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진실찾기 8년, 신상철 직격 탐사인터뷰[3]

신상철 "이 싸움은 고립무원에서 혼자 싸우는 게 아니다. 변호사 네티즌 페친 등 동참자들이 같이한다"

임두만 | 기사입력 2018/03/17 [02:22]

천안함 진실찾기 8년, 신상철 직격 탐사인터뷰[3]

신상철 "이 싸움은 고립무원에서 혼자 싸우는 게 아니다. 변호사 네티즌 페친 등 동참자들이 같이한다"

임두만 | 입력 : 2018/03/17 [02:22]

▲ 질문을 경청하는 신상철 대표  ©김은경 기자

[신문고뉴스] 임두만 편집위원장 = 2편에서 이어집니다.

 

[녹취 사진 김은경 기자, 정리 임두만 위원장]

 

- 신 대표는 계속 해군이 엉뚱한 장소에서 계속 작업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엉뚱한 장소’의 작업은 그 곳에 더 중요한 무엇인가가 있었기 때문인가? 즉 공개적으로 발표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다고 보는 것인가?
= 그렇다. 그곳이 바로 소위 ‘제3의 부표’가 있는 자리다. 함미도 아니고 함수도 아닌, 용트림 바위 앞에서 빤히 보이는 그 곳. 그곳에 의문의 부표가 설치되어 있었고, 그곳에서 한주호 준위가 작업을 하다가 사망했다. 그 사실은 수색을 돕기 위해 자원봉사단을 꾸려 백령도에 입도한 UDT예비역 잠수사들의 증언을 통해 밝혀졌다. 한주호 준위와 함께 잠시 잠수를 하였던 그 분들은 제3의 부표 아래에 가라앉은 의문의 대형구조물을 봤다는 것이다.

 

- UDT 예비역 잠수사들이 대형구조물을 봤다? 그게 함수 혹은 함미가 아닌가? 국방부는 한주호 준위가 함수에서 작업하다 사고를 당했다고 발표했다. 
= 다시 말하지만 함수는 16시간 물 위에 떠 있어서 가라앉은 장소를 알고, 함미는 최초 사고지점에서 180m 떨어진 곳에서 침몰 이틀 후 발견되었다. 그런데 한주호 준위는 이와는 다른 곳에서 잠수작업을 했다. 어디서 작업을 했는지는 UDT예비역 대원들 안다. 그 중에는 한 준위와 동기생도 있다.

 

또 그 UDT대원들이 한주호 준위와 함께 작업했던 제3의 부표 위치가 어디인지 확인한 사람들이 있다. KBS 황현택, 최영윤, 이병도 등 세 분의 기자다. 이 세 분은 UDT 대원들이 묵고 있는 숙소에 같이 살면서 작업을 마치고 온 UDT 대원들에게 끊임없이 묻었다. 거긴 왜 들어가냐고....

 

- 당시 모든 국민들은 천안함 수색을 위해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
= 바로 그점이다. 앞에 말한대로 침몰한 배는 다른 곳에 있다. 또 당시 함수 위치는 바로 부표가 설치되었고 함미도 발견한 후 부표가 설치되어 있었다. 그런데 용트림 바위에서 바라보는 함수부표는 3km 거리가 되어서 가물가물해서 육안으로는 잘 보이지도 않는다. 또 6km이상 떨어진 함미는 절벽에 가려서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하지만 한준위와 UDT대원들은 용트림 바위에서 바로 코앞에 보이는 곳에 들락날락했다. 그래서 KBS 기자들은 이들에게 그에 대한 의문을 알기 위해 계속 질문했던 것이다.

 

- 한 준위나 UDT 대원들이 작업했던 장소와 용트림 바위에서 거리는 어느 정도인가?
= 1km도 채 안되는 거리다.

 

- 그걸 어떻게 입증하나?
= KBS 기자들이 그 과정을 취재하면서 전부 녹음을 해놨다. 그 UDT 대원들 녹취록이 존재한다. 당시 취재가 바로 2010년 4월7일 세상을 발칵 뒤집었던 KBS의 특종 “한 준위 다른 곳에서 숨졌다” 보도다.

 

▲ 당시 KBS뉴스화면 갈무리     © 신상철 제공


- 그거 오보라고 KBS가 정정한 것으로 아는데?
= 그렇다. KBS는 하루만에 기사를 내리고 국방부의 입장을 보도했다. 하지만 당시 기자들이 오보라고 인정하지는 않았다. 듣기로는 국방부가 난리가 났다는 것이다. 그래서 추측하건데 국방부의 기류를 받은 국정원이나 청와대 등이 KBS를 두들겨 팼을 거로 짐작한다. 그래서 KBS는 꼬리를 내리고...

 

- 그럼 신 대표가 최초 KBS 보도관련 녹취록을 입수했나?
= 그렇다. 여러차례 KBS 기자들을 접촉했지만 쉽지가 않았다. 그러다가 2년이 지난 2012년 초에 KBS 황현택 기자를 만나 녹취록 전문을 건네 받을 수 있었다. 이에 나는 이 녹취록을 서초동 법무법인에 가서 공인인증을 받고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했다.

 

- 대단하다. 입수 후 녹취록을 공개한 적이 있나?
= 재판 이후에 관련 분석글들을 쓰는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인용했던 것들이 있다. ‘두 팔 벌려 둥그런 햇치’라든지 ‘국기봉’, ‘얽혀있는 소방호스’ 등등.. 그런데 전문을 공개한 적은 없다.

 

- 이제 정권도 바뀌고, 세상도 밝아졌으니 전문을 공개할 생각은 없는가?
= 상황을 좀 더 봐야 한다. 사실 이 사건 처음부터 상당히 긴 싸움이 될 것이라고 봤기 때문에 모든 것을 한 번에 다 쏟아 놓을 수도 없었다. 아껴야 하니까. UFC 경기를 보시나? 1라운드에 왕창 퍼부었다가 상대방을 쓰러뜨리지 못하면 어떻게 되나? 나중에 힘빠져서 KO패 당한다.

 

- 이해한다.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 고립무원의 싸움이고 상대는 국가권력기관이다. 국방부, 기무사,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그래서 몸도 망가졌겠지만...어떻든 고생했다.
= 고립무원의 싸움은 아니다. 민변의 변호사님들께서 8년째 도와주고 계신다. 그리고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네티즌, 트친, 독자 분들이 계신다.

 

▲ 표정이 밝아진 신상철 대표     ©김은경 기자

 

- 다시 천안함 사고 관련 얘기로 돌아가자. 이 인터뷰 시작부터 신 대표는 '좌초 이후 2차 사고'를 언급했다, 즉 신 대표는 지금 1차 사고인 좌초로 동력을 잃은 천안함이 자체적으로 방어가 불가능한 2차 사고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 2차 사고는 어떤 사고라고 생각하나?
= 충돌.

 

- 사실 많은 이들이 이 대목에서 신 대표의 주장에 의문을 표한다. 신 대표도 잘 아는 논객들도 이 부분에서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또 충돌이라면 충돌의 대상이 있었을 것이며 그 잔해라도 있어야 한다. 그래도 충돌을 말하는데 이걸 사람들이 믿을 수 있을까?
= 곤혹스럽기는 나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신 대표! 좌초 하나만 얘기해도 충분한데, 왜 ‘충돌’까지 얘기해서 복잡하게 만드나?”라는 목소리가 많았다. 그러면 나의 답변은 단호하게 하나 뿐이다. “그게 진실이니까.”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본의아니게 혹은 예기치않은 복합 사고를 흔하게 접한다. 얘를 들면 초보운전 때 골목길 들어가다가 남의 차를 긁었는데 당황해서 뒤로 뺀다는 것이 다른 차를 또 들이받는 경우.. 이게 ‘좌초 후 충돌 개념’이다. 오토바이 타고 가다가 미끄러져 넘어졌는데 뒤에서 오던 차에 다리를 밟혀 부러진다든지.. 이런 경우도 말하자면 ‘좌초 후 충돌’이다.

 

- 그 충돌설도 모두 증거를 바탕으로 주장하는 것인가?
= 물론이다. 복합사고의 특징은 물론 완전 별개의 사건일 가능성도 있지만 대부분 앞 사고의 결과로 뒷 사고가 유발되는 경우가 많다. 앞에서 예를 든 경우도 남의 차를 긁었으니 당황해서 뺀다는 것이 뒷 차와의 충돌을 야기했고, 오토바이가 미끄러져 넘어졌으니 뒷차가 다리를 밟은 것이다.

 

천안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1차 좌초를 당했으면 그냥 그 자리에 놔두고 고속정 불러서 대원들 모두 내리게 하고 필수 요원만 남았다가 예인선 불러서 끌고 가 수리했으면 되는 일이었다. 단 한 사람도 다칠 일도 없이 말이다. 그런데 무리하게 배를 뺐다.

 

그 야간에. 배 밑바닥이 찢어진 줄도 모르고. 결국 어떻게 되었나? 찢어진 밑바닥으로 엄청난 해수가 쏟아져 들어왔고 그 침수의 결과로 엔진이 꺼져서 표류를 해야 했고, 캄캄한 밤에 불도 꺼진 시커먼 놈이 길이나 작나, 88m나 되는 함선이 턱하니 항로 위에 흘러가고 있으니 결국 다른 함선과의 충돌이 발생한 거다.

 

- 1차 사고인 좌초의 결과로 배가 반토막 났을 가능성은 없었나? 예를 들면 당시 이런저런 설들이 난무했던 암초 혹은 선체 노후화로 인한 피로파괴라든지..?
= Never!(단호하게..) 천안함이 좌초한 지점은 암초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 해저 지형은 S와 Sh다. S는 ‘Sand’ 즉 ‘모래’고 Sh는 ‘Shell’ 즉 ‘조개’다. 다시 말하면 ‘조개무덤’이다. (여기서 신상철은 하나의 그래픽을 제시한다. 그리고 설명한다)

 

▲ 그래픽 : 신상철 대표 제공    

 

오랜 세월 북쪽에서 흘러내려온 고운 토사들이 백령도에 부딪쳐 휘감아 돌면서 가라앉아 형성된 바닷속 ‘해안사구’ 중, 조금 높은 부분에 조개껍데기들이 수북이 쌓여있는 그런 해저지형이다. 이런 내용은 해도에 적혀있는 수심과 등심선 그리고 표기된 특수기호만으로도 충분히 유추해 낼 수 있다. 항해학에서는, 그걸 배우고 배 운항하는 사람들에게 해도는 ‘Bible’이다. 그걸 보면 아는데 사람들은 “당신이 바닷속에 들어가봤냐?”라고 묻는다. 그러면 나는 그런다. “똥인지 된장인지 너는 찍어먹어봐야 아냐?”

 

- 천안함이 좌초했다는 사실을 유가족들은 아나?
= 100% 정확하게 알고 계신다.

 

- 정말?
= 그렇다. 사고 다음 날 2함대에서 전대장이 유가족 분들에게 좌초한 내용을 설명했고 심지어 천안함의 박연수 대위(작전관)도 해군 작전상황도를 펼쳐놓고 “이 지점에서 최초 좌초를 했습니다”라고 사실대로 브리핑했다. 그러자 유가족 가운데 이용기 씨가 해군 부사관 출신인데 브리핑 중인 작전상황도를 빼앗아 브리핑 하면서 짚었던 좌초지점에 별표(★)를 그려넣고 그 자리에 <최초좌초>라고 표기를 하면서 “도대체 이렇게 낮은 곳에 천안함이 왜 갔나”라며 항의를 했다는 거다.

 

▲ 신상철 제공    

- 신 대표는 그 사실을 어떻게 알았나?
= 사고 다음날 군에서 가족들을 상대로 브리핑했다는 기사가 중요한 사진(해군작전상황도)과 함께 아시아경제 기사로 실렸다. 이 자료가 그 증거다. (신상철은 그리고 당시 신문 스크랩을 내놓았다. 그리고 웃으며 말했다.) 재판 괜히 하나?

 

상당부분의 진실이 재판과정에서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물론 사전에 그런 의문의 기초자료들을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은 나의 노력이다. 그러나 당사자들을 법정에 불러 그 사람들이 실토하도록 만드는 것은 ‘신(神)의 영역’인데 다행히 사람들은 완벽하게 거짓말하는 데에 익숙하지 못하다.

 

또 심지어 거짓말 속에서도 진실이 무엇인지 밝힐 수도 있으니 여러사람을 불러서 크로스체크하는 가운데 진실의 단초들이 마치 ‘채에 걸러지듯’ 나오게 되는 거다.

 

나는 지금 그 짓을 지금 8년째 하고 있는 거고...

 

- 이야기가 ‘충돌’ 지점에서 자꾸 옆으로 새는데.. 진도 나간다. 그래 어떤 잠수함인가? 2차 충돌했다는 대상이?
= 미국과 매우 우호적인 국가의 잠수함이다. 그 놈이 천안함 한 가운데를 들이받은 후 자신도 침수가 발생해 결국 표류하다가 가라앉았는데 그 지점이 바로 ‘제3의 부표’가 있는 자리다. 우리 정부당국과 국방부 그리고 미국 측은 첫 이틀 동안 바로 그 ‘제3의 부표’ 부근에서 수색하고, 건지고, 실어나르느라고 천안함 함수.함미는 뒷전이었다.

 

▲ 제3의 부표에 가라앉은 것과 동급의 잠수함     © 신상철 제공

 

- 그럼 한 준위와 UDT출신 잠수사들은 거기서 뭘 건졌나?
= 그걸 왜 나한테 묻나? 국방부에 물어야지?(서로 웃음) 좌우간, 정확히는 모르지만 추정컨대 미사일과 시신 그리고 노출되어서는 안되는 중요 물품들이 아니었겠나 생각한다. 그걸 건지는 영상은 KBS 사진기자가 정확하게 잡았다. 당시 의문의 물체를 건져올려 어디론가 사라지는 헬기들의 영상이 지금도 검색해보면 금방 확인할 수 있다.

- 아까 신 대표는 미국과 우호적인 국가라고만 말했다. 정확히 하자. 여러 곳에서 이미 이스라엘을 지칭했다. 이스라엘 잠수함이 여기는 왜 왔을까?  짐작가는 부분이 있나?
= 이번 인터뷰에서는 이 정도만 언급하자.

 

(4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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