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래포구’ 어시장 귀한 몸 ‘병어’, ‘대멸’은 천덕꾸러기로....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19/05/19 [10:30]

‘소래포구’ 어시장 귀한 몸 ‘병어’, ‘대멸’은 천덕꾸러기로....

추광규 기자 | 입력 : 2019/05/19 [10:30]


소래포구 어시장에 자연산 각종 해산물이 가득한 가운데 흔치 않은 생선임에도 그 대접이 다르다는 게 재미 있다.


인천 어시장에서는 보기 힘든 대 멸치가 좌판에 놓였지만 잘 팔리지 않는 듯했기 때문이다. 한 말에 1만원 이라고 했다. 심지어 길바닥에 대 멸치가 흩어져 있기도 했다. 옮기는 과정에서 바닥에 흘린 것 같았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병어는 이와 반해 한껏 오른 몸값을 자랑하고 있었다. 1kg에 5만원이라고 했다. 손바닥만 한 크기면 2~3마리 올라가니까 웬만해서는 쉽게 지갑을 열기 어려운 가격이다. 이날 오전 수협 공판 가격이 한 짝 40미짜리가 20만원이라고 했으니 그 귀한 몸값을 상상할 수 있다.


▲ 18일 찾은 인천 소래포구 좌판거리     ©시사포토뱅크

 


◆ 5월 사리물 때 소래포구에는 생선이 발에 채다


발에 채다는 말이 있다. 여기저기 흔하게 널려 있다는 뜻이다. 주말인 18일 오후 인천 소래포구 수협공판장 뒤편 좌판거리에는 대 멸치가 길바닥에서 발에 채이고 있었다. 이날 소래포구에는 각종 생선이 많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 했다.

‘광어’ ‘꽃게’ ‘낙지’ ‘부세’ ‘장어’ ‘새우’ ‘아귀’ ‘서대’ ‘홍어’ ‘농어’ ‘삼치’ ‘웅어’.....이름을 주워 삼기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생선들이 좌판 가득 놓여 있었다. 여기에 오후 4시가 가까운 시간임에도 여전히 다양한 생선이 팔려나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1년 중 가장 많은 생선이 나온 것 같았다.

보리가 익어간다는 보리누름철 5월의 바다는 그 어느 때보다 온갖 수산물이 그득할 때다. 산란철을 맞아 물고기들이 터를 찾아 연안 가까이 들어오다 어부들의 그물에 걸려들기 때문이다.

낚시꾼들이 개우럭이라고 칭하는 50cm 급 우럭 한 마리는 알이 가득 차있는 듯 배가 금방이라도 터질듯 부풀어 있었다. 이는 부세나 삼치도 마찬가지였다.

인천 소래포구 어선은 안강망 어법으로 생선을 잡는다. 물고기들이 지나가는 길목에 기둥을 박고 여기에 끝이 좁아지는 자루처럼 생긴 그물을 쳐놓는다. 물고기는 이 길목을 지나가다 그물 속으로 들어가면서 잡힌다. 이런 방식 때문에 안강망 그물에는 철 따라 갖가지 물고기가 다양하게 잡히게 된다.

소래포구 좌판 거리 상인들은 주로 새벽에 출어한 배가 잡아온 생선 가운데 수협 수매에 넘긴 후 상품성이 없거나 남는 생선을 늘어놓고 파는 곳이다. 적을 때는 몇 십 명의 아주머니들이 이날 같이 생선이 많이 나는 철에는 100여 미터에 이르는 길 양쪽을 빼곡히 채운 가운데 손님을 맞는다. 


▲  사진 = 시사포토뱅크

 


소래포구 어시장 슬기로운 장보기는 어떻게

소래포구 좌판거리는 그날 잡힌 생선을 위주로 판매를 하기 때문에 날씨와 기온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가장 물고기가 없는 철은 음력 설 직후부터 1달여간이다. 그리고 가장 많은 생선이 나는 철은 5월이다.

음력설 직후에는 바다 수온이 가장 낮은 시기이기에 생선이 가장 안 나는 철이다. 이 때문에 이곳과 시흥 오이도 어민들은 1년여 동안 물에 잠겨 있던 안강망을 끌어 올려 수선하거나 그물에 붙은 따개비류 등을 제거하는 작업을 한다.

이와 반해 5월에는 가장 많은 생선이 난다. 바로 경기만 일대 연안이 온갖 바닷물고기들의 산란터를 찾아 몰려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소래포구에서 슬기로운 장보기는 어떻게 하면 될까?

소래포구는 사리물 때 찾으면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제철 싱싱한 생선을 구입할 수 있다. 바로 그날 아침까지 경기만 일대에서 뛰놀던 생선을 장바구니에 담아 올 수 있는 것이다.

올해 소래포구에서 가장 생선이 흔한 날은 바로 19일과 20일이 될 것으로 본다. 19일은 음력 보름으로 사리물 때 이다. 또 20일은 7물로 조석간만의 차이가 8m를 훌쩍 넘는다. 물살이 세고 혼탁하면서 많은 생선들이 어부가 쳐 놓은 그물 속으로 들어올 것이다. 특히 사리물때에 날씨마저 흐린다면 안강망 조업에서는 최적의 조건이 된다.


▲  사진 =시사포토뱅크



▲사진 =시사포토뱅크     



5월 제철 생선 가운데 빼놓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하루 전 방문한 소래포구에서 구입한 생선은 3가지 이었다. ‘부세’ ‘서대’ ‘갑오징어’였다. 특히 5 월 소래포구 좌판에 놓인 생선 가운데 빼놓지 말아야 할 것은 ‘부세’다.

황금빛 부세는 그 자태마저 우아하다. 그날 아침에 잡은 부세는 횟감으로도 제격이다. 쫄깃하고 차진 맛은 그 어느 횟감 생선보다 식감이 뛰어나다. 이날 구입한 부세는 1.5kg에 달하는 큼지막한 놈이었다. 가격은 한 마리에 2만원.

두 쪽 포 뜨기를 한 후에 회를 썰었다. 두세 명은 넉넉하게 먹을만큼 푸짐하다. 민어에 있다는 부레도 있다. 부세의 맛은 이뿐 아니다. 회를 뜬 후 부레를 포함한 나머지를 매운탕으로 끓여내면 그 맛은 일품이다.

바지락을 넉넉하게 넣고 다시마와 함께 끓여낸 육수에 된장을 풀어 넣으면 밑 작업은 끝난다. 준비한 육수에 무와 함께 5월에 한참인 햇고사리를 한겹 깔고 그 위에 서더리를 얹었다. 여기에 다진 마늘과 고추장 고추가루 등 양념을 넣고 끓여 냈다.

매운탕 국물에 생선 기름이 자르르 흐르면서 보기만 해도 입에 군침이 돌게 한다. 한 술 떠 넣으니 그 맛은 기억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아니 더 또렷이 혀에 새겨진다. 여기에 갑오징어 미나리 초무침도 식탁에 올랐다.

인천 소래포구의 5월 제철 생선으로 식도락을 즐기는 가운데 또 그렇게 화려한 봄날은 우리 겉을 지나가고 있다. 시간이 덧없게 화살보다 빠르게 스쳐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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