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구 문래동 4가 재개발’.... 아리송한 ‘동의서’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18/04/09 [12:43]

‘영등포구 문래동 4가 재개발’.... 아리송한 ‘동의서’

추광규 기자 | 입력 : 2018/04/09 [12:43]

영등포구 문래동 4가의 재개발 방식과 관련해 ‘토지소유주 방식’과 ‘조합방식’을 놓고 영등포구청과 ‘문래동 4가 도시환경정비사업 지주협의회’(이하 지주협의회)와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의견서’의 법적 정당성을 놓고 문제점이 지적된다.

 

영등포구청은 그동안 지주협의회에 대해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주민 동의서'를 받아와야 한다고 지도해 왔으나 이와 반해 공공방식인 조합방식에 대해서는 ‘의견서’를 받아들여 추진위를 구성한 사실이 있기 때문.

 

지주협의회는 앞서 2010년경 지주 400명으로 임의단체 등록을 한 후 재개발을 추진해 오고 있다. 문제는 영등포구청이 지난 2016년 8월경에 갑자기 양식이 틀렸다는 이유를 들며 팩스로 문서를 보내 바꾸라고 하면서 불거졌다.

 

즉 그동안 지주협의회가 공유자 포함해 토지소유주가 617명에 달하는 문래4가 재개발 정비구역에서 새롭게 동의서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그럼에도 또 다른 재개발방식인 조합방식에 대해서는 동의서 대신 ‘의견서’로 이를 대체하고 조합추진을 승인해줬기 때문이다.

 

지주 입장에서 법적 구속력이 강한 ‘동의서’에 서명하기 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의견서’ 징구가 쉽다는 점에서 지주협의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영등포구청이 자신들의 발목은 묶어 놓고 조합추진 세력 쪽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편파적 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문제 제기인 것.

 

 

▲지주협의회와 영등포구청 간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 추광규 기자

 

 

◆지주협의회, 영등포구청앞 기자회견과 영등포구청장 항의 방문

 

영등포구청의 이 같은 행정지도에 지주협의회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주협의회는 지난 3월 7일 영등포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영등포구청장에 대해 “조합방식(공공지원제) 취소하고 현재 진행을 잘하고 있는 지주방식(토지등소유자)적극 협조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문래동 4가 재개발은 지주들이 구비와 시비의 예산을 쓰지 않고 임의단체를 승인받아 건축심의와 사업시행인가를 받기 위하여 불철주야로 동의서 징구에 적극 노력하고 있다"면서 "영등포구청장은 행정절차를 무시하고 의견서를 동의서로 둔갑시켜가며 구 예산을 낭비하면서까지 재개발에 방해되는 또 다른 방법으로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주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계속해서 "우리 땅 우리 집 우리가 짓겠다는데 지금까지 구청에서 관리감독 다 해놓고 이제 와서 행정절차를 무시하고 있다"면서 "구청장은 지주재산 가지고 장난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조합방식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려는 행위를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지주협의회 이화용 회장은 “저희 주민들은 10년 전부터 뜻을 모아서 자립 자력의 봉사정신으로 5년 전에는 고시를 받고 동의서를 받으면서 추진을 잘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영등포구청은 2016년 8월경에 갑자기 양식이 틀렸다는 이유를 들며 팩스로 문서를 보내 바꾸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당하다고 생각했지만 일을 빨리 하기 위해서 바꿔주고 일을 시작하려는 과정인데 이제는 한쪽을 내세워 가지고 의견서를 계속해서 받고 있다. 왜 의견서를 받고 있느냐 했더니 ‘조합방식의 의견을 들어보려고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계속해서 “그래서 우리가 이미 2010년경 400명을 넣어서 임의단체 등록을 했기 때문에 그러지 말고 우리를 지원해 달라. 너희가 행정을 다 봐주지 않았느냐고 말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청장은 계속 자기가 시행사 인 것처럼 문서를 다 보내고 해서 저희가 2년간 싸웠다”라고 설명했다.

 

◆ 지주협의회 만난 영등포구청장 불편한 기색은 왜(?)

 

지주협의회 이화용 회장과 회원들은 기자회견에 이어 지난 3월 16일에는 영등포구청 직소민원실을 찾아 조길형 구청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구청장실 입구에서 직원들과 지주협의회 회원들 간의 언쟁으로 시끄럽자 조 구청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화용 지주협의회 회장은 “구청장을 만나러 신청을 해도 만나주지 않으니 부득이 우리가 이렇게 찾아왔다“고 말했다.

 

조구청장은 ”언제든 찾아오면 만나주는데 무슨 말이냐”라며 “만나주지 않은 적 없다. 여기는 항상 개방되어 있는 곳이다. 언제든 찾아오면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화용 회장과 회원들은 조 구청장과 마주 앉은 가운데 그동안의 불만을 말했다.

 

이들은 “2009년부터 꾸준하게 진행해오던 사업을 구청이 방해 했다”면서 “같은 내용의 서류를 구청에서 팩스로 보내 변경하여 동의서를 다시 받아야 한다는 내용으로 2회에 걸쳐 보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식민원을 접수하여 2016년 서류에 관한 민원답변을 다시 받아 일을 처리 하게 하여 일 자체를 방해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다"면서 "모든 관리를 그동안 해왔던 구청이 지금에 와서 공공방식인 조합방식을 하겠다고 하면서 갈등이 증폭되었다”고 주장 했다.

 

이 같은 항의에 배석한 영등포구청 담당자는 ‘어떤 방식이든 규정된 비율(%)에 맞는 동의서를 받아오면 허가하겠다’고 답변 했다.

 

담당자는 ‘의견서 48%가 어떻게 추진위를 구성할 수 있었느냐. 영등포구청이 50%가 되지 않은 48% 의견서로 집행하는 것은 잘못된 행정이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서울시 예산을 받기위해 먼저 신청하고 추후 보강하여 50.2%를 채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날 담당 공무원은 서울시 예산을 받았는지의 질문에 ‘받은 것 없다’고 말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한 매체의 지난해 11월 18일자 기사에 따르면 ‘사업추진을 위해 문래4가 조합추진위원회 구성을 위한 市 보조금을 교부하기로 결정을 하고 지난 11월 18일 공공지원 추진위원회 구성지원 비용을 영등포구에 교부했다’고 보도한 사실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같은 문구의 변경에 관한 법적 근거가 있는지의 답변은 공문을 보낸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이 같은 영등포구청의 답변에 대해 이화용 회장은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문구변경의 서류는 팩스로 내용만 보내 왔으며 그 당시 담당과 통화하며 조율 했다”면서 “구청 공무원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점을 놓고 볼 때 영등포구청은 의견서와 동의서를 하나로 보고 있는지 의심을 피할 수 없다. 실제 영등포구청은 정보공개열람요청 답변에서도 동의서라는 문구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한편 동의서는 어떠한 사항에 대해 동의한다는 의사를 표명하는 내용을 서면으로 증명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작성된 문서이다. 동의서가 법적 효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동의자의 서명, 날인이 꼭 있어야 한다.

 

이와 반해 의견서는 업무와 관련한 사항이나 건의에 따른 의견을 내기 위해 작성하는 문서로 자신의 주장을 분명하게 밝히기 위해 생각을 정리하여 작성하는 문서를 말한다.

 

이 처럼 양측의 상반된 입장에 따라 의견서를 확인하기 위해 영등포구청에 ‘50.2% 의견서 접수인원 확인’을 하겠다며 정보공개를 요청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신청에 대해 영등포구청은 최근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공개해줄 수 없다’고 거부했다.

 

한편 문래4가는 지난 2013년 7월 정비구역 지정됐다. 토지소유주는 공유자 포함해 617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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