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팍 코너'에 몰린 황교안, 청와대 앞 무기한 단식투쟁 돌입

조현진 기자 | 기사입력 2019/11/20 [13:41]

'안팍 코너'에 몰린 황교안, 청와대 앞 무기한 단식투쟁 돌입

조현진 기자 | 입력 : 2019/11/20 [13:41]

 

[신문고뉴스] 조현진 기자 = 앞서 '조국사태'에서 삭발투쟁을 감행했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대통령과 국민의 대회가 끝난 뒤 20일 오후부터 청와대앞에서 단식투쟁에 돌입한다.

 

이날 오전 황 대표의 단식투쟁 사실을 전한 한국당 박맹우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절대 정치공학적으로 해석하지 말아달라""누군가는 나서서 이 시기에 온몸을 던져 투쟁해야 하지 않겠나"라는 책임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 황 대표의 저항에 대한 순수성을 확인했다.

 

▲ 삭발투쟁 후 황교안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이준화 기자

 

황교안 대표의 단식투쟁은 새누리당에서 한국당으로 간판을 바꿔 단 뒤 당 대표로서는 처음이다. 그런데 황 대표가 단식투쟁에 들어가는 이유 는 비교적 간단하다.

 

황 대표는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1:1 단독회담을 제의했다. 지소미아 연장, 방위비분담 관련 한미관계 악화, 패스트트랙 저지 등 자유한국당의 현안요구를 단독회담을 통해 전달하겠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이는 청와대의 긍정적 답을 받지 못했다. 청와대는 이 같은 문제가 여야 영수회담으로 풀 사안이 아니며 이미 일정이 촉박하여 단독회담의 시간도 없다는 이유로 단독회담을 거절했다.

 

그러나 이 같은 대외적 이유 말고도 사실상 황 대표의 단독회담 요구를 정치적 제스처로 보고 거절한 흔적이 상당부분 감지된다. 현재 상황에서 단독회담 요구는 자신의 입지조건 확인이라는 판단을 청와대는 하고 있기에 이에 대한 답을 해주기가 싫다는 것이다.

 

실제 황 대표는 현재 자유한국당 대표로도 보수진영의 핵심으로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그가 총선 승리 돌파구로 보는 보수통합은 유승민계도 우리공화당도 요지부동이고 당내에선 총선 전망이 어두운데 대해 누구하나 책임지지 않고 있음에 김세연 의원이 직접 좀비정당으로 부르며 퇴진을 촉구하고 나선 상태다.

 

황교안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여권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강행 기류와 경제 및 외교·안보 등 총체적인 국정 실패에 대한 항의라는 이유를 들고 청와대를 정면으로 겨냥, 단식 장소도 국회가 아닌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으로 정했다.

 

이는 황교안의 승부수다. 그는 취임 이후 대여 줄곧 강경투쟁 일변도였다. 지난 916'조국 법무부 장관 파면'을 촉구하며 삭발한 게 대표적이다. 당시 삭발도 청와대 앞에서였다. 연이어 동조 삭발이 나왔으나 이 승부수는 1회용이었다. 조국 장관은 물러났으나 이는 황대표의 승부수 때문이 아니라 검찰의 강공에 의한 것이 크다.

 

그럼에도 그는 살잘투쟁을 성공으로 보는 듯 단식으로 투쟁 강도를 한층 끌어올린 셈이다. 또 다른 강경투쟁 방식인 대규모 장외집회도 병행하고 있다. 그래서 그의 단식투쟁은 겨울철 '풍찬노숙'에 가까운 형태가 될 것이라고 박맹우 사무총장이 기자들과 만나 전망했다.

 

하지만 그가 어떤 행보를 보이든 박찬주 전 육군대장 영입 논란에 보여지듯 자체 혁신·쇄신이 필요하다는 당 밑바닥 요구에는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김세연 의원이 총선필패를 말하며 당해체를 선언하자고 하고 홍준표 전 대표나 김용태 의원 등은 틀린 말이 없다며 동조하고 있다.

 

결국 지도부 용퇴론까지 거세지면서 황 대표의 리더십은 또다시 위기에 봉착한 상황이다. 이 외중에 황 대표는 청와대에 영수회담을 제의했으나 다소 뜬금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영수회담 제안은 거절되었으며 대통령은 국민과의 대화에서 지금의 국정기조를 바꿀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래서 황 대표의 다음 수순은 단식투쟁 돌입밖에 없지 않느냐는 자조섞인 해석도 나온다. 결국 자신의 당내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려고 꺼내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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