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문칼럼]5월 어버이달에 생각하는 어머니

어버이달 부모님을 고맙고 자랑스럽게 생각해 경로 효친사상을 고취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이강문 영남본부장 | 기사입력 2018/05/02 [03:16]

[깡문칼럼]5월 어버이달에 생각하는 어머니

어버이달 부모님을 고맙고 자랑스럽게 생각해 경로 효친사상을 고취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이강문 영남본부장 | 입력 : 2018/05/02 [03:16]

우리 인생이 행복하기 위해서 가장 많이 해야 할 일은 가정과 학교, 직장 등 생활터전에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다. 사람이 아무리 좋은 것이 있어도 혼자서는 행복할 수 없다.

 

좋은 것은 같이 나눌 사람이 있어야 하고, 하다못해 그 좋은 것이 부러워 아첨하는 사람이라도 있어야 행복을 느낄 수 있다. 고급식당에서 식사를 하더라도 자리에 맛과 분위기를 즐길 사람이 없다면 그 분위기만큼이나 외로움이 더 크게 다가 올 뿐이다.

 

자신의 어머니를 창피해 여기는 아이가 있었다. 아이는 유치원에 다니면서부터 자신의 엄마가 친구들의 엄마와는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이의 엄마는 얼굴에 심한 화상을 입었는데, 그 사실을 자라면서 알게 된 것이다. 그 후로 엄마와 딸 사이에는 다가갈 수 없는 벽이 생기기 시작했고, 아이가 성장할수록 그 벽은 점점 두꺼워졌다.

 

아이는 가족들에게 다른 사람이 우리 엄마였으면 좋겠다는 말도 했다. 이 모녀간의 불편한 관계로 인해 엄마는 늘 죄인처럼 생활을 했고, 딸은 결코 엄마와 함께 다니지 않았다. 심지어 동네를 다닐 때도 딸은 멀리 떨어져 다니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초등학교에 다니게 된 딸아이가 도시락과 체육복을 두고 간 것을 발견하고 엄마는 그것을 가지고 학교로 찾아갔다.

 

딸아이를 찾아 학교로 갔는데, 엄마를 본 딸아이는 뛰어나와 작은 목소리로 “창피하게 학교는 왜 왔어, 다시는 오지 마.” 하고는 옷과 도시락을 잽싸게 채가는 것이었다. 돌아서는 엄마의 귓가에 아이와 친구들의 말소리가 들렸다.

 

“누구니,”

“응, 우리 집 가정부야”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 온 아이가 낮에 있었던 일 때문에 화가나 씩씩대며 집안으로 들어섰는데, 뜻밖에도 이모가 와 있었다. 아이는 엄마에게 화도 못 내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보다 못한 이모가 곧장 따라 들어와 이야기를 시작했다.

 

“네가 태어난 지 10개월 정도 되었을 때, 너희 집에 큰 불이 났었단다. 모두들 밖으로 나왔는데, 아무도 너를 데리고 나오지 않은 거야, 그 사실을 알았을 때는 불이 너무 번져서 누구도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었지, 소방관들도 지금 들어가면 모두 죽는다고, 식구들을 말리고 있는데, 네 엄마가 불길 속으로 뛰어 들어갔단다. 그리고 너를 품에 안고 뛰어 나왔단다. 그 후로 네 엄마는 네가 무사하기까지 자신의 얼굴은 상관없다며 지금까지 살아 왔단다. 그런데 네가 그렇게 엄마의 마음을 아프게 하면 되겠니? 이제는 너도 엄마를 고맙고 자랑스럽게 생각할 때가 된 것 같구나.”

 

말을 마친 이모는 방을 나갔다. 아이는 그 순간 멍해져서 천정만 쳐다보고 있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눈물이 주르르 흘러나왔다. 아이는 지금까지 흉한 얼굴을 한 엄마에게 자신이 했던 못된 행동들이 후회스러웠다. 흐르는 눈물을 어찌하지 못한 채, 아이는 주방에서 저녁을 준비하고 있는 엄마에게 다가갔다. 아이는 엄마의 뒤에서 엄마를 껴안으며 “엄마, 내가 잘못했어요. 다시는 엄마를 창피하게 생각하지 않을게요.”

 

엄마는 그 오랜 세월의 아픔을 딸의 잘못했다는 말 한마디에 눈 녹듯이 씻어낼 수 있었다. 보기 흉한 어머니의 얼굴이 자신을 살리기 위한 희생이었음을 알았다면, 철없는 딸이 어머니를 가정부라고 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자식을 위해 어떤 고통도 참아낼 수 있는 단 한 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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