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 갈등, 청계천과 을지로 일대 ‘제조산업문화특구’로...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19/01/09 [00:56]

도시재생 갈등, 청계천과 을지로 일대 ‘제조산업문화특구’로...

추광규 기자 | 입력 : 2019/01/09 [00:56]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청계천 재개발사업과 관련 이곳을 ‘제조산업문화특구’로 전환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리모델링을 통해 경제적 문화적 가치를 부흥하는 진정한 도시재생을 해야 한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시민들과 상인들, 장인들, 메이커, 예술가, 연구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는 8일 오후 2시 입정동 221-1번지 계양공구 앞 텐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이 제안했다.

 

▲사진 = 인터넷언론인연대     

 

 

◆서울시 도시재생은 무엇?

 

서울시는 용산 참사 이후 재개발의 부작용을 최소화 하고 도시의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 세운상가 도시 재생 사업을 시작했다. 서울시는 세운상가를 서울의 대표적 ‘메이커 스페이스'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다시세운'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세운 재생사업을 추진하는 동시에 세운상가를 제외한 청계천- 을지로 주변에 전면 재개발 사업인 <세운재정비촉진지구>를 인허가 하여 현재 세운6구역의 일부가 전면 철거 되거나 사업시행인가가 났다. 세운3-1, 4,5구역(입정동)의 일부가 철거되기 시작해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또한 ‘수표도시환경정비사업’에 사업시행인가를 내 준 상태이다.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는 이와 관련 “이는 도시의 숨결을 살리겠다는 도시재생의 취지에 반하며,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하겠다는 취지와도 정 반대 된다”면서 “더군다나 5만 명 이상의 일자리이며, 서울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시장과 제조업 거리를 ‘주상복합 아파트’건물로 허가해 준다는 사실은 반역사적이며, 비경제적이고, 반문화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전국 주택보급률은 102%가 넘는 반면, 실주택소유자는 59.9%”라면서 “즉 집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집을 여러 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문제다. 그러므로 우리는 도시재생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서울시의 재개발을 지금 당장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제대로 된 도새재생으로의 전환을 위한 <청계천을지로 제조산업문화특구> 지정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시 강제철거 조례를 위반한 세운 3구역

 

현재 세운상가 옆 입정동 일대는 세운3구역으로 3-1, 3-4, 5 구역은 지난해 10월 26일 관리처분인가가 나서 전면 철거에 돌입 하였고 나갈 곳을 찾지 못한 몇몇 가게를 제외한 400여 개의 사업장은 모두 문을 닫았다.

 

한 가게에서 길게는 60년에서 짧게는 10여년 남짓 동안 장사해온 400여 명의 상인들은 1-2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에 대체 공장 부지나 가게를 찾아야 했고, 10% 이상은 폐업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시행사는 동절기 철거를 금지한 서울시 조례 또한 어기고 11월과 12월에 지속적 예비 철거를 단행했다. 서울시는 2018년 5월 30일 △동절기(12월~2월) 강제철거 금지 △인도 집행에 들어가기 2일전 구청에 보고 의무 △협의체를 통한 관리처분 계획 수립 △ ’인권지킴이단’ 입회 후 인도집행 실시 등을 조건으로 인가를 내주도록 했으나  3-1, 3-4, 5 구역의 경우 사전협의체도 제대로 구성되지 않았다.

 

시행사는 예비 철거를 하면서 사람이 있는 건물의 바로 옆을 일부러 부수는 등 불안감을 조성하여 아직 이사 가지 못한 세입자 뿐만 아니라, 사업지구 외의 상인들에게도 피해를 끼치고 있다.

 

이로 인해 아직 영업 중인 영업장의 벽이 흔들리고 창고가 부서져 제품을 분실하는 사태가 여러 건 발생했다.

 

한 상인은 “도시 재생이 우리 공구 상가들, 제조 장인들과 함께 지역을 살리는 것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전면 철거였다"며 문제점을 말했다.

 

상인들에게는 대체 부지가 주어지지 않았으며, 한 두 달 만에 400 여 개의 사업장이 퇴거를 당하면서 주변에서 빈 점포를 찾다 보니 세운상가나 종로 쪽에는 4,000-6,000만 원 정도의 권리금 까지 생겼다

 

월세도 급격히 올라 결국 파주나 천안까지 이주하게 되었으며 갑자기 업종을 바꿔야 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서울시가 젠트리피케이션의 주범이 된 셈이다.

 

세운3구역의 토지 소유자들도 이 아파트 개발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연로한 영세 토지주들은 백지 동의서에 지장을 찍으라는 강압에 못 이겨 백지 동의서에 지장을 찍어 일부 구역에서는 시행사 무효화 소송 중에 있다.
 
◆청계천-을지로는 메이커운동과 4차 산업의 기반이 되는 세계적 명소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는 이같은 상황에 대해 “외국의 예술가들, 메이커들은 을지로 청계천을 보면 모두 입을 다물지 못한다”면서 “기술 장인들이 도심 한가운데에서 물건을 만들고, 공구상가가 밀집 되어있어 무엇이든 빨리 고품질로 생산해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 어디를 가도 도시 안에서 5만 명 규모의 장인들과 상인들이 유기적으로 얽혀 생산하고 판매하는 유기체적 시장 구조는 사례는 찾기 힘들다”면서 “청계천 을지로 세운상가에 입주한 메어커들은 청계천-을지로의 경제적 가치를 무궁무진하다고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문재인 정부는 ‘메이커운동 활성화로 혁신창업 촉진’하겠다는 과학기술 혁신정책 목표 달성을 위한 20대 정책과제를 발표 했는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인 제조 산업 단지를 전면 철거 하는 행위는 국가 정책에도 위반 된다”고 말했다.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는 “세운상가에 입주한 메이커들이나, 예술가들은 청계천-을지로-세운상가의 유기적 산업 생태계에서 4차 산업을 꿈꾸며 입주한 것”이라면서 “세운 상가는 전자 제품 위주의 상점만이 주로 입점하고 있어, 세운상가만으로는 메이커들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고 생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운 상가에 입주한 한 메이커는 ‘이미 단골 제조 직인 가게가 여러 개 사라졌다. 앞으로 어떻게 제품을 생산할지 너무 막막하다. 경제적 가치가 무궁무진한 이 시스템을 파괴하는 서울시가 이해 되지 않는다’고 성토했다”고 말했다.

 

▲ 사진 = 인터넷언론인연대    

 

 

◆피맛골의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는 “서울은 알츠하이머의 도시”라면서 “서울이 600년 넘은 도시라는 증거는 찾아보기 힘들다. 조선시대의 역사만이 우리의 역사가 아니라 일제강점기, 전후 도시 모습도 우리의 역사이며 청계천-을지로는 그러한 역사를 고스란히 볼 수 있는 살아있는 박물관”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시대의 건물이 공존하는 골목의 모습은 이제 서울에서 거의 찾아 볼 수 없다”면서 “피맛골, 동대문운동장, 교남동, 옥바라지 골목 철거로 인하여 도시역사가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남은 것이 없다”고 개탄했다.

 

계속해서 “뿐만 아니라 입정동에는 독립운동가 전기종, 김시홍, 양유식의 집이 있던 곳”이라면서 “3.1운동 100주년을 앞 둔 시점에 운동가들의 집터를 복원하여 역사적 골목으로 조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는 “서울시는 옥바라지 골목 전면 철거에 대한 반성으로 2017년 12월 재개발 지역에 대한 역사문화흔적남기기 사업을 한다고 발표 했으나, 70년 넘은 공업사들이 즐비한 세운재정비촉진구역3-1, 3-4,5 구역에 대한 어떠한 자료도 남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는 2007년 서울의 역사이자 자랑인 피맛골을 전면 철거하고, 발견된 유물도 엉터리로 방치했던 과거가 있다”면서 “재개발이 이대로 진행 된다면 서울의 명소이자 60년 넘은 냉면집 을지면옥과 서울시가 미래유산으로 지정한 노가리골목, 동원집, 원조 녹두전집 등 유명한 음식점도 강제 철거를 당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는 “문재인 정부는 공약으로 도시재생 뉴딜을 약속했다”면서 “이는 전면 재개발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고 재개발 해제지역, 폐공장 부지, 철도역사, 전통시장, 노후 저층 주거지 등을 ‘지역 맞춤형’으로 되살리는 정비사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과 박원순 시장은 청계천-을지로의 산업적, 문화적, 역사적 가치를 재생하는 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메이커, 예술가, 연구자들은 서울에 거의 유일하게 남은 구도심의 올바른 방향의 재생을 위해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는 이 같이 강조한 후 “▲청계천과 을지로일대 ‘세운재정비촉진지구’를 해제 하고, 수표환경정비사업 재개발 대신 ‘제조산업문화특구’로 전환 ▲청계천, 을지로 일대를 메이커 운동과 문화 예술의 중심지로 변모 ▲철거가 진행 중인 세운 3-1, 3-4,5 구역, 6구역의 기부체납 용지에 청계천 을지로 제조산업, 공구상가 박물관 설립 ▲독립 운동가 전기종, 김시홍, 양유식의 집터를 복원하고 역사적 골목으로 재생 ▲3-1, 3-4,5 구역 관리처분인가 취소”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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