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에게 묻고 싶다. 역사의 교훈이 무엇인지 아냐고?

김형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8/11/29 [14:29]

친문에게 묻고 싶다. 역사의 교훈이 무엇인지 아냐고?

김형 칼럼니스트 | 입력 : 2018/11/29 [14:29]

이재명 사태를 보면서.../ 김형

 

날이면 날마다 아침부터 밤까지 이재명 지사에 관한 보도로 도배질을 한다. 종편은 한술 더 떠 패널까지 동원해 난도질을 한다. ‘무죄추정의 원칙은 차치하고라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사안이 과연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할 정도로 중대한 것인가에 대해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관련자들이 구속되어 있는 드루킹 사건이 몇 배나 더 큰 건임에도 이렇게까지 다루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자파가 아닌 잠재적 대선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추정을 배제할 수 없다.

 

그동안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은 정치인들이나 기소된 김경수에게 여당 내 어느 누구도 탈당출당을 거론한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유독 수사 중인 이재명에 대해서만 원내대표 등 여러 명이 선제적으로 거론한다는 자체가 그 추정을 뒷받침한다 할 것이다. 울타리가 되어주어야 할 여당이 오히려 문제를 키우고 있다는 게 나만의 생각일까?

 

▲ 이재명 출당을 요구하는 시위를 민주당사 앞에서 하고 있는 민주당원들...민주당 당원모임 페이지 갈무리   

 

친문 입장에서 안희정은 남자라면 조심해야 할 세 뿌리 중 하나를 잘못 놀려 이미 끝났으니, 김경수는 반드시 보호해야 할 인물일 뿐만 아니라 주군을 위해 일하다 재수 없어 벌어진 성스러운 사역으로 여기는 반면, 이재명은 감히 주군을 공격한 파렴치범쯤으로 간주하는 듯하다.

 

또 박원순은 채용비리 국조를 통해 보수야당의 손으로 얼마든지 정치적 치명타를 입힐 수 있는 이이제이라 쾌재를 부르고 있을 것이다.

 

역사는 만인과 만인의 투쟁이다.”(토인비), “역사는 아()와 비아(非我)의 투쟁이다.”(신채호)의 격언이 있듯이 역사가 피로 점철된 권력 투쟁의 기록이기는 하다. 친노친문의 정치행태를 보면 무력으로 정적을 직접 죽이지 않았을 뿐 역사상 권력투쟁과 하등 다를 바 없다.

 

친문의 행태는 친노가 새천년민주당을 분열시켜 동교동계를 정치적으로 죽이고, 정동영의 집권을 사실상 방해하여 정권을 빼앗긴 후 노무현의 자살과 폐족으로 전락했던 전철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친문 역시 역대 당 대표였던 손학규, 안철수, 김한길, 정동영과 호남 의원들을 내몰지 않았는가.

 

세력이 나뉘었어도 정권을 잡았을 뿐만 아니라 보수정당은 지지멸렬하다며 앞으로도 얼마든지 정권을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에 이해찬 대표는 20년 집권을 운운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촛불집회와 보수당의 분열, 탄핵이라는 외부효과의 결과라는 점과 민심은 조변석개한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남북문제, 일자리 창출과 복지 증대로 대다수 서민층을 잡으면 재집권이 가능하리라고 낙관적으로 생각하여 어리석은 짓을 서슴지 않지만, 경제정책에 대한 대다수 국민의 불만은 이미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점을 정작 자신들만 모르고 있다.

 

적수공권의 이재명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2위 안희정과 불과 5,714표 차인 21.2%의 득표로 3위를 했고, 지방선거에서 현역을 상대로 경기도 유권자의 56.4%337만 표를 얻은 사람이다. 반면 친문들이 자파라 하여 지키려는 김경수는 고작 94만 표에 불과했다.

 

경쟁자를 죽이려는 정치적 폭거가 창칼만 들지 않았을 뿐, 신라 하대 서로 죽이고 왕이 되던 왕위쟁탈전이나, 100년 간 부자관계를 제외하고는 서로 죽이고 권력을 잡았던 고려 무신정권이나, 사림이 이합집산하며 서로 죽이고 귀양 보내던 조선 붕당정치와 다를 바 무언가?

 

또 촉망받던 서인 정여립이 낙향하여 동인과 친하게 지낸다 하여 3년간 1,000여 명을 죽임으로써 동인과 호남 사림의 씨를 말렸던 기축옥사와 DJ를 제외하고는 박정희에서 문재인에 이르기까지 영남인이 서로 패권를 다투고 정권을 나눠가지며 타 정파와 계파를 핍박하는 것에 무슨 차이가 있는가?

 

친문에게 묻고 싶다. 역사의 교훈이 무엇인지 아냐고?

 

과거를 잊어버리는 자는 그것을 또 다시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조지 산타야나) “미래에 대한 최선의 예언자는 과거이다.”(바이런)라는 교훈이 있듯이 이런 식의 정치를 한다면 참여정부의 길을 분명히 다시 걷게 될 것이다.

 

친문이여! 이재명을 죽이고 싶거든 손에 피 묻히지 말고, 차라리 보수와 피터지게 싸우게 하라!

 

그러면 정권이 반드시 해야 할 사명임에도 미적거리는 적폐청산은 이재명을 통해 어느 정도 이루게 될 것이다. 차라리 그 길이 나라의 발전을 이룰 수 있고, 정부여당은 적폐청산의 짐을 덜어낼 수 있으며, 이재명은 정치적으로 명예롭게 산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백범의 말씀으로 끝을 맺는다. "눈길을 걸어갈 때 어지럽게 걷지 말기를. 오늘 내가 걸어간 길이 훗날 다른 사람의 이정표가 될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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