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수 부러져 노인들 중상...관리법령 미비 지자체 난감

임두만 | 기사입력 2018/08/02 [10:41]

보호수 부러져 노인들 중상...관리법령 미비 지자체 난감

임두만 | 입력 : 2018/08/02 [10:41]

[신문고뉴스] 임두만 기자 (종합) = 농촌마을 보호수가 관리 부실로 부러져 나무 밑에 마련 된 마을 노인들 휴식처에서 한여름 폭염을 피하던 노인들을 덮쳐 노인 3명이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 부러진 나무가 정자 지붕을 뚫고 내려와 정자에 있던 노인들을 덮쳤다.

 

사고가 난 보호수가 있는 지역은 전남 강진군의 한 마을이다. 이 마을 입구에는 수령이 250년 된 팽나무가 있다. 팽나무는 1982년 전라남도에 의해 보호수로 지정되어 마을 이장을 관리자로 하여 관리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이 나무 밑에 정자를 만들어서 한여름 뙤약볕을 피하는 사랑방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런데 지난 7월 24, 저녁 8시 경 이 보호수가 갑자기 부러지면서 커다란 나무통이 정자 지붕을 뚫고 내려와 정자에서 쉬고 있던 동네 노인 3명을 덮쳤다.

 

이날 사고로 부러진 나무에 머리에 맞은 한 노인은 목뼈가 골절된 중상을 입고 현재 광주의 한 대학병원에 입원 가료 중이며, 또 다른 70대 노인도 허리를 크게 다쳐 강진의료원에서 수술 후 치료 중이다. 그리고 나머지 한 노인은 쓰러진 나뭇가지에 얼굴을 심하게 다쳐 해남의 한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갑자기 부러진 나무를 피할 새도 없었던 노인들은 고스란히 나무에 맞아 중상을 입었지만 다행히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에 의해 응급조치가 잘 되어 목숨은 건졌다.

 

▲ 사고 후 아수라장이 된 정자...

 

하지만 문제는 이후에 나타났다. 사고 후 피해자들은 보호수 관련 법령미비 등으로 관계기관이 피해자들에게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데 황당해 한 것이다. 즉 지자체나 산림청 등이 나무를 보호수로 지정만 할 뿐 지정 이후 관리에 대한 법령은 거의 없다시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호수란 유전자, , 생태계 등의 보전 및 관리를 위해 나무를 보호하는 제도로서 그에 따라 지정된 나무다. 보호수 제도는 산림보호법 제13조에 따라 시행된다. 산림보호법 13(보호수의 지정관리)항으로 ·도지사 또는 지방산림청장은 노목(老木), 거목(巨木), 희귀목(稀貴木)으로서 특별히 보호할 필요가 있는 나무를 보호수로 지정하고 현재 있는 장소에서 안전하게 관리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 위험을 감지하고 철사로 묶어 지탱하게 했으나 그 옆 가지가 부러졌다.    

 

그런데 이 항목의 노목, 거목, 희귀목으로서 보존가치가 있는 대부분의 나무는 보통의 시골 마을에서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인정하는 당산목 등이다. 이 당산목은 또 마을 주민들이 쉴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정자목이 되어 나무 밑에 정자 등을 짓고 휴식처로 활용된다. 이에 각 지자체들은 최소한의 예산으로 이 보호수들을 관리하므로 대부분 명목상 동네 이장을 관리인으로 지정하고 있다.

 

그런데 보호수 지정권자인 시·도지사 또는 지방산림관리청장은  관리를 위해 관리인을 지정, 나무의 보호, 관리 및 사업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명할 수 있지만, 관리 명령권과 함께 부여되어야 할 관련 예산권은 주고 있지 않다, 즉 관리예산 등이 법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아서다.

 

때문에 보호수 명찰에 붙어 있는 보호수 관리인은 사실상 '명목상 관리인'일 뿐 실제 관리는 지자체가 용역으로 하고 있다. 취재결과 이런 현상은 전국의 기초단체가 대동소이 했다.

 

▲ 전라남도가 1982년 보호수로 지정했다.    

 

 2014년 현재 공공데이터포털에 등록된 전라남도 보호수는 총 3914그루, 이중 강진군에 있는 보호수만 104그루에 달한다. 그런데 강진군에서 이를 관리하는 공무원은 주무관 1명이다. 예산 또한 매년 다르기는 하지만 고사목 관리 등으로 연간 400만 원 내외가 책정된다.

 

이에 물리적으로 보호수 생육 체크는 제대로 할 수 없으며, 보호수가 있는 지역 주민들의 이상 신고가 있을 경우 용역업체 직원들이 둘러보고 적은 예산 한도 내에서 대강의 임시방편을 하고 있다.

 

이는 비단 강진군만이 아니다. 전국 대부분의 보호수들은 이번에 사고가 난 강진군의 자연부락처럼 마을의 정자목으로 이용되지만 실제 세심한 관리를 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따라서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전국 어디에서도 이번 사고와 같은 대형 사고는 늘 안고 있다는 말이다.

 

특히 지자체는 보호수들의 관리부실로 사고가 나도 사고 후 보상해야 할 예산도 없다. 법적 항목이 없으므로 지자체나 국가기관이 관련 예산을 편성할 수도 없다. 때문에 이번 강진군에서 일어난 사고가 다른 지자체에서 일어나더라도 지자체 차원에서 피해자 보상을 법에 의거 해줄 수는 원천적으로 없다.

 

▲ 사고 후에도 그대로 방치된 나무와 정자    

 

때문에 강진군은 이 대형 사고로 다친 주민에 대한 보상의 법적근거는 물론 관련예산이 없어 다각도로 지원방법을 찾고 있으나 합당한 지원책을 강구하지 못하자 결국 추경을 편성해야 할 판이다. 이에 대해 강진군의 담당 팀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다친 주민들의 피해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강진군은 이분들의 치료비는 최대한 강진군이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피해자 가족들은 이런 관계기관의 대응이 영 못마땅하다. 관리주체의 관리미숙으로 입은 피해이며 평생을 불구로 살아야 할 수도 있는 중상을 입었는데 일정부분 위로금 형태의 병원비 지원은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또 이런 법령미비 사태는 하루속히 해소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래서다. 국회는 하루라도 빨리 관련법을 제정하고 법에 따라 보호수가 제대로 관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그 법에는 정자목으로 쓰이는 보호수에 의해 인명이 피해를 입었을 경우, 관리 주체에 대한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되, 피해자 보상도 명시,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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