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주’에서 조선왕실백자 원재료인 ‘백토’ 발견돼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18/11/04 [13:58]

경기도 ‘광주’에서 조선왕실백자 원재료인 ‘백토’ 발견돼

추광규 기자 | 입력 : 2018/11/04 [13:58]

[취재 인터넷언론인연대        편집  추광규 기자]

 

조선백자의 산실인 경기도 광주시에서 백자를 빚는 원재료인 ‘백토’와 ‘목절점토’가 대량으로 발견됐다. 경기도 광주는 분청사기와 조선백자의 맥을 잇는 전통의 도요지로서 그동안 원재료인 백토가 고갈되면서 사실상 그 맥이 끊긴 상황이었다.

 

▲  백토로 빚은 분청사기     사진 = 인터넷언론인연대

 

 

-백토와 목절 점토 현재 대부분 수입에 의존
-분청사기와 백자, 청자 등 제작 ‘매우 우수한 흙’으로 평가
 
경기도 광주시 역세권 개발 구역(역동 170의6 일원)에서 백토와 목절 점토가 발견되면서 학계와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목절 점토의 매장량은 120만여 톤(지반조사치 기준), 백토는 30∼40만 톤으로 추정된다.

 

경기도 광주는 1467년 사옹원 분원이 설치된 후, 조선백자의 산실로 알려진 곳이다. 하지만 백자를 빚는 백토가 고갈되면서 그 맥이 더 이상 이어지지 못했다. 그러다가 근·현대에 이르러서야 일부 도예가들이 원재료인 백토와 목절 점토를 수입해 빚으면서 전통을 잇고 있는 중이다. 그럼에도 우리 흙이 아닌 수입토만으로 도자기를 빚으면서 세계에 내놓고 자랑할 명분을 상실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광주지역 도예인들을 중심으로 이번에 발견된 백토와 목절 점토가 청자와 분청사기, 조선백자의 맥을 잇는 귀중한 문화광물자원으로 반드시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특히 목절 점토는 북한 회령에만 존재하는 도자기 원토로 그 가치가 더욱 높다는 평가마저 내리고 있다.

 

이곳에서 채굴한 목절 점토와 백토 원토로 옛 전통도자기를 재현한 박상진(무형문화재 제41호) 분청사기장은 “이번 광주에서 발견된 목절 점토는 조선시대 제작했던 분청사기의 색상과 흡사하고, 분청사기의 특징인 따뜻하고 부드러운 색깔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사진 = 인터넷언론인연대

 

 

▲ 사진 = 인터넷언론인연대    

 

 

이어 “밝고 질감이 고운 화려한 청자를 제작할 가치가 있다는 가슴 떨리는 판단마저 내릴 수 있었고, 백토 또한 색상이 맑고 부드럽고 은은해 어느 나라 어느 지역 흙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백자 색상을 보여주었다”고 밝혔다.

 

이곳에서 발견된 목절 점토와 백토의 재산 가치를 4천억 원까지 내다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곳 광물자원은 개발부지 토지주였던 S씨가 지난 2년간 탐사를 통해 밝혀냈다. 그는 그동안 한국광물자원공사 시험성적서, 한국세라믹기술원 시험성적서, 한국공예연구소(서울과학기술대학교 공동실험)‘광주 백토 및 목절 점토 시험보고서’까지 마쳤다.

 

▲ 시험성적서     사진 = 인터넷언론인연대    

 

 

시험보고서 결과 ▲점토요소인 점토 가소성과 미세구조, 유약도표와 색상 양호 ▲광주 백토와 목절 점토는 도자기용 소지로 양질 원토 ▲도자작품 및 인테리어와 조형작품 소재 사용 가능 ▲수입대체 경제 효과가 크다고 내다보았다.

 

박상진 분청사기장은 이와 관련 “대부분 수입 토만으로 도자기를 제작해 왔다.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었다”면서 “도자사업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우리 흙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수입품으로 만들어 왔으니 세계에 내놓고 자랑할 명분조차 없었다. 이런 시기에 대량의 목절 점토와 백토가 도자의 본고장에서 발견된 것은 선조들이 우리에게 전통의 맥을 이어 달라는 지엄한 메시지이자 선물이 아닌가 싶다”고 가치를 평가했다.

 

▲ 사진 = 인터넷언론인연대     

 

 

▲  지하 2m에 매장된 목절점토    사진 = 인터넷언론인연대

 

 

하지만 이 같은 소중한 광물자원에 대한 보존과 활용에 문제가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시험성적서 등에 의해 우수한 백자 원토라는 게 확인되었지만 광주시와 경기도시공사가 보존과 활용계획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 광물자원을 땅 속에 그대로 둔 채 공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지면서 도예인 들의 반발이 본격화할 조짐이다.

 

이런 가운데 백토와 목절 점토를 발굴한 S씨는 지난 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에 발견된 백토와 목절 점토의 의미에 대해 말했다. 또 그는 활용방안 등에 대해 광주시와 경기도시공사의 전향적 자세를 촉구했다.

 

 

▲  사진 = 인터넷언론인연대   

 

 

▲  도자기로 빚기전에 제작한 시험 도편. 다양한 문양과 선명하게 빛나는 백자의 고운 색깔이 인상적이다.  사진 = 인터넷언론인연대

 

 

◆ 다음은 S씨가 기자간담회에 나눈 주요 내용이다.

 

S씨는 언제 고령토가 매장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냐를 묻는 질문에 “2008년 우물을 파다가 우연히 알게 되었다”면서 “당시에는 그 가치를 몰랐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전통도자기를 접한 후 이곳에 매장된 목절 점토의 가치를 알게 되었다. 이후 백토를 발견하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광물자원이 있다는 사실을 공사 측에 알린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2017년 시험성적서가 나온 후 내용증명을 보낸 적이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공사 측은 광물에 대한 보상의무가 없다고 했다. 공사 측은 얼마 전까지도 광물자원으로 인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S씨는 계속해서 ‘지금은 공사 측에서 이 흙을 어떻게 보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시험성적서와 보고서, 시험품이 나온 후 인정하기 시작했다”면서 “공사 측에서는 자기들이 다시 조사를 하겠다고 말한다. 조사를 시작한 것으로 안다. 그것도 백토만 파내어 서둘러 공사를 진행하려고 한다. 저와는 그 어떠한 이야기도 한 적이 없다. 일부 도예가들과 소량의 백토만 채굴하겠다는 이야기도 들린다”고 강조했다.

 

S씨는 이와 함께 ‘목절 점토가 북한 회령에만 나오는 소중한 광물자원으로 알려져 있는데 왜 백토 일부만만 파내려고 하느냐. 그것도 자기들이 조사해서 일부만 파내려고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사실 목절 점토의 가치가 더 높다는 전문가들로 있다. 그걸 잘 인정하지 않고 백토만 파내려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아마도 공사를 서둘러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되는 것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어떻게 했으면 하느냐’는 질문에는 “이곳 광주는 조선백자의 도요지다. 옛 조선백자와 분청사기는 세계인들에게 큰 감명을 주었다. 그런 곳에서 도자 원토인 문화광물자원이 나왔다. 이는 후대에 물러줄 고귀한 문화자원”이라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지금은 대다수 도예인들이 수입토만으로 도자기를 만들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우리 흙으로 도자기를 만들어야 한다. 다른 나라 흙으로 아무리 도자기를 만들어도 그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S씨는 이 같이 강조한 후 “그런 만큼 이곳 광주에서 발견된 고령토는 옛 전통의 맥을 이어갈 소중한 문화적 가치가 높다”면서 “복원해야 도자산업도 발전한다. 이것이 선조들이 우리에게 남긴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광주시나 공사 측이 해결하기 어려우면 국가에서도 관심을 갖고 옛 전통의 맥을 이어 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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