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문칼럼] 가짜뉴스가 판치는 사회.

가짜가 진짜를 가짜라고 우기며 몰아세우는 희한한 세상.

이강문 영남본부장 | 기사입력 2018/10/04 [14:12]

[깡문칼럼] 가짜뉴스가 판치는 사회.

가짜가 진짜를 가짜라고 우기며 몰아세우는 희한한 세상.

이강문 영남본부장 | 입력 : 2018/10/04 [14:12]

 

가짜 뉴스’란 과연 무엇일까? 가짜 뉴스란, 거짓 정보를 사실인 것처럼 교묘히 둔갑시키거나 실존하지 않는 정보를 언론사 기사처럼 만들어 유포하는 것이다. 페이크 뉴스(Fake News)라고도 한다. 언론사의 오보에서부터 인터넷 루머/유언비어까지, 가짜 뉴스의 범위는 모호하다.

 

또한 일정 부분은 사실에 기반하고 있으며 사용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자극적인 제목을 수반한다. 사용자들은 수동적으로 많은 정보를 접하게 된다. 하나의 뉴스를 깊게 들여다 볼 시간도 부족할 뿐더러 교묘한 속임수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해 사실 확인 또한 쉽지 않다.

 

정보를 생산함에 있어 확실한 기준과 규제의 필요성이 더욱 대두되는 이유다. 또한, '필터버블 현상'이란 정보를 제공하는 인터넷 검색 업체나 SNS 등이 이용자의 그간 검색 기록 등에 기반하여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이용자가 특정 정보만 편식하게 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용자가 좋아하고 자주 보는 것 위주로 보여 주는 방식인데, 예를 들자면 보수 성향을 지닌 사람은 보수 성향을 지닌 글만 계속 보게 되고, 진보 성향을 지닌 사람은 진보 성향을 지닌 글만 계속해서 보게 된다는 단점이 있다. 이는 이용자 개인의 편견과 고정관념이 강화되는 문제를 낳는다.

 

최근 가짜뉴스가 확산된 원인도 여기에 있다고 볼 수 있는데, 필터버블 현상과 맞물려 거짓도 진실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필터버블 현상' 때문에 이용자가 사실 여부에 근거하기보다는 자신의 호불호에 따라 뉴스를 선택하고 신뢰하니 말이다. 가짜 뉴스의 파급력은 비단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국경을 넘어 세계적 차원에서 느낄 수 있다.

 

한 예로, 2016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가짜 뉴스’는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페이스북에 가장 많이 공유된 기사 5개 중 4개가 가짜 뉴스였기 때문이다. ‘프란체스코 교황이 트럼프를 지지한다’(1위)거나 ‘힐러리가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에 무기를 팔았다’(3위) 등의 허위 사실은 내용이 거짓임에도 불구,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이렇듯 가짜뉴스는 시선을 확 끄는 제목으로 인해 지구촌으로 확대 재생산된다. 사회가 건강하면 모든 것이 상식에 맞고 논리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반대로 사회에 병이 들면 많은 것들에 비상식이 똬리를 틀고 논리에 일탈이 생긴다. 존속살인, 학교폭력, 부부강간. 효와 예가 바로 선 집안에 어떻게 부모를 해하는 일이 가능하며, 배움의 즐거움이 가득한 학교에 어떻게 폭력이 발생하는가.

 

사랑이 가득한 부부 사이에 강간이 말이 되는가. 그럼에도 우리 사회에는 이 같은 비상식과 탈 논리가 여럿 목격되고 있다. 디지털 세상이 되어 좋아졌다 했더니, 오히려 더하여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비정상이 생겨나고 있다. ‘가짜뉴스.’가 바로 그것이다. 언론이 무엇인가. 정부는 입법, 행정, 사법의 3부로 구성되어 서로 견제와 균형을 유지한다.

 

민주사회의 이런 제도적 장치가 충분하지 않다고 본 사람들이 ‘제4의 권력’으로 만들어 온 것이 ‘언론’이 아닌가. 언론을 통하여 보통 사람들이 정보를 제공받아 힘 있는 이들을 견제하여, 그 결과로 민주주의가 건강하게 유지되고 발전하는 것이다. 언론에 거는 시민의 기대가 그렇다면, 언론이 전하는 내용은 당연히 ‘있는 그대로의 진실’이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가짜뉴스’는 본질적으로 뉴스가 아니다. 언론이 아닌 것이다. 수년 전부터 해외로부터 가짜뉴스에 대한 우려가 전해지더니 급기야 우리 사회에도 문제가 되었다. 최근, 가짜뉴스를 지적하며 각성을 촉구하는 보도가 있자 이에 대하여 반박하며 그렇게 알린 보도내용이 오히려 가짜라고 주장하는 일이 발생하였다.

 

누가 ‘진짜고 가짜냐’는 논란이 생긴 것이다. 국무총리가 ‘신문의 날’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우려를 담아 언급한 대로, 뉴스 전체가 신뢰의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그는 가짜뉴스를 공동체 파괴범이자 민주주의 교란범으로 지목하였다. 민주주의를 언론으로 바로 세우고자 하였더니, 그 뉴스가 가짜를 전하고 있다면 과연 민주질서는 어지러워질 수밖에. 이를 어찌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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