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문칼럼] 감동 없고, 인물 없는 지방선거

이강문 영남본부장 | 기사입력 2018/05/14 [04:30]

[깡문칼럼] 감동 없고, 인물 없는 지방선거

이강문 영남본부장 | 입력 : 2018/05/14 [04:30]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는 축제에 해당한다. 지역을 대표하는 시장, 도지사, 그리고 지역 단체장을 뽑고, 우리 주민의 대의 기관인 지방의회 의원을 뽑는 날이 곧 다가오고 있다. 그래서 지방선거는 축제가 되어야 한다.

 

 

 

 

 

올해는 지방선거 선거일 1개월을 남겨두고 하루가 다르게 지방선거 예비출마자들이 줄을 서고 있지만, 대충 훑어봐도 큰 인물이 없다. 거기서 거기 그나물에 그밥이다. 정권이 바뀌고 한 정당에서 독주했던 총선이나 지방선거에서 과거 새누리당이 이름을 바꿔 자유한국당이 됐는데, 옛날처럼 대구·경북이 싹쓸이 할 것인가에 주목하고 있다.

 

사람이란 원래 간사한 동물이라 아직도 대구·경북은 자유한국당이 유리하다는 생각에서 너도나도 자유한국당 공천을 받으려고 줄을 선다. 정권이 바뀌었는데 뚜렷이 여당 인물도 보이지 않는 것도 그런 현상을 낳는다. 야당인 자유한국당, 바른비래당은 아직까지는 지지도가 올라가지 않은 실정이라 과연 몇 명이 당선될 것인지 의문이며 여당이나 제1야당에서 공천을 못 받은 무소속 후보에게도 어떤 점수를 줄는지도 의문이다.

 

과거 대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아예 관심도 없었으며, 한때 대구는 그래도 박근혜 정부를 탄핵시키는데 한 몫을 한 바른미래당에게 작은 기대를 걸었지만 국민의 당과 합당하는 바람에 오히려 점수를 잃지 않을까 걱정이다. 지방선거 1개월 정도 남겨두고 있는 지금, 다음 달 12일에 북미정상회담이 싱가폴에서 열린다.

 

한반도의 키를 쥐고 있는 트럼프와 23일~25일, 북한 핵시설인 풍계리 시험장을 폐쇄한다는 뉴스가 연일 보도 되고 있다. 이 폐쇄장면은 세계 여러 나라 기자와 남한의 기자도 참석시켜 폐쇄장면을 공개한다고 한다. 북한은 핵을 포기하고 정전상태인 남북한에 종전을 선언한다면 뉴스의 모든 초점은 여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싱가폴의 북미 정상회담에서 다소 밀고 당기는 의견은 있을지 몰라도 핵 없는 한반도를 만들어 가는 데는 큰 틀에서 합의할 것 같다. 이런 빅뉴스 속에 지방선거는 묻힐 수 있다는 관점에서 제1야당 홍준표 대표는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가 지방선거 하루 전인 12일로 북미회담을 이끌어 내는데 문 대통령이 구걸외교를 하지 않았나 하는 의심을 하고 있다.

 

그러나 북미정상회담에서 전 세계가 관심을 가질 텐데 회담 날짜까지 좌지우지 했다고는 볼 수 없다. 다만 북미회담에서 이런 점은 관심을 가져달라는 협조요청은 당사국인 우리나라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이런 문제로 정쟁을 만들어 야당이 패하면 이런 것 때문이라고 한다면 야당 대표로 옳지 못한 처신이라 생각한다.

 

이런 가운데 다음 달 13일로 예정된 지방선거는 빅뉴스의 폭주에 밀려있는 상황이다. 또한 지방선거에 나오는 인물들을 보면 ‘그때 그 사람’ 국회의원하다 광역단체장 나오는 사람, 청와대 있다가 시장, 군수 나오는 사람, 부시장, 부지사 하다가 단체장으로 나오는 인물 등으로 실업자들이 발을 들이밀 공간은 전혀 없다.

 

한 세월 꽃가마 타고 좋은 보직에 잘 지내다가 더 좋은 꽃가마로 자리를 옮기겠다는 덜 떨어진 인물들로 득실득실하다. 시민들은 남북정상회담이다. 북미정산회담이다. 하는 엄청난 외교에 매몰되어 파산 지경인 경제에 관심을 가진다. 경제지표는 하향곡선을 긋고 체감물가는 하는 높은 줄 모르고 뛰고 있으니 지방선거에 관심을 갖겠는가.

 

그래서 이번 지방선거에 투표율이 얼마가 될지 벌써부터 염려스럽다. 지방선거에서 뽑아봐야 그 사람, 그 사람들인데 무슨 큰 기대를 하겠는가. 선거가 끝나면 부정선거가 어떻고 공천헌금이 어떻고 하면서 검찰만 바빠질 텐데, 개헌을 해서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 제도를 없애자고 그렇게 아우성 쳤지만, 국회의원들의 재미(?)를 앗아가는 것 같아 도무지 움직이지 않는다.

 

4월과 5월은 국회의원들이 드루킹 사건 특검으로 연차휴가를 내고 놀고 있으니, 국민들만 발을 동동거리고 있다.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예비후보자들에게 환호하고 박수를 보내는 사람들은 없다. 아직 선거기간이 남아 있다고 변명하겠지만, 그만큼 감동을 주는 인물이 없기 때문이다. 왜, 우리에겐 영웅이 없는가?

 

자신을 낮추고 지역주민에게 봉사하겠다는 진실한 사람을 찾기엔 아직도 많은 세월이 흘러야 하는가. 벌써 일곱 번째 지방선거를 치르지만 나아진 게 전혀 없다. 이제 우리 모두는 가슴을 가다듬고 덕(德)을 쌓아가야 한다. 덕이란 홀로 고결하게 마음을 지키고, 홀로 깊은 철학적 사색에 빠져있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나의 선량한 마음이 마치 향기처럼 남에게 적셔주는 것이 바로 덕이다. 그래서 덕이 있는 사람은 남을 평화로운 길로 이끌어 주고 같이 그 길을 밟아가는 사람이다. 그런 후보자가 많아야 6월 선거는 축제이상의 지방선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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