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부곡초등학교에서 받은 야구볼 ‘600개’에 담긴 세월의 의미

이만수 전 SK 야구감독 | 기사입력 2019/02/18 [12:21]

의왕부곡초등학교에서 받은 야구볼 ‘600개’에 담긴 세월의 의미

이만수 전 SK 야구감독 | 입력 : 2019/02/18 [12:21]

 

 

 



지난번 재능기부를 갔던 의왕부곡초등학교 이동진 감독으로 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경기도 의왕시는 내가 살고 있는 인천에서도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의왕시는 경기도에서도 작은 시에 들어갈 정도로 외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의왕부곡초등학교는 사실 작년에 재능기부 가기 위해 한번 연락을 했던 기억이 난다. 서로가 스케줄이 맞지 않아 다음 기회에 하기로 했는데 올해 직접 이동진 감독으로 부터 연락이 왔던 것이다. 비록 날씨는 쌀쌀했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이 많은 선수들과 지도자가 있기에 아무 지장이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달려가기로 했다.

 

재능기부 하기로 했던 8일과 9일은 올해 들어 가장 쌀쌀한 영하 10도를 가리킬 정도로 추웠다. 의왕부곡초등학교는 의왕시에서 유일하게 야구부가 있는 학교다. 서울 근교이고 인천도 자동차로 30분이면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다. 특히 수원은 자동차로 몇 분도 걸리지 않을 정도로 가깝다. 그럼에도 의왕시는 많은 사람들이 잘 찾지 않을 정도로 외진 곳이었다.

 

야구부가 재창설 된지 올해가 13년째란다. 야구부가 재창설 될 때 이동진 감독이 이 학교로 부임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동진 감독은 청소년대표에서 뛸 정도로 실력이 뛰어난 선수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LG 팀에 입단 할 때만 해도 많은 기대를 한 몸에 받을 정도로 유망주였다.

 

그러나 부상으로 인해 젊은 나이에 프로야구에 대한 꿈을 접어야만 했다. 젊은 나이에 프로야구의 꿈을 접자 남들보다 좀 이른 나이에 지도자의 길을 걷던 중 의왕부곡초등학교 감독 제의를 받게 되었다.

 

13년 전만 해도 의왕부곡초등학교 야구부는 훈련이나 게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선수들이 부족한 상태였다. 부족한 선수들을 모집하기 위해 이동진 감독이 직접 동분서주하며 야구부 홍보물도 만들어서 학교와 학생들에게 돌리며 유망주 발굴에 적극 나섰던 것이다.

 

그렇게 몸소 달리던 지난 13년의 의왕부곡초등학교는 전국에서도 최강의 초등학교로 만들어 내었던 것이다. 의왕부곡초등 학생들과 같이 운동하고 있는데 이동진감독이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선배님이 지난 5년 동안 유소년들과 리틀 야구 그리고 초등학교와 중학교 및 고등학교와 대학 수많은 곳을 다니면서 재능기부 및 머신기증 한 것을 보았다”

 

“저희들이 선배님께 받기만 했기에 저라도 선배님이 열정을 쏟고 있는 라오스에 야구볼 600개를 기증하고 싶다”

 

야구볼 600개면 5박스다. 돈으로 환산해도 큰 액수이다. 지난 5년 동안 수많은 곳을 다니면서 현장에서 만난 고생하고 어렵게 지도자생활 하는 후배들을 보면서 선배로서 작으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 했던 것이 이렇게 시간이 흘러 후배들이 이제는 선배를 위해 도움을 주겠다고 하는 것을 보면서 지나간 시간들이 생각나며 보람이 느껴졌다.

 

나는 그저 내가 평생 해온 일을 조금 나누었을 뿐인데 후배가 너무 큰 선물을 하니 감사하고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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