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의 대표출마, 청와대의 뜻을 거스른 것일까?

[데스크의 窓] 더불어민주당 8.25 전당대회 관찰기 2. 청와대는 '친노'와 '친문' 대결 원치 않아

임두만 | 기사입력 2018/08/10 [12:06]

이해찬의 대표출마, 청와대의 뜻을 거스른 것일까?

[데스크의 窓] 더불어민주당 8.25 전당대회 관찰기 2. 청와대는 '친노'와 '친문' 대결 원치 않아

임두만 | 입력 : 2018/08/10 [12:06]

[신문고뉴스] 임두만 편집위원장 =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화두다. 이 지사의 조폭연루 스캔들, 해묵은 친형님 정신병원 강제입원설에 최근 김사랑이란 여성의 정신병원 강제입원설까지 연이어 터지면서 과연 이런 작업을 어디서 누가 하는지가 의심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작업들은 이 지사를 비토하고 그의 대권을 막기 위한 친문계의 작업일 것으로 짐작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지사 측도 노골적으로 말은 않지만 기류는 그럴 것으로 짐작하는 분위기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는 이 지사의 탈당을 완곡하게 권유하면서 관심을 끌었다. 또 이는 노골적으로 김경수 지사 보호 노선과 연계돼 친문계의 추후 노선을 짐작케 하고 있다.

 

반면 당 대표 후보로 뛰고 있는 이해찬 의원은 조금 결이 다르다. 이재명 탈당을 요구하지도 않고 친문임을 표명하지만 원조 친노의 구심점이라는 점도 강조한다.

 

▲ 이해찬 의원 당 대표후보 포스터에서 발췌     © 임두만

 

특히 낙천무소속 출마복당의 홍역을 거친 이해찬 의원은 차기총선 불출마를 배수진으로 당 대표에 도전 중인데, 만약 그가 대표가 되면 당내 주류인 친문 직계로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는 민주당을 취재하는 기자들의 귀에 이해찬이 출마를 발표하기 전날 밤, 당시 미국을 방문 중이었던 친문계 홍영표 원내대표가 전화를 걸어 출마를 만류했다는 소리가 들린데서도 알 수 있다. 

 

때문에 이런 기류를 알고도 이해찬이 출마했으므로 진검승부를 통해 낙시켜야 한다는 목적에 따라 전해철과 황희 등 친문 핵심 의원들은 이해찬의 대항마인 김진표 의원을 대놓고 밀고 있으며, 현재 친문계를 자임하는 이들의 SNS, 특히 트위터는 이해찬 반대기류가 무척 강하다.

 

그러나 이런 강력한 비토 기류에도 이해찬 의원의 행보가 호락호락하지 않다. 일단 현 정권 뿌리인 원조 친노세력이 그의 배후에 있다, 또 참여정부 국무총리를 지내고 그동안 흐트러진 친노계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문재인 대통령을 배출하도록 한 그의 저력도 무시할 수 없다. 거기에 '이번 당 대표 출마가 마지막 정치적 소임'이라며 차기 총선 불출마를 배수진으로 친 것 모두가 그의 노련한 정치력이다.

 

더구나 차기 총선 불출마 카드가 강력했다는 평가다. 여권 핵심의 한 정치인은 문 대통령이 차기 총선에서 친노, 586 등 민주당을 지배해온 기득권 세력을 확실히 물갈이하길 원한다."면서 "이 기류에서 이해찬 의원의 적시 차기총선 불출마 의사 표명은 '신의 한 수'였다"고 평가했다.

 

기자와의 대화에서 그는 “지방선거에서 궤멸적 참패를 당한 자유한국당이 친노김병준을 영입했듯이 그들은 본능적 생존능력이 있다. 따라서 자유한국당은 다음 총선을 앞두고 '학살' 수준의 공천 물갈이를 단행, 국민들 지지를 구할 것이다. 그리므로 이에 맞서려면 민주당도 역대 급 공천 물갈이를 해야 하는데 그 칼잡이가 의외로 이해찬이 될 수 있다”고 그는 내다봤다.

 

그런 다음 그는 다시 “정치권 전체의 차기 총선 1순위 물갈이 대상은 고령자가 될 것이다. 이는 지금 나도는 '올드보이론'만 봐도 알 수 있다. 따라서 여권도 71세 김진표 66세 이해찬도 물갈이 대상인데 그걸 간파한 이해찬이 불출마 카드로 청와대의 부담을 덜어줬다"고 평가했다.

 

더 나아가 그는 "그러므로 청와대로선 차라리 이해찬이란 칼로 물갈이를 하는 게 쉽다. 2년 후 총선에서 국민들 정서는 친문과 운동권 피로증이 올 수도 있다. 이에 여기에 해당하는 정치인들 물갈이 필요성도 있다고 대통령이 판단한다면 칼잡이로는 이해찬이 적임자다”라고 말했다.

 

그의 이런 분석이 맞다면 청와대는 강성 친문을 앞세운 고령의 김진표와 차기 대권도전 의지가 강한 송영길은 부담일 수 있다. 때문에 이해찬의 대표 출마는 애초 청와대의 뜻을 거스른 것일 수도 있으나 총선 불출마 카드와 친노+친문 하나되기 카드로 적격일 수 있다. 이에 원조 친노이자 돌격파인 정청래 전 의원 등은 더 강력하게 이해찬 돌격대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따라서 이해찬 측이 현재 전개되고 있는 친문 핵심들의 강공을 막아내고 당권을 잡는다면 당 사무총장은 정청래가 될 수도 있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노회한 강성 대표에 친노 핵심을 자임하는 강경파 사무총장으로 대통령 임기 중반을 돌파하고, 여세를 몰아 강력한 물갈이를 통한 총선 승리를 이뤄낸다면 청와대로선 '불감청이언정고소원'이다. 과연 이해찬의 대표 출마는 청와대의 뜻을 거스른 것일까? 관찰자의 눈으로 보면 쳥와대는 '친노'와 '친문'의 대결을 원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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