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잠수함에 대하여 1. ‘좌초후 충돌’ 저의 단호하고 분명한 결론

신상철 | 기사입력 2018/11/28 [16:21]

[천안함] 잠수함에 대하여 1. ‘좌초후 충돌’ 저의 단호하고 분명한 결론

신상철 | 입력 : 2018/11/28 [16:21]

지금까지 천안함 ‘충돌’에 대하여 열네 편의 글을 통해 상세히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독자님들께서 ‘그러면 무엇과의 충돌이냐?’라는 의문이 뒤따르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오늘부터 말씀드리게 될 내용은 ‘도대체 천안함과 충돌한 물체는 무엇인가’에 대한 답변이 될 것입니다. 천안함과 충돌한 물체는 ‘잠수함’입니다. 따라서 글의 제목은 <천안함과 충돌한 ‘잠수함’에 대하여>입니다.

 

지난 8년 동안 천안함 사고에 관한 대화를 나눌 때 가장 곤혹스러운 것이 바로 ‘잠수함’이야기를 해야 할 때 였습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을 해야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을까 늘 고민할 수밖에 없는 주제였기 때문입니다.

 

천안함 사고의 원인에서 ‘폭발’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해시키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많은 국민들께서 이 사건 초기부터 “엥? 어뢰폭발? 웃기고 있네”라고 생각하셨을만큼 소위 ‘1번 어뢰’의 신뢰성은 바닥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좌초후 충돌’을 이해하실 수 있도록 말씀을 드리는 데에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그 중심에는 ‘어떻게 대형 선박사고가 단 한 번이 아니라 두 번 연속으로 이어질 수 있는가?’라는 합리적 의문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그에 대한 해답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첫 사고가 있었기에 두 번째 사고가 쉽게 발생하였다는 사실입니다. 정상적으로 움직이는 선박 간에 충돌의 상황도 흔히 발생하지만, 만약 한쪽이 이미 사고를 당해 정상적 운항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두 번째 사고는 더 쉽게 일어날 수 있는 것입니다.

 

캄캄한 밤에 ‘좌초’로 프로펠러에 손상을 입고 파공으로 인한 심각한 침수로 운항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한 선박은 그 자체로 주변의 다른 선박에게는 위험한 장애물인 셈입니다. 차라리 돌섬이나 암초라면 해도에 기록되어 있어 피해갈 수도 있지만, 바다에 떠서 기동하는 장애물은 피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동안 누누이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좌초한 선박을 무리하게 빼낸 것’의 과실이 얼마나 큰지 이 사건을 계기로 우리 해군은 뼈저리게 느껴야 합니다. 천안함 사건은 해군교범을 새로이 편집해야 할 만큼 중대한 사건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좌초한 천안함을 무리하게 빼내 기동하던 중 충돌까지 하였습니다. 그런데 상대가 누구인지 모릅니다. 충돌은 혼자 하는 게 아닌데 상대방을 특정할 수 없으니 난감한 지경에 빠졌습니다. 우리가 흔히 겪는 ‘교통사고 뺑소니’사건이 그러하듯, 상대방이 존재하지 않으면 충돌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천안함 사건의 본질도 ‘교통사고 뺑소니사건’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뺑소니 상대방의 존재에 대하여 정부와 군 당국은 이미 알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상대방도 심각한 손상을 입고 침몰하였으며 상당수의 희생자가 발생하였다는 사실입니다.

 

정부와 군 당국은 천안함을 충돌로 반파시킨 그 상대함선의 구조에 모든 전력을 쏟느라 최소한 이틀 동안 천안함 함수와 함미에 대한 ‘수색-구조-인양’이라는 당연한 직무를 방기하였으며 관련된 모든 사실들을 조작하고 은폐하였습니다.

 

이 과정을 밝히기 위하여 저는 오랜 시간 싸워야 했고 그 내용들을 총정리하여 이렇게 ‘좌초 – 프로펠러손상 – 충돌 – 잠수함’으로 이어지는 글을 열심히 쓰고 있는 것입니다.

 

잠수함과의 충돌을 이야기하면 당장 떠오르는 합리적인 질문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잠수함은 어떻게 됐나요?”입니다.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잠수함의 존재에 대해 말하는 사람도 없고, 그 잠수함을 봤다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저 정황만 안개 속에 어렴풋이 존재할 뿐이니 의구심만 증폭됩니다.

 

천안함과 충돌한 잠수함이 존재했다면 그 실체가 있어야 할 것이고, 만약 그 잠수함이 ‘제3의 부표’지점에 침몰했다면 지금까지 그대로 둘 리는 없었을 것이니 어떻게든 인양을 했을 것이고, 인양을 했다면 어떻게 인양을 했는지 그리고 어디로 갔는지 의구심은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이제부터 제가 오랫동안 분석한 내용을 하나씩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제가 갖고 있는 한계는 분명히 있습니다. 

 

가장 큰 한계는 잠수함의 실체를 제 눈으로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과학적 추론과 합리적 사고 그리고 드러난 정황에 대한 면밀한 분석으로 분명히 잠수함이라는 존재에 접근 가능하며 그 실체는 보지 못했으나 영상은 보았고, 그를 뒷받침하는 분명한 증거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국방부가 ‘제3의 부표’ 아래에 가라앉아 있던 잠수함을 인양하기 위해 벌였던 ‘모종의 작전들’을 되돌아보면 참으로 ‘앙증맞기’ 짝이 없습니다. 표현이 좀 그렇긴 하지만, 국방부의 속임수와 꼼수를 표현하는 데에 그 이상 적합한 단어를 찾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잠수함을 비밀리에 끌어가기 위해 나름 ‘주도면밀하게’ 작전을 펼쳤음에도 온 사방천지에 증거들을 줄줄 흘리며 남겨놓아 이 분들이 과연 ‘비밀작전 수행 전문가’들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이기에 저는 그런 ‘앙증맞다’는 표현이 그 분들께 적합하다 생각합니다. 

 

당시 국방부가 당면해 있던 고민거리들을 쭉 나열해 보겠습니다.

 

○ 침몰해 처박힌 잠수함을 인양하려면 ‘크레인’ 동력이 필요하다. 
○ 크레인을 이유없이 ‘제3부표’로 이동시키면 의심을 사게 된다. 
○ 잠수함의 모습이 절대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 승조원 시신과 주요 장비(Missile)등은 사전에 인양해야 한다. 
○ 88수중개발 등 현장의 인양 작업자들이 모르게 처리해야 한다.

 

이 난제(Mission Impossible)들을 군 당국이 어떻게 하나씩 처리했는지 제가 모은 증거자료들과 함께 분석내용을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사실(Fact)과 증거(Evidence) 그리고 합리적 분석(Reasonable Analysis)의 과정으로 풀어보려고 합니다. 


1. ‘제3의 부표’ 요약정리

 

‘제3의 부표’ 아래에 길이 60m급 잠수함이 45도 각도로 비스듬히 가라앉아 있었다는 사실은 앞의 ‘충돌에 대하여’ 글에서 상세히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UDT 동지회 소속 이헌규 씨의 증언은 결정적이며 그가 밝힌 ‘제3의 부표’ 아래 침몰한 물체에 대한 설명은 함수, 함미와 전혀 관련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가 증언한 내용을 요약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UDT 동지회 이헌규씨의 ‘대형구조물’ 증언 및 분석

 

1. 두 팔 벌려 둥그런 햇치
● 90도 쓰러진 천안함 함수에 접근할 수 있는 선실쪽 햇치는 모두 사각 햇치 뿐
● 법정에서 피고인이 사각형과 둥근 해치의 샘플을 제시하자 이헌규씨는 둥근 잠수함 햇치 선택

 

 

2. 한 손으로 들어 올렸고, 햇치가 완전히 제켜지진 않았다
● 천안함 좌현 선실의 모든 햇치들은 180도 제켜지는 사각 대형 햇치임.
● 잠수함 진입 해치들은 사이즈가 작으며 완전히 제켜지지 않음


 

 

3. 들어가 보니 소방호스가 얽혀 있었고 격실이었다
● 천안함 선실은 함교, 전탐실, 하부침실 등 사방으로 뚫려 있으며 격실이 아님
● 격실처럼 밀폐된 구조는 수밀이 절대적인 잠수함 구조의 특성임

 

 

 

4. 침몰 대형구조물이 45도 기울어져 있었다
● 천안함 함수는 해저에 90도 우현쪽으로 완전히 누워 있었음. (접근가능한 곳은 좌현 뿐임)
● 90도와 45도는 착각할 수 있는 각도가 아님.

 

‘제3의 부표’ 아래에 직접 들어가 본 유일한 증인 이헌규 씨가 말하는 ‘대형구조물’은 천안함 함수·함미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그가 말하는 구조적 특성은 바로 ‘잠수함’을 의미하고 있는 입니다.

 

故 한주호 준위와 UDT 동기인 이헌규 씨는 ‘제3의 부표’는 한주호 준위가 어군탐지기로 찾아 부표를 설치한 것이라고 증언합니다.

 

 

한 준위가 어탐으로 대형구조물을 찾은 날짜는 3/29일, 천안함 함수와 함미는 그 하루 전인 3/28일 밤에 발견하여 부표를 설치하였습니다.


2. 잠수함 승조원 수습과 주요장비 인양에 바빴던 미7함대

 

‘제3의 부표’ 아래에 침몰한 잠수함의 국적을 추정하면 한국, 미국, 이스라엘로 압축될 수 있습니다.

 

존스홉킨스 대학 교수로 재직 중 천안함 사건에 의문을 제기하고 천안함 1심 재판 증인으로 출석하였던 서재정 박사는 한국의 최무선함을 의심하고 있으며 상당수 네티즌들은 당시 훈련에 참석한 美국적 콜럼비아함 혹은 그 시기 선체손상 후 하와이 조선소에 들어간 하와이함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한국과 미국 국적이 아닌 ‘미국과 관련된 또 다른 국적의 잠수함’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있습니다. 하여 해당 잠수함에 대해 ‘미국 관련 잠수함’으로 칭하겠습니다. 왜냐하면 그곳에서 美7함대가 집중 수색, 인양 작업을 진행했기 때문입니다.

 

제3의 부표 지점에서 美7함대가 집중 작업한 내용은 우리 언론에 찍힌 사진들과 美7함대 홈페이지에 올려져 있는 그들의 활동사진을 통해 충분히 확인 가능합니다. 그들은 그들의 활동내용을 굳이 감추려 하지도 않았고 비교적 상세하고 소상하게 사진자료로 남겨 놓았습니다.

 

美7함대 홈페이지에는 ‘천안함과 충돌한 잠수함 수색, 시신수습 및 인양작업중’이라는 구체적 설명은 없습니다. 단지 ‘작전(Operation)중’ 혹은 ‘훈련(Training)’중이라는 설명인데 46명 사망자가 발생한 초상집에서 그들은 버젓이 ‘인명구조훈련’을 하고, ‘강하훈련’을 했으며 ‘의료훈련’을 한 셈입니다.

 

▲ 미7함대 홈페이지 | 언론사와의 인터뷰     © 신상철 제공

▲ 미7함대 홈페이지 | 연합뉴스     © 신상철 제공

 

제3의 부표 인근 해역에서 美7함대가 사용한 장비, 작업, 규모를 보면 단순한 인명구조 작업이 아니라는 것을 유추하기에 충분합니다. 그곳에서 작업을 하여 건져 올린 물체들은 즉각 어디론가 후송되었습니다.

 

 

미군 헬기가 미상의 물체를 끌어올려 독도함이 아닌 남측으로 이동했다며 보도된 사진(KBS뉴스 화면 캡처), 그리고 바다를 향해 경례로 예를 표하는 미군들과 헬기에 매달린 잠수부 사진(미7함대 홈페이지) 등은 천안함 구조나 수색, 인양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일이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함미를 크레인을 매달고 저수심으로 이동한 이유’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신상철 (前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조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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