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 앞 바다의 봄소식 알리는 '삼총사'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18/03/04 [15:04]

인천-경기 앞 바다의 봄소식 알리는 '삼총사'

추광규 기자 | 입력 : 2018/03/04 [15:04]

하루 만에 낮 기온이 쑥 오르면서 봄을 맞은 것 같은 지난 주말(3일) 오후였습니다. 하루전만해도 차디찬 겨울바람이 옷깃을 파고 들더니 하루 만에 따스하다는 느낌을 넘어 덥다고 느껴지니 계절의 변화가 놀랍기만 합니다. 단 하루 만에 계절은 겨울에서 봄의 문턱으로 성큼 다가선 하루였기 때문입니다.

 

육지에서는 이날 비로소 봄이 다가와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지만 인천 경기권 앞 바다 속에는 봄은 벌써 와 있었습니다. 이날 인천 소래포구에서 바다의 봄소식을 전하는 물고기 삼총사를 만날 수 있었기 때문 입니다.

 

▲ 소래포구에 조업을 마친 안강망 어선배들이 줄지어 정박해 있었습니다.     © 추광규

 

 

소래포구 어시장 좌판....망둥어-간재미-웅어

 

인천 소래포구 소속 어선들은 안강망 방식으로 조업을 합니다. 소래포구에서 1~2시간 거리에 있는 선갑도 승봉도 등지의 해역에 고기들이 지나다니는 길목에 자루처럼 생긴 그물을 쳐놓고 잡는 고기잡이 방식입니다.

 

이 조업은 고기들이 지나 다니는 길목에 지주를 박고 여기에 끝이 좁아지는 자루처럼 생긴 그물을 쳐놓습니다. 이 곳에 물살을 따라 가는 고기가 들어오게 한 후 잡습니다. 이 때문에 안강망 그물에는 철 따라 갖가지 물고기가 다양하게 잡히게 마련입니다.

 

이날 소래포구에서 만날 수 있었던 생선 가운데 제 눈을 사로잡은 건 바로 인천 경기 앞바다의 봄소식을 전하는 3총사 이었습니다.

 

명태만한 '망둥어', 임금님께 진상되던 은빛 고운 자태의 '웅어', 사람 얼굴 닮은 '간재미'가 바로 그놈들 입니다. 

 

▲  망둥어는 물이 없는 가운데서도 질긴 생명력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 추광규

 

 

3월 초 산란 앞둔 1년생...명태만 한 '망둥어'

 

망둥어는 가을철 인천 경기권 낚시꾼들에게 손맛을 진하게 안겨주는 물고기 입니다. 망둥어는 1년생 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즉 봄에 알에서 깨어난 후 자라고 1년 후 초봄 무렵 생을 마감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초봄에는 생을 마감하기전 산란을 위해 몸집을 한껏 키우기 때문에 맛은 물론 살도 제법 쪄 있기 마련입니다. 초봄은 망둥어가 가장 맛있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이날 만난 망둥어는 산란을 앞두고 완전한 성어로 자라 있었습니다. 물 없는 좌판에서 강한 생명력을 자랑하고 있는 망둥어는 거의 명태만 합니다.

 

이날 좌판에서 가장 흔한 생선이었던 망둥어의 몸 값은 잘 말려 놓으면 귀한 취급을 받습니다. 배를 갈라 정갈하게 다듬은 후 잘 말려 놓으면 맥주 안주로 그만이기 때문입니다.

 

잘 마른 망둥어는 냉동고에 넣어두고 안주가 필요할 때 꺼내 북어처럼 두들겨 부드럽게 한 후 불에 노릇노릇 구워서 먹으면 그 어떤 고급 술 안주에 뒤지지 않습니다.

 

또 이 때문에 소래 수산시장 건어물 가게에서 잘 팔리는 생선이 바로 잘 말린 망둥어 입니다. 이 맘때 망둥어는 이곳 산지에서 흔하고 가격도 싸기 때문에 가성비가 높다고 할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망둥어가 거짓말 조금 보태 명태만하게 커지면 겨울이 끝나고 봄이 왔구나 하는 신호로 여긴답니다. 망둥어를 인천 경기앞 바다속 첫 번째 봄의 전령사로 꼽는 그 이유 입니다.

 

▲ 웅어는 한 무더기에 만원에 팔리고 있었습니다.     © 추광규

 

 

한강에서 잡힌 '웅어' 고종황제를 기쁘게 하다

 

조선조 말에는 경기 고양에 사옹원 소속인 ‘위어소’라는 관청이 설치되어 나랏님께 웅어를 잡아 진상하는 일을 맡아봤다고 합니다. 고운 자태를 자랑하는 웅어는 고종 황제의 수라상에 올랐던 귀한 생선이라는 것입니다.

 

고양에 관청까지 설치하고 진상품으로 거둬 들인 이유는 다름 아닌 그 뛰어난 맛때문 일겁니다. 또 웅어가 상하기 쉬운 청어목 멸치과 생선임에도 진상품에 오른것은 지리적 요인 때문 일것 같습니다.

 

쉽게 상하는 대표적 생선임에도 한양 도성과 가까운 한강 하구인 고양에서 잡혔기 때문입니다.

 

또 이 때문에 능곡역과 행주산성 인근에는 지금도 웅어회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가게들이 몇 군데 됩니다. 인근 김포쪽 포구에서 잡아온 웅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웅어는 초봄 이 무렵 산란을 위해서 민물과 바닷물이 교차하는 기수역 갈대밭으로 올라오는데 그 산란지역이 바로 한강하류 입니다. 그래서 저는 웅어를 인천 경기 앞 바다속 봄의 전령사라고 일컫는 겁니다.

 

웅어는 구워서 먹어도 되고 회로도 먹을 수 있습니다. 제 입맛에는 두쪽으로 포를 뜬후 살만 어슷 썰어서 각종 야채에 회덮밥으로 먹는게 가장 맛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게 아니면 그냥 어슷 썰어서 깻잎이나 미나리에 싼 후 초장에 찍어 먹어도 맛이 있습니다. 백김치에 싸먹어도 맛이 있습니다.

 

이날 만난 웅어는 10여마리 남짓 담긴 한 바구니에 1만원 입니다. 이 정도 양을 손질하 면 성인 4명은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양은 됩니다.

 

봄 미나리와 함께 즐기는 웅어회는 이 맘때가 아니면 결코 먹을 수 없는 인천 경기권 계절의 진미 입니다. 웅어를 인천 경기앞 바다속 두 번째 봄의 전령사로 꼽는 그 이유 입니다.

 

▲ 간재미는 살아 있는 상태에서 팔리고 있었습니다.     © 추광규

 

 

울어도 화내도 웃는 듯한 바다의 감정노동'魚', '간재미'

 

바다 생선 중 앞 모습이 사람 얼굴과 거의 비슷한 생선이 있습니다. 인천 경기 앞바다속 봄의 세 번째 전령사로 꼽는 간재미 입니다. 간재미는 가오리목으로 홍어 사촌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간재미는 인천 경기 앞 바다에서 겨울 한 철만 빼놓고 잡히는 생선입니다. 아마도 수온 때문에 먹이 활동을 위해서 봄 여름 가을에는 내만권에 머물다 겨울에는 수온 때문에 먼 바다로 나가있다가 초봄 산란철을 맞아 다시 내만권으로 들어오는게 아닌가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초봄 소래 어시장 좌판에 간재미가 있다면 추운 겨울은 지나고 봄이 시작 되었구나 생각한답니다.

 

간재미는 회로도 찜으로도 무침으로도 맛 있는 생선입니다. 껍질을 벗겨서 썰면 오독오독한게 씹을수록 감칠맛이 나는게 횟감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하지만 간재미는 횟감보다는 찜이 더 맛있는 생선이 아닌가 합니다.

 

간재미를 찜통에 찐 후 청양고추 등으로 만든 양념장을 끼얹어서 먹으면 그 보들보들한 속살의 유혹은 그 어느 고급 식재료 보다 뛰어난 맛을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찜 보다 더 맛있는것은 간재미 초무침 입니다.


간재미 한 마리의 껍질을 벗기고 어슷 썰어낸 후 각종 야채에 버무려 초무침으로 만들면 막걸리 몇통은 쉽게 비워 집니다.

 

간재미라는 생선이 특히 친숙하게 느껴지는건 바로 외모 때문 입니다.

 

각박한 도심속 삶에서 항상 웃는듯한 간재미의 표정이 재미있게 느껴집니다. 아무리 화가 나도 아무리 슬퍼도 항상 웃고 있어야 하는 감정노동자를 닮았다는 점에서 간재미는 바다의 감정노동'魚'가 아닐까요?

 

▲ 간재미의 표정이 재미 있습니다.     © 추광규

 

 

간재미 맛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는 점에서 겨울은 물러가고 소리 소문 없이 봄은  그 따스한 얼굴을 소래포구에 내밀고 있었던 것입니다.

 

간재미를 인천 경기앞 바다속 세 번째 봄의 전령사로 꼽는 그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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