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공안사범의 작업금지는 인권존중 원칙 어긋난다”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18/05/12 [19:21]

法 “공안사범의 작업금지는 인권존중 원칙 어긋난다”

추광규 기자 | 입력 : 2018/05/12 [19:21]

수형자가 지난 4년의 수용기간 동안 공안 사범이라는 이유로 작업을 전혀 하지 못한 상태에서 교도소장이 수형자의 처우등급을 불리하게 결정하자, 그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에서 법원이 현처우 유지 결정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대구지방법원 제 1행정부(재판장 한재봉)은 지난 5월 9일 국가보안법위반죄 등으로 징역 7년의 형을 선고받아 대구교도소에 수형 중인 ‘왕재산’ 사건의 김덕용씨(55)씨가 대구교도소장을 상대로 제기한 현처우 유지 결정 취소의 소에서 김 씨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재판장은 “대구교도소장은 아무런 합리적인 이유 없이 김 씨에게 단 한 번도 작업을 부과하거나 교육을 받도록 허용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면서 “이는 헌법상 평등의 원칙과 비례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형집행법을 들면서 “만약 대구교도소장이 아무런 합리적 이유 없이 특정 수형자에 대해서만 작업 또는 교육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거나 부당하게 제한한다면 이는 형집행법의 입법 취지와 교정행정의 목적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수형자에 대한 인권 존중의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재판장은 계속해서 “대구교도소장이 김 씨에게 개별적 특성에 알맞은 작업 또는 교육, 직업훈련 등의 처우를 하는 것이 교정교화를 돕고, 향후 사회생활에서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시키는 데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것”이라면서 “단지 공안 사범이라는 이유만으로 작업 또는 교육을 사실상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것은 어떠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장은 이 같이 판단하면서 “이 사건 처분은 대구교도소장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사회적 신분과 정치적 의견 등을 이유로 김씨에게 작업과 교육을 아예 부과하지 않고, 또 그러한 사정을 전혀 반영하지 아니한 채로 평가한 평정소득점수만을 고려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헌법상 평등의 원칙과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여 재량권을 현저하게 일탈·남용하였다”면서 김 씨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교도소장은 수형자들의 교정성적에 따라 수용시설, 작업기준, 물품지급, 접견, 가족만남의 날 행사, 전화통화, 사회견학, 종교행사 참석 등 교정시설 내·외부의 처우 수준을 결정하고 있다.

 

그런데 대구교도소장은 4년의 수용기간 동안 김 씨에게 작업 및 교육의 기회를 단 한 번도 제공하지 않았다. 김 씨는 작업 및 교육과 관련된 교정성적을 제대로 부여받지 못한 결과 자신의 형기 중 마지막으로 이루어지는 정기분류심사에서 대구교도소장으로부터 기존과 동일한 처우등급을 유지한다는 결정을 받았다.

 

김 씨는 “공안 사범(국가보안법 위반자)이라는 이유로 단 한 번도 작업 또는 교육을 부과하지 않았다”면서 “이는 원고와 다른 수형자를 아무런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하는 것으로서 헌법과 형집행법에서 정한 평등의 원칙, 인권 존중의 원칙, 차별금지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구교도소장은 수형자에 대한 처우등급 결정은 교정정책 또는 형사정책상 판단에 따라 하는 자유재량행위라면서 처우등급 결정은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편 김덕용씨는 2013년 2월 8일 서울고등법원에서 국가보안법위반(반국가단체의구성등)죄 등으로 징역 7년의 형을 선고받아 2013년 7월 26일 위 판결이 확정된 후 대구교도소에서 그 형을 집행 중인 가운데 오는 7월 6일 그 형기가 종료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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