸욱 밟아주면 차는 더욱 신이 나서 스키를 제멋대로 즐기게 되더라는 것.

차 종류마다 제각각의 상황이 다를 게 다만 어쨌든 빙판 길에서의 카 스키를 즐기지 않으려거든 아예 차를 안 끌고 다니는 게 최고이겠지요.

하지만 이 같은 모범답안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런 모범답안이야 누군들 모르겠습니까. 어쨌든 당장 굉장한 눈이 내린다고 하나니 모범답안의 내용처럼 차를 놔두고 가는 게 최상이지만 여기저기 돌아다닐 걸 생각하면 그것도 쉽지는 않습니다. 어쨌든 고민되는 아침입니다.

눈이 내릴라치면 내릴 때 잠깐뿐인 '낭만은 짧고' 안전하게 가야 할 길은 생각하면, '길은(인생은) 멀다'는 광고문구가 생각나는 겨울철 빙판 스포츠의 백미인 '카 스키'시즌중 입니다.

어쨌든 오늘 눈길 조심하고 또 조심해 운전하시길…. 위에 언급한 두 가지 요령을 머리 속에 담아 둔다면 올 겨울 '카 스키' 시즌을 무사히 지날 수 있지 않겠는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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