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법 “민주화운동자 복직 법적의무 없다”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19/05/04 [15:22]

대구지법 “민주화운동자 복직 법적의무 없다”

추광규 기자 | 입력 : 2019/05/04 [15:22]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해직된 교사가 학교법인 육주학원을 상대로 제기한 해임무효확인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패소 판결 당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화보상위원회가 복직권고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법적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를 들면서 패소판결 하면서 이미 복직된 1,500여명과 비교해 형평성을 잃었다는 이유에서다.

 

 

▲ 사진 제공 = 김도리 전 교사

 

 

◆ 대구지법 제14민사부 “민주화보상위원회 결정...기판력에 영향 못 미쳐”

 

대구지방법원 제14민사부(재판장 이덕환)는 지난 4월 25일 진행된 선고공판에서 경북 상주시에 소재하고 있는 학교법인 육주학원 소속 상주여자상고에 재직했던 김도리 전 교사가 제기한 해당 소송에서 5년여 만에 원고 패소를 판결했다.

 

재판부는 김 전 교사가 해임처분의 무효를 구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 사건에서 주장하는 해임처분의 절차적, 실체적 하자는 선행 소송의 변론종결 이전에 존재하고 있던 공격방어방법을 주장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선행 소송의 확정판결 이후 민주화보상위원회가 이 사건 해임처분이 원고의 민주화운동에 대한 피고의 보복적 조치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내용의 결정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기존의 사실관계에 대한 새로운 법적 평가에 불과하다”면서 “선행 소송의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새로운 사유에 해당하는 사실관계에 관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며, 민주화보상위원회의 위 결정으로 인해 선행 소송의 확정판결의 효력이 상실된다고 볼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 같이 설명한 후 “원고가 선행 소송의 확정판결 이후 이 사건에서 해임처분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것은 선행 소송에서 이미 확정된 법률관계에 관하여 확정판결의 내용과 모순되는 판단을 구하는 것으로서 기판력에 반하여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복직절차 이행청구와 관련해서는 “피고가 민주화보상위원회로부터 원고의 복직을 권고 받았음에도 이를 거부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면서도 “민주화보상위원회의 복직권고만으로 피고에게 원고를 복직시킬 법적 의무가 발생 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화보상법 제정 당시 복직을 강제하는 것이 사실상 곤란한 경우가 많다는 것과, 민주화운동 관련자는 민주화보상법에 따라 보상금 등을 지급받을 수 있는 사정 등을 고려하여 복직의 강제가 아닌 권고 형태로 규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민주화보상위원회가 피고에게 복직권고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로서는 원고를 복직시켜야 할 법적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가 그와 같은 법적 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위자료 청구와 관련해서는 “민주화보상위원회가 피고에게 복직권고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로서는 원고를 복직시켜야 할 법적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피고의 복직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원고의 이 부분 위자료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고 판단했다.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청구에 관해서는 “민주화보상위원회가 피고에게 복직권고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로서는 원고를 복직시켜야 할 법적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같이 김 전교사의 청구 원인에 대해 판단한 후 “모두 기각한다”고 주문했다.

 

김도리 전 교사의 변론을 맡았던 배인삼 변호사는 “해직 민주화 운동관련자는 새로운 사실관계의 발견에 의한 새로운 부당 해고의 원인이므로, 종전 기판력에 다 포함된다는 논리는 수긍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화운동 관련자에 대한 복직권고를 존중하고 이행을 위한 노력을 할 의무는 별도의 항에 규정된 의무사항임에도, 육주학원은 기존 해고판결의 기판력만을 이유로 단순 복직 거부한 것이 모두이고, 이는 위 조항이 정한 민주화 관련 위법해고자의 복직 이행을 위한 노력이 아니란 점을 법원은 간과했다”고 강조했다.

 

 

 

 

◆대구지방법원 이덕환 신미진 윤민우 판사를 고발한다

 

김도리 전 교사는 이번 판결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김 전교사는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1인 시위를 통해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김도리 전 교사는 4일 취재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께 호소하고 있다”면서 “대구지방법원 이덕환 신미진 윤민우 판사를 고발한다”고 말했다.

 

이어 “위 법관들은 민주화법을 부인하고 민주화운동관련자(성폭행 피해자)의 복직과 손해배상 사건을 6년 만에 사기로 패소 판결하였다”면서 “민생이 사법정의이다. 과거 육주학원과의 해임소송에 대한 반성은 커녕 또 다시 사기 판결로 사람을 두 번 죽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육주학원과 이덕환 판사에 대하여 감사를 요청한다”면서 “육주학원은 박정희 정권과 결탁한 경북 경남 6개교의 법인으로 재단전입금은 0원, 박정희 종친회에는 2억을 기부하고 기부금을 수령하는 재단”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교사는 이 같이 주장한 후 “이덕환 판사는 과거 해임판결한 정용달을 위하여 현 대구지원장 손봉기와 함께 2017년 1월 변론종결 후 선고를 미루다가 ‘민주화법은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패소 판결하였다. 29년 성폭행 피해자의 한을 풀어 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김 전교사는 1982년 경북 상주 소재 상주여자상업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재임하던 중 1990년 4월 1일 육주학원 이사장에 의해 교원품위손상을 이유로 해임이 되었다.

 

하지만 이 같은 ‘교원품위손상’을 이유로 하는 해직 사유는 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및보상심의위원회(이하 민주화보상심의위)의 심사 자료에 따르면 사실이 아니었다. 민주화보상심의위는 2014년 1월 20일 김도리 전 교사에 대해 '민주화운동관련자'로 인정했다.

 

민주화보상심의위는 당시 심사에서 "징계절차 하자와 형평의 원칙에 벗어난 재량권 남용의 보복성 인사 조치를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적시했다. 이어 "해임은 사학의 부당한 관행(여교사 인권침해 및 기부금 수령)에 대한 항거와 교육민주화운동과 관련된 것으로 인정된다"면서 '민주화운동관련자'로 인정했다.

 

민주화보상심의위는 김도리 전교사에 대해 민주화관련자로 인정한 후 2014년 9월 29일과 2015년 3월 19일 관련 법률을 근거로 경북교육청에 김 전 교사에 대한 특별채용을 2차례 권고했다. 하지만 이 같은 권고에 대해 경북교육청은 사립교원 특별채용의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거부하면서 본소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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