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고성 ‘산불’ 발화원인...“한전 전신주 관리 부실 탓”

김승호 기자 | 기사입력 2019/04/12 [11:20]

[단독] 고성 ‘산불’ 발화원인...“한전 전신주 관리 부실 탓”

김승호 기자 | 입력 : 2019/04/12 [11:20]


 
[취재 인터넷언론인연대 취재본부 김승호 추광규 기자]


강원도 고성군에서 지난 4일 발생한 산불로 2명이 사망하고 이재민 644명이 발생하는 등 막대한 인적 물적 피해로 인해 국가재난사태 및 특별재난구역이 선포된 가운데 발화 장소로 지목된 해당 전신주에 대한 한전 측의 관리부실로 발생 한 게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해당 전신주의 피뢰기는 전신주의 최종 안전시설임에도 연결선을 7년 전부터 인위적으로 절단하여 방치하고, 아울러 개폐기 리드선 연결부위를 안전을 위한 절연덮개에 젓가락만한 이물질이 유입된 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한전 측이 잦은 정전으로 인한 민원 등의 문제가 발생되자 인위로 절단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된 것.

 

또 이와 함께 해당 전신주에는 배전 자동화와 관련 한전이 2014년부터 신규 사업으로 추진 중인 'OPNW 방식‘의 중성선이 지나고 있는데 이 선을 잡아주는 밴드가 스파크를 일으킨 원인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만약 이 같은 주장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고성 산불의 책임은 한전이 모두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 속초시 장사동 물류단지의 화재로 폐허가 된 현장의 모습    사진 = 시사포토뱅크

 

 

◆아주 특별한 사고 ‘전신주’...‘배전 자동화’ 운영 중

 

‘안전한 세상을 바라는 시민연대(대표 변동섭)’는 지난 10일 ‘고성산불 발화원인 분석보고서’를 통해 고성 산불 발생원인 등에 대해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는 발화 원인과 관련해 "목격차량의 블랙박스 영상과 전신주의 상태를 보면 전신주 최상단에 설치된 고압전력선(22.9kV)의 데드엔드 클램프와 개폐기 리드선의 연결부위에서 스파크가 발생하면서 리드선 연결부위가 끊어지고 연이어 후속된 스파크 2, 스파크 3 흔적 부위에 스파크가 발생하면서 불꽃이 튀어 발화가 된 것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 사진제공 = 안전한 세상을 바라는 시민연대   

 

 

이어 "데드엔드 클램프에 연결되는 개폐기 리드선 연결부위에 스파크가 일어나는 원인은 △기계적 원인1)과 △전기적 원인2)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는데, 강풍(초속35m/sec)으로 연결부위가 약해져 통전 가능 용량이 줄어들어 스파크 발생했다"면서 "연결부위의 절연커버 성능저하(기계적 전기적 성능)로 인하여 이물질 등이 유입된 점도 스파크 발생가능성을 높였다"고 분석했다.

 

계속해서 "피뢰기는 △번개낙뢰 자연현상의 이상 전압, △송배전선의 지락 등의 인위적인 이상 고전압이 관여한 경우에 안전을 확보하기 위하여 설치하는 전기적 최종 안전장치"라면서 "발화 장소의 전신주에 설치된 피뢰기는 고압전력선의 데드엔드 클램프와 리드선 연결부위 바로 옆의 좌측과 우측 각각 3개씩 총 6개가 설치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 2011년 촬영된 사진에는 6개의 연결선이 모두 정상적으로 결속되어 있다. 사진제공 = 안전한 세상을 바라는 시민연대    

 

 

안전한 세상을 바라는 시민연대는 "낙뢰에 대비하는 목적이라면 전신주의 맨 꼭대기에 1개만 설치하면 되지만, 리드선 연결부위 6곳의 바로 옆에 설치한 것은 리드선 연결부위에서 혹여 발생할지 모르는 과전압이나 스파크를 방지하기 위한 최후의 전기적 안전장치"라고 설명을 이어갔다.

 

계속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화 전신주의 고압전력선(22.9kV)과 리드선이 연결되는 부위에 설치된 피뢰기 6개의 연결선은 2011년 9월 촬영사진에서는 관찰되나, 이후 2013년 2014년 2015년 2017년 2018년 2019년 사고당시까지 피뢰기 3개의 연결선은 끊어진 상태로 방치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 사진제공 = 안전한 세상을 바라는 시민연대    

 

▲ 사진제공 = 안전한 세상을 바라는 시민연대     © 편집부

 

▲ 사진제공 = 안전한 세상을 바라는 시민연대    

 

 

이어 "최초 발화지점은 연결되지 않은 피뢰기 3개중 가운데 리드선의 연결부인 만큼 만약 사고당시 피뢰기가 정상적으로 연결되어 있었다면 발화지점의 스파크를 방지하여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상당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피뢰기에서 불량이 발견돼 정전이 반복되는 이유는 연결부위에서 절연성능이 저하되어 전기가 누전됨을 의미하여 위험 징후가 있음을 의미한다"면서 "위험징후가 노출되어 정전이 반복됨에도 불구하고 피뢰기 연결선을 제거한 것은 이번 산불화재의 원인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목격차량의 블랙박스와 전신주의 발화상태 등을 종합하여 분석할 때 전신주 최상단에 설치된 고압전력선(22.9kV)의 데드엔드 클램프와 개폐기 리드선의 연결부위에서 스파크가 발생하면서 리드선 연결부위가 끊어지고 연이어 후속된 스파크 2, 스파크 3 부위에 스파크가 발생하면서 불꽃이 튀어 발화가 된 것으로 해석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데드엔드 클램프에 연결되는 개폐기 리드선 연결부위에 스파크가 일어나는 원인은 △기계적 원인과 △전기적 원인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면서 "최초 발화지점으로 추정된 리드선 연결부 절연 덮개 안에 볼펜심만한 나뭇가지 수십 개가 발견됐다는 언론보도가 있는데, 절연 덮개 안에 볼펜심만한 나뭇가지가 다량 들어가 있으면 이는 연결부 절연성능이 저하되는바 스파크의 원인과 밀접한 관련성을 갖는다. 즉 절연성능이 정상적으로 유지되면 스파크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사고원인을 분석했다.

 

안전한 세상을 바라는 시민연대 변동섭 대표는 11일 취재에서 보고서의 내용에 대해 부연해 설명했다.

 

그는 “보고서에서 적시되었듯 전신주의 고압전력선(22.9kV)과 리드선이 연결되는 부위에 나란히 설치된 피뢰기 6개의 연결선은 2011년 9월 촬영사진에서는 관찰되나, 이후 2013, 2014, 2015, 2017, 2018, 2019년 사고당시까지 피뢰기 3개의 연결선은 끊어진 상태로 방치되어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초 발화지점은 연결되지 않은 피뢰기의 가운데 리드선의 연결부인 만큼 만약 사고당시 피뢰기가 정상적으로 연결되어 있었다면 발화지점의 스파크를 방지하여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상당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피뢰기에서 불량이 발견돼 정전이 반복되는 이유는 연결부위에서 절연성능이 저하되어 전기가 누전됨을 의미하여 위험 징후가 있음을 의미한다"면서 "위험징후가 노출되어 정전이 반복됨에도 불구하고 연결부위를 수리하지 않고 피뢰기 연결선을 제거한 것은 이번 산불화재의 원인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이번 산불의 발화원인에 있어서 리드선 연결부위 절연덮개의 관리부실 및 절연부의 전기누설, 아울러 이 전기 누설에 따른 잦은 정전은 이상 징후임에도 최후의 안전장치인 피뢰기 연결선을 제거하여 약7년여 동안 방치한 점은 발화원인에 중대하게 관여한 것으로 이번 산불은 7년 전부터 언제고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상태로 부실관리된 만큼 이번 산불은 7년전부터 시작된 셈이며, 지금도 다른 어느 곳에서 시작되고 있는지 꼼꼼한 전수 검사 필요다"고 강조했다. 

 

▲ 사진제공 = 안전한 세상을 바라는 시민연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전기설비 전문가도 타당성이 높다는 의견을 내놨다.

 

전기통신 안전컨설팅회사인 ‘명인씨앤씨(주)’ 임병진 대표이사는 이 같은 주장과 관련 “사고가 발생한 한전 전신주는 개폐기가 설치돼 있고 또한 배전자동화가 운영 중”이라면서 “해당 전신주에는 OPNW 방식 중성선이 설치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송전선로나 배전 선로에 장력이 가해지는 곳에 사용된 전선을 붙들어 주기 위해 사용하는 데드엔드 클램프에서 개폐기를 연결하는 리드선 연결부위가 끊어지면서 스파크가 발생되었고, 리드선이 떨어지면서 OPNW 중성선을 잡아주는 밴드와 부딪치면서 엄청난 스파크가 발생하여 불꽃이 튀어 발화가 된 것으로 해석된다”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또한 기존 중성선 위치는 개폐기 리드선이 떨어져도 부딪치지 않는 위치(높이)였으나, OPNW 중성선 설치된 위치는 개폐기 리드선을 감안하지 아니했다”면서 “1차 개폐기에서 끊어지면서 스파크가 발생하였을 때 전력이 차단되어야 하나 계속 송전이 되면서 2차 스파크가 발생하였다”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이와 함께 “시민연대의 보고서에서와 같이 피뢰기 연결선이 절단된 것은 잦은 스파크로 민원 등 문제가 발생되어 인위로 절단한 것 같다”면서 “사고 전신주의 점검대장 확인이 필요 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OPNW 방식‘은 한전이 2014년부터 신규 사업으로 전주보강 없이도 케이블 설치가 가능한 신기술로 배전 중성선을 대체하고, 배전과 통신 겸용의 광섬유 복합 케이블이다. 또 해당 전신주에서는 기존의 배전 중성선을 제거하지 않은 채 상부에 OPNW 중성선을 설치한 것으로 분석 되면서 이 또한 이번 사고의 또 다른 원인으로 지적된다. 

 

 

 

 

◆다음은 이 같은 주장과 관련해 한전 측에 보낸 질의서 전문이다.
 

 

 


‘안전한 세상을 바라는 시민연대’의 이 같은 주장과 관련해 아래의 내용을 10일 한전 측에 질의했다.

 

전신주 설비와 관련하여서는 ▲고압전력선(22.9KV)의 설치시 규정 장력은 어느 정도이고, 이후 내구 년수 경과에 따른 장력의 유지 점검이 이루어지는지 여부, 이루어진다면 그 방법은? ▲개폐기의 설치년도, 제조회사 및 모델, 형식, 작동방식 등 ▲피뢰기와 개폐기의 연동 작동여부(피뢰기에 이상전류가 흐르게 될 때 개폐기가 자동으로 차단되는지 여부)를 물었다.

 

또 개폐기와 관련하여서는 ▲이번 화재시 개폐기가 자동으로 차단된 것인지 여부 ▲개폐기 리드선이 고압전력선의 데드엔드 클램프에 연결된 부위의 절연덮개의 절연성능은 규정상 어느 정도인지? ▲개폐기 리드선 연결부(접합점)에 설치된 절연덮개의 안에서 볼펜심만한 나뭇가지 등의 이물질이 수십 개가 발견되었다는데, 리드선의 절연덮개 내부에 이러한 나뭇가지 등 이물질이 들어가도 되는지 여부와 관련한 규정은 있는지? ▲리드선의 절연덮개 내부에 이러한 나뭇가지 등 이물질이 들어간 경우 안전상의 유발 가능한 문제점은 무엇인지?를 물었다.

 

또 피뢰기와 관련하여서는 ▲ 피뢰기는 낙뢰나 이상 과전류로부터 보호하는 안전장치인데, 이번 발화 전신주에 설치된 피뢰기의 용도가 낙뢰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설비인 경우 전신주의 최상단에 하나만 설치해도 되지만 리드선 6곳의 연결부위 옆에 6개의 피뢰기가 설치된 점은 6개의 피뢰기는 리드선 연결부위와 관련한 이상전류를 차단하기 위한 용도로 보는 게 타당하다는 의견인데, 6개의 피뢰기 용도는 무엇인지 여부.

 

▲이번 화재 발생의 전신주 위에 설치된 6개의 피뢰기중 3개의 피뢰기 연결선이 절단되어 있었다는데, 이게 사실인지 여부 ▲중앙일보의 보도에 의하면 피뢰기 연결선을 절단한 이유가 이곳에서 정전이 자주 발생하여 피뢰기 연결선을 절단하였다는데 사실인지 여부 ▲이곳 전신주에서 정전이 자주 발생된 것은 어떤 이상 문제가 발생한 결과인데 이상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피뢰기 연결선을 절단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질의했다.

 

이와 함께 ▲네이버와 다음 로드뷰 및 현장사진에 의하면 발화 전신주에 설치된 6개의 피뢰기는 2011년 사진까지는 연결된 것이 확인되나, 이후 2013, 2014, 2015, 2017, 2018, 2019년도 사진에는 피뢰기 6개중 3개의 연결선이 절단된 것이 확인되는데, 이 절단에 대하여 한전의 내부서류(점검일지나 보고서류 또는 보수예정서류 등)에 기록되어 있는지 여부 등을 물었다.

 

한편 이 같은 질의에 대해 한전 측은 11일 “현재 국과수 감식 및 경찰조사가 진행 중에 있어 '수사사항'에 해당되어 답변이 곤란한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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