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종기 오늘의 칼럼] 영원한 사랑 "도라지 꽃"

심종기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8/09/10 [13:43]

[심종기 오늘의 칼럼] 영원한 사랑 "도라지 꽃"

심종기 칼럼니스트 | 입력 : 2018/09/10 [13:43]

[신문고뉴스] 심종기 칼럼니스트 = 옛날 어느 산골 마을에 예쁜 소녀가 살고 있었습니다. 수줍음과 부끄럼을 많이 타던 소녀는 이웃집 청년을 짝사랑하게 됩니다.

 

소녀는 부모님 몰래 담장 너머로 청년을 지켜보면서 사랑을 키웠습니다. 이웃집 청년도 옆집 소녀가 자신을 연모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옆집 소녀의 마음을 알고는 있지만, 청년은 대처에 나가 학문을 더 정진하고 싶었습니다. 달빛이 교교하게 비추던 어느 날 청년은 소녀를 밖으로 불러냅니다.

 

▲ 영원한 사랑 도라지꽃...     © 심종기


"나 네 마음을 잘 알고 있다. 나 또한 너를 은혜하느니라. 그러나 학문에 더 정진하고 싶구나. 대처에 나가 학문을 더 정진하고 10년 후에 돌아올 터이니 그 때까지 기다릴 수 있겠느냐?"

 

짝사랑인줄만 알았던 소녀는 청년의 말에 그만 감격했습니다. 10년이고 20년이고 기다릴 터이니 걱정하지 말고 학문을 연마하여 돌아오시라 당부하고 그렇게 둘은 이별을 고하였습니다.

 

소녀는 매일 바닷가 언덕위에서 청년이 떠난 곳을 향해 정성을 다해 기도를 드리면서 님이 오실 날만 기다렸습니다. 어느새 소녀와 약속한 10년이 훌쩍 흘렀습니다.

 

그러나 대처로 떠난 님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나고, 30년이 지나고, 40년이 지나도록 청년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소녀는 백발이 성성해진 할멈이 되었습니다. 할멈이 된 소녀는 그래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바닷가 언덕에 나가 청년을 기다렸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할멈이 된 소녀의 등 뒤에서 "네가 도라지구나"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함범이 된 소녀는 너무 반갑고 기쁜 나머지 빠르게 몸을 돌리려 했습니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할멈이 된 소녀는 발을 헛디뎌 절벽 아래 바다로 떨어져 죽고 맙니다. 소녀의 이름은 "도라지" 였고 그 소녀가 떨어진 자리에 서럽게 피어난 꽃이 "도라지꽃"이라고 합니다.

 

▲ 영원한 사랑을 뜻하는 도라지꽃     ©심종기

 

도라지꽃은 연보라색과 흰색이 예쁜 모습으로 조화를 이룹니다. 님을 지척에 두고 떠난 것이 못내 서러웠던지 소녀의 마음처럼 애처롭게 피어났습니다. 소녀 때의 그 풋풋한 모습을 사랑하는 님에게 보여주고 싶었나 봅니다. 그래서 함초롬히 꽃망울을 머금은 보랏빛 도라지꽃을 바라보면 왠지 모를 애잔한 그리움을 느끼게 됩니다. 부끄러운듯 수줍어하는 모습이 소녀를 닮았기 때문입니다.

 

도라지꽃은 풍선을 연상케 합니다. 바람이 들어가면 서서히 불어나는 풍선처럼 도라지꽃도 빵빵하게 불어납니다. 꽃봉오리를 열기 직전의 모습은 열기구의 모습과도 흡사합니다. 못다한 사랑을 이루기 위해 열기구에 청년을 싣고 하늘 저 멀리 떠나고 싶은 소녀의 마음이 담겨있는 듯합니다.

 

▲ 애진함을 담은 풍선 같은 도라지꽃 꽃망울     © 심종기

 

너는 아느냐/ 내가 돌아온 것을/ 너는 아느냐/ 너를 은혜 한 것을/ 너는 보고 있느냐/ 내가 너를 기다리는 것을/ 내가 너가 되어/ 너의 자리 있구나/ 너가 그랬던 것처럼/ 나 또한/너를 은혜하면서/ 영원히 기다리마. 도라지꽃의 꽃말은 "영원한 사랑"입니다. 영원한 사랑은 기다림의 사랑이겠지요.

 

어린 시절 산으로 도라지를 캐러 많이 다녔습니다. 그때는 벌거숭이 산이 대부분이어서 도라지가 자라기에는 오히려 더 좋은 환경이었습니다. 도라지는 유독 무덤가에 많았습니다. 사랑하는 님을 떠나보낸 애잔한 그리움이 무덤가에서 도라지꽃으로 환생했나 봅니다.

 

찬이슬을 머금고 햇살을 받아 영롱한 이슬을 굴리던 도라지꽃의 함초롬한 미소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한번 피어난 도라지꽃은 해가 바뀌어도 그 자리에서 다시 피어납니다. 사람의 손을 타 자신이 생명을 다하더라도 자식들을 키워내 그 자리에서 사랑하는 님을 외롭지 않게 지켜 줍니다.

 

도라지꽃은 영원한 사랑을 의미합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겹도라지꽃도 있습니다. 두개의 꽃이 한 몸으로 피어납니다. 꽃으로 환생했지만 영원히 함께하고 싶은 간절한 소망을 신이 겹꽃이란 선물을 주어 다시 태어나게 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에는 도라지꽃을 관상용으로 키우거나 들이나 밭에 집단으로 재배합니다. 군락을 이뤄 피어난 도라지꽃의 향연은 사람들의 마음을 깨끗하게 정화시켜줍니다.

 

▲ 도라지꽃 군락지     ©심종기

 

도라지는 인체를 정화시키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포닌과 섬유질과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식물이기도 합니다. 가래를 삭이고 혈당 강하작용을 해주고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인간에게도 아주 유용하고 이로운 식물입니다. 그 밖에도 인후통, 치통, 설사, 감기 등에 특효가 있어 식용과 약용으로 널리 쓰여집니다. 그 도라지꽃의 뒷모습은 흡사 보랏빛 양산과 유사합니다. 보랏빛 양산을 들고 님을 기다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너의 마음이 곧 내 마음이었고 내 마음이 곧 네 마음이었다. 너는 보랏빛 꽃으로 환생하였고 난 흰 꽃으로 환생하여 이렇게 함께하고 있다. 후세 사람들이 말하길 "영원한 사랑"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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