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잠수함에 대하여 5. 美7함대는 어떤 수중작업을 했을까?

신상철 | 기사입력 2018/12/04 [13:44]

[천안함] 잠수함에 대하여 5. 美7함대는 어떤 수중작업을 했을까?

신상철 | 입력 : 2018/12/04 [13:44]

지난번 글에서 국방부가 천안함과 충돌하여 ‘제3의 부표’아래 침몰한 잠수함을 극비리에 인양하기 위하여 함미를 크레인에 매단 채 저수심 지대로 이동한 ‘국방부의 꼼수’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오늘 글을 시작으로 美7함대가 천안함과 충돌한 잠수함을 수중에서 외해로 이동시키는 방식에 대한 분석 그리고 제가 추정하고 있는 침몰 잠수함의 국적에 대하여 관련 근거자료와 함께 말씀드리게 될 것입니다.

 

사실 이 문제에 대해 제가 독자님들께 말씀드리기로 결심을 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해야 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부터 말씀드리게 될 내용은 천안함 사건 전체를 관통하며 가장 베일에 싸여 있는 부분이고 그렇기에 그와 관련된 분석들은 언제나 의혹과 논란의 중심에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이 문제는 천안함 퍼즐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지점의 조각이므로 절대 빠뜨릴 수가 없으며 언급하기 부담스럽다고 하여 그 부분을 빼고 이야기를 전개한다면 전체 퍼즐이 결코 완성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제가 지난 8년간 재판을 받아야 했던 이유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말하는 자유의지>에 재갈을 물리고 싶었던 군인들의 고소와 고발에 의해서였으며 그들과 싸우는 이유 또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하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진실>을 밝혀내기 위함입니다.

 

이 글과 계속 이어지는 글들을 보시는 독자님들께 꼭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부디 인내심을 갖고 끝까지 진지하게 보아주십사 하는 것입니다. 

 

美7함대는 제3의 부표 지점에서 무슨 작업을 하였을까요? 그들이 그곳에서 하였던 작업에 대해서는 다행히 美7함대 홈페이지에 친절하게 올려놓고 있습니다. 사실 그들이 올린 내용과 사진을 분석하는 것 외엔 딱히 마땅한 방법도 없습니다만, 그것만으로도 상당히 유의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관찰합니다. 만약 국방부가 항해를 전공하고 해군장교 출신인 저에게 <외부에 노출시키지 않고 수중에서 침몰 잠수함을 인양하여 외해로 이동시키라>는 미션을 받고 반드시 수행해야만 했다면 어떻게 하였을 것인가… 그것이 지금부터 말씀드리게 될 내용입니다. 


1. 잠수함 내부 시신 및 중량물의 인양

 

침몰한 잠수함 내부에서 최우선 작업은 시신을 수습하는 것과 잠수함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이동 가능한 중량물을 먼저 인양하는 것이었을 겁니다.

 

그 가운데에는 돌핀급 잠수함이 보유하고 있는 핵미사일이 있습니다.

 

美7함대는 시신수습과 함께 핵미사일 인양작업을 병행하였을 것으로 저는 추정합니다.

 

‘제3의 부표’ 위치에서 잠수부들이 시신을 운반할 수 있는 운구백들이 지속적으로 공급되고 미사일로 추정되는 물체를 바닷속에서 쉼 없이 건져 올집니다.

 

이 장면, 즉 미군헬기에 매달고 미사일로 추정되는 물체를 달고 어디론가 날아가는 모습이 언론 취재진들 사진기에 담기는 것은 그들로서도 딱히 피해갈 방법이 없었을 것입니다.

 

美7함대에서는 굳이 그들이 실시한 작업들에 대해 극비로 취급하지도 않았고 블라인드 처리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들의 홈페이지에 버젓이 사진들을 올려놓고 있으나 다만 사진설명만큼은 인명구조훈련 혹은 천안함 구조지원(support)등의 설명을 달아놓았습니다.

 

 

시신이 수습되어 올라오자 그에 대한 예우를 갖추기 위해 美대사관에는 조기가 게양되었습니다.(머니투데이)


우리나라 관공서에는 국기가 정상적으로 걸려 있는데 미국 대사관만 조기를 걸어야 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궁금증을 낳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이것은 美대사관의 조기게양이 천안함 사고와의 관련성 보다는 다른 이유에 있다는 것을 잘 말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의료용 헬기들의 분주한 움직임은 그 위치에서 인명사고가 발생하였거나 부상자 혹은 사망자를 운송할 목적임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증거입니다. 그들은 그토록 바쁘게 움직였음에도 美7함대 홈페이지 사진 하단 설명에는 천안함 구조 인양 작업을 지원했다고만 기록하고 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한 美7함대가 천안함 구조와 인양작업 전반에 걸쳐 도움을 준 것은 오직 한주호 준위가 의식을 잃었을 때 살보함에서 산소탱크를 사용하도록 편의를 제공한 것이 유일한 ‘support’ 였습니다. 美7함대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이유와 모종의 작업을 위해 엄청나게 바빴을 뿐입니다.


2. 잠수함내 공기주입 (혹은 Air Bag 설치) - 부력확보

 

잠수함 이동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는 잠수함의 중량을 줄이는 것 그리고 부력을 가질 수 있도록 적당한 방식으로 공기를 주입하는 것입니다. 고민해야 할 부분은 ‘충돌로 손상되어 해저에 가라앉은 잠수함에 어떻게 부력이 생길 수 있도록 만드느냐’였을 것입니다.   

 

돌핀급 잠수함 | 코닝타워 파손된 미잠수함 | 영국 핵잠수함 손상

 

충돌이 발생한 잠수함들은 위 우측 사진과 같이 코닝타워에 손상이 많이 발생합니다. 천안함과 충돌한 잠수함 역시 코닝타워에 심각한 손상이 발생하였으며 상대적으로 선체의 파손은 경미하였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잠수함은 구조적으로 여러 구획의 격실로 나뉘어져 있으며 각 격실은 완벽한 수밀이 이루어지도록 설계되어 있으므로 공기를 주입하면서 해수만 배출시키면 Air Tank 역할을 할 수 있는 구획들도 적지 않았을 것입니다. 

 

완벽하게 수밀이 되는 구획은 공기를 주입하고 그렇지 않은 구획은 Air Bag을 넣어 공기를 주입하는 방법을 썼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렇게 침몰 잠수함에 공기를 주입하여 ‘부력’을 확보합니다. 

 

크레인의 동력이 필요한 부분은 해저에 처박힌 상태에서 작업이 용이한 지점까지 잠수함을 끌어내는 역할이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저는 분석합니다. 그렇지 않고 단순히 공기만 주입하고 추(Weight)를 다는 것으로 해결될 수 있었더라면 굳이 크레인에 함미를 매달고 용트림 바위 부근까지 오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렇게 세부각론적인 부분들에 대해서는 제가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 자체가 상당한 부담을 갖게 된다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본 적도 없고, 들은 적도 없으며 상상 속에서 추론하고 추정한 것을 주장하는 것이 그 신뢰성에 있어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저는 선박을 알고 바다를 알기 때문에, 그리고 군 당국이 철저하게 은폐하며 은밀하게 작업하는 방식에 대해 객관적으로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사건의 진실과 실체를 파악함에 있어 제3자가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범위의 폭을 최소한 좁혀주는 역할만으로도 저의 분석이 갖는 의미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위 사진과 같이 규모면에서 이 정도 어마어마한 장비들이 필요하다는 것은 단순히 수중 잠수부들에게 산소 공급만의 목적은 아니며 통신이 가능하고  밀폐된 구획에서 장시간 작업이 가능하도록 설비된 시스템입니다.

   

우리 UDT 대원들의 잠수작업은 그다지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군 당국 입장에서는 정신없이 바빴다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객관적으로 저는 그렇게 판단합니다.

 

한 가지 예로 수색과 구조를 돕기 위해 백령도에 들어 온 예비역 UDT 대원들이 백령도에 머무는 동안 수중에 들어간 시간 모두를 합쳐도 불과 몇 시간 수준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천안함 수색.인양을 위해 도움을 준 것이 거의 없는 美7함대 잠수부들이 저렇게 첨단장비를 동원하여 그토록 바빴던 이유는 제3의 부표 아래 침몰한 잠수함에서 시신을 수습하는 일과 잠수함 선체 인양작업에 올인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저는 분석합니다.     


3. 추 달기(Weight) - 해저바닥으로부터 일정 높이에 정지시킴

 

침몰한 잠수함에 공기를 주입하면 부력을 얻게 됩니다. 그런데 부력을 얻은 잠수함이 떠올라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면 그야말로 큰 사건이 벌어집니다. 용트림전망대 앞 제3의 부표 부근에서 갑자기 잠수함이 떠오른다면 진 치고 있던 기자들 셔터가 터지고 ENG 카메라들이 돌아갈 것이 뻔합니다.

 

따라서 해저에서 일정 높이 이상으로 떠오르지 않고 수중에 머물 수 있도록 외부에 추를 달아야 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추를 다는 작업은 비교적 단순하고 최단시간내에 전체 작업을 완료해야 하므로 공기를 주입하는 작업과 외부에 추를 다는 작업이 동시에 병행되었을 것입니다.

 

 

위 그림은 100% 저의 상상 속에서 만들어진 시나리오입니다. 침몰한 잠수함 내부(혹은 Air Bag)에 공기를 주입한 후 외부에 추를 달면 해저로부터 일정한 높이의 수중에 정지한 상태로 떠 있을 수 있게 됩니다.

 

이 상태로 먼 곳에서 살보함이든 어떤 함선이든 수면 위로 노출되지 않도록 와이어로프로 매달고 외해로 이동하면 서해 먼 바다로 끌고 나갈 수가 있습니다. 외해로 이동한 잠수함은 보안이 유지될 수 있는 적절한 곳으로 이동하여 나머지 후속 수습작업을 진행하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박싱(boxing, 포장)작업을 완료한 후 특수운반선에 탑재하여 본국 혹은 지정된 조선소로 이동하였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것은 분명 제가 세운 가설’입니다. 저는 군이 저런 방식으로 잠수함을 인양했는지 여부에 대해 알지 못합니다. 그에 대해 들은 바도 없고 공개되어 확보한 증거도 없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주장하는 근거는 <만약 국방부가 저에게 미션(Mission)을 부여한다면 선박.항해.조선 전문가로서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이렇게 처리했을 것>이라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또한 ‘무리한 것처럼 보이는’ 이러한 ‘가설’을 세우고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제가 모든 정황을 근거로 “제3의 부표 아래에 잠수함이 침몰해 있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한 가장 직접적이고 일차적인 물음이 “그러면 그 잠수함은 어떻게 되었는데?” 일 수 밖에 없고, 당시 언론의 날카로운 눈과 카메라가 현장을 겨누고 있는 상황에서 쥐도 새도 모르게 인양해 빠져나간다는 것은 일반인의 상식으로 거의 불가능하다고 여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여 어떻든 저는 그에 대한 합리적인 해답을 제시해야 할 절박한 필요성에 맞닥뜨린 것이고, “나는 모르겠다. 그것은 국방부가 답해야 할 것”이라는 소극적인 대응으로는 제 스스로도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가설을 세울 수 있는 충분한 정보와 정황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고 싶다는 생각도 없지는 않았습니다.

 

등에 산소통만 매고 잠수하는 우리 군 UDT와는 차원이 다른 잠수장비들과 설비들을 왜? 천안함 사고와 아무 상관없는 美7함대 대원들과 잠수부들이 운용을 해야 했으며, 미군 의료헬기들은 왜 바쁘게 뜨고 내려야 했으며, 제3의 부표 자리에서 인양해 올린 ‘막대모양의 물체’들은 도대체 무엇인지, 그리고 왜 함미를 크레인에 매달고 그 ‘의문의 지점’으로 이동해야만 했는지..

 

그러한 정황과 정보를 배경으로 저는 ‘가설’을 세울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국방부나 美7함대가 제가 추정한 가설보다 더 깜찍하고 세련된 방법으로 잠수함을 은밀히 인양해 빠져나갔는지 여부에 대해 알지 못하지만, 이에 대한 진실이 드러나고 난 이후 ‘저의 가설’과 거의 근접한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는 것에 저의 지식과 경험 모두를 걸어도 좋다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세운 ‘가설’의 방법이 가장 쉽고, 간단하며, 저렴하게 실현가능한 현실적인 방법이었을 것이라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4. 외해로 빠져나간 잠수함 - 특수운반선으로 운송하였을 것

 

이런 경우에 전문적으로 이동하는 특수선 선박들이 있습니다. 선박 혹은 잠수함 등을 탑재하여 운송할 목적으로 건조된 ‘특수운반선’입니다.

 

잠수함은 물론 대형선박 운송가능한 특수운반선

 

제3의 부표 아래에서 수중으로 빠져나간 잠수함은 외해에서 위 사진과 같은 특수 운반선에 탑재되었을 것입니다. 잠수함을 특수운반선에 탑재하려면 그곳에서도 크레인이 필요할 것이 아닌가.. 생각하기 쉽지만, 특수운반선은 그 스스로 물 속으로 들어가 운반물을 탑재할 수 있습니다.  

 

취재기자도 없고 사진기자도 없는 외해에서는 잠수함 하부에 달았던 추만 제거하면 잠수함이 수면 위로 부상하게 됩니다. 그러면 특수운반선이 접근하여 발라스트 조절을 통해 운반선 전체가 물 속으로 들어가게 되며 마치 국자로 수제비 뜨듯이 잠수함을 운반선 위에 올려 놓을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세월호 인양 당시 보았던 바로 그 방식이기도 합니다.

 

 

특수운반선 하부에 발라스트(해수주입) 조절을 하면 위 사진과 같이 물 속으로 일정부분 가라앉게 됩니다. 그러면 수면 위로 떠있는 잠수함 하부로 들어가 받쳐 올리면 되며 군 당국은 받침대 설치 작업이나 박싱(boxing, 포장) 작업을 위해 별도의 업체와 바지선을 준비해 두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그리고 특수운반선에 탑재된 잠수함은 손상된 모습 그대로 미국이든 이스라엘이든 자국의 항으로 출발할 수는 없었을 겁니다. 특히 美해군기지가 있는 메릴랜드주 노르폭(Norfolk)으로 가려면 파나마 운하를 거쳐야 하고, 이스라엘 하이파(Haifa) 조선소로 가려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해야 합니다.

 

그 외 어디든 잠수함 손상부위를 드러낸 채 운항한다는 것은 자칫 마주치는 다른 선박들의 선원(목격자)들에 노출되며 언론의 먹잇감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분명히 타포린 포장 혹은 목재 박싱(boxing)후 고박(Lashing) 처리를 하여 목적지(자신의 국가)로 운송하였을 것이라 추정합니다. 

 

박싱처리는 어디서 했을까요. 해군기지인 진해 정비창으로 이동해서 하였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보지만, 보안상 해상 특수운반선 위에서 작업하였을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두꺼운 타포린 재질로 포장하거나 목재와 합판만 있으면 커다란 박스 만드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오늘 글에서는 해저에 가라앉은 잠수함을 외부에 노출시키지 않고 외해로 인양해 내는 방법에 대한 추론과 합리적인 분석을 말씀드렸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잠수함의 국적’에 대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신상철 (前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조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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