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머루 와인 ‘젤코바’ 만드는 1급 주조사 ‘강창석’과 아내 최영희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20/01/10 [09:29]

산머루 와인 ‘젤코바’ 만드는 1급 주조사 ‘강창석’과 아내 최영희

추광규 기자 | 입력 : 2020/01/10 [09:29]

농부의 얼굴이 무겁다. 그가 가리키는 머루 밭에 이유가 있었다. 1,400여 평에 달한다는 머루 농사를 망쳤다고 했다. 기상 이변 때문인지 또는 머루 농사에 쏟는 정성 부족 때문 인지 두 해 연속 흉작을 거뒀다고 했다.

 

머루가 달리기는 했지만 당도가 와인 제조용으로 한참 미치지 못하면서 한 송이도 딸 수 없었다며 낮은 한숨을 내쉰다. 경북 상주시 외남면에서 8년째 머루농사를 지었지만 처음 겪는 이 같은 현상 때문에 곤혹스럽다는 그의 걱정에 우리 일행은 안타까운 마음만 더했을 뿐이다.

 

농부 강창석의 또 하나의 직업은 1급 주조사 면허를 가진 와인 메이커이기도 하다. 그의 와이너리에서 가장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산머루 와인이 2년 연속 생산이 멈춰 있으니 무거운 근심의 무게가 버거워 보인다.

 

 머루밭. 머루나무 가지에는 수확하지 않은 산머루가 송이채로 달려 있었다.  © 시사포토뱅크

 

 

◆외국 유명 빈티지 와인에 뒤지지 않는다는 ‘산머루 와인’ 너 누구냐!  

 

머루밭 옆에 있는 젤코바(ZELKOVA) 매장에 들어서자 아내 최영희씨가 시음용 와인을 테이블에 늘어놓았다. 교직에서 물러난 후 남편을 따라 귀농했다는 그는 이곳 와이너리의 가장 듬직한 일꾼이라고 했다.

 

그가 우리 일행에게 내놓은 와인은 ▲산머루 와인 젤코바 프리미엄 ▲젤코바 아이스 와인 ▲유기농 와인 젤코바 캠벨 ▲산머루 와인 젤코바 스페셜 등 총 4종류였다.

 

 

  젤코바 와인 4종 ©시사포토뱅크

 

 

기자가 와인 세계에 본격적으로 입문한 것은 지난해 3월 부터였다. 당시 경북 영천에 있는 국내 와인 1세대 하형태 대표의 ‘뱅꼬레와이너리’ 방문을 계기로 와인애호가를 자처하고 있으니 이날의 와인 시음회는 그저 행복한 시간이다.

 

1급 주조사 면허 보유자인 강창석 대표는 경북대학교 대구보건대학교 강의와 경북농업기술원 농업기술센터에서 다년간 와인 전통주 양조법을 강의해온 와인기술 전도사다.

 

강창석 대표는 시음을 위해 테이블에 늘어놓은 산머루 와인만의 고유의 풍미에 푹 빠져들고 있는 우리 일행에게 자신의 와인을 자랑했다.

 

그는 ▲산머루 와인 젤코바 프리미엄에 대해서는 오크통에서 24개월 숙성하여 브랜딩 했다고 말했다. 와인의 특징으로는 진한 루비색 칼라와 스파이시 하고 베리향이 나며 카라멜향과 오크향이 은은히 나는 중간 정도의 탄닌과 바디를 가진 레드와인이라고 설명했다.

 

▲젤코바 아이스 와인에 대해서는 포도즙을 농축해서 만든 무가당 아이스 와인으로 잔존 당도가 높은 아름다운 색상과 진한 과일 향을 지닌 디저트 와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식후 디저트로 좋다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이와 함께 발효방지제인 합성보존료 소르빈산염을 첨가하지 않아 보존료에 대한 우려 없이 안심하게 드실 수 있다면서 자긍심을 보였다.

 

▲유기농 와인 젤코바 캠벨에 대해서는 대중적인 와인으로 각종 전시회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와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기농 캠벨 포도를 원료로 아황산염과 소르빈산염을 전혀 참가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와인은 유기농 농산물 인증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유기농 캠벨을 원료로 하기에 2년 연속 이 와인만 생산이 가능했다.

 

▲산머루 와인 젤코바 스페셜에 대해서는 오크통에서 12개월을 숙성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머루 와인과 포도 와인으로 브랜딩 한다고 말했다. 특징은 루비색 칼라와 스파이시 하고 베리향이 나며 카라멜 향과 오크 향이 은은히 나는 약간 가벼운 탄닌과 바디를 가진 레드와인이라고 설명했다.

 

 

  강창석 대표와 아내 최영희씨 © 시사포토뱅크

 

 

강창석 대표는 자신이 만들고 있는 산머루 젤코바 와인의 특징과 장점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먼저 젤코바 와인은 무가당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즉 남들처럼 손쉽게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 당을 가미할 경우 제조가 쉽고 가격도 낮출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제대로 와인을 만들기 위해 무가당을 고집하고 있다고 했다.

 

고민도 털어놨다. 당을 안 넣고 농축을 하려다 보니까 돈과 시간이 많이 들면서 마진이 안 남는다고 현실적 고민을 말했다.

 

아내 최영희 씨는 더 이상 상업성을 무시할 수 없어 정통 와인의 맛을 지켜가는 기존의 와인과 함께 당을 가미해 대중성을 갖춘 와인을 동시에 생산하면서 매출 확대를 꾀해 보겠다면서멋쩍은 듯 가볍게 웃었다. 교직을 퇴직한 후 남편을 따라 귀농해 왔는데 지출만 많고 수입은 적다는 너무나 솔직한 현실 고백이었다.

 

또 어려움은 이뿐 아니라고 했다. 농사짓고 술 만들고 또 이를 판매하는 1인 다역이 힘들다고 했다. 농사철에는 외부에 판매를 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주로 농한기에 판매에 집중 한다고 말했다. 은퇴 후에도 1년 열두달 쉬지 못하고 있는 늦은 나이에 귀농한 농부의 아내로서의 불만을 늘어 놓았다.

 

그러면서도 이들 부부는 미래의 희망을 그려냈다. 강 대표는 6차 산업으로서의 와인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를 위해 현재의 매장이 있는 부지에 와인체험장을 만들어 1차 산업인 머루 농사와 이를 이용한 2차 산업인 와인 제조 여기에 3차 산업인 와인 판매를 결합해 부가가치를 높이겠다고 미래를 그렸다.

 

 젤코바 와인은 지난해 큰 상을 두 개 수상했다.  2019 대한민국 주류대상 대상과 한국최고 와인상 은상과 동상을 수상했다   ©시사포토뱅크

 

 

강 대표는 이어 젤코바 와인의 원료인 산머루는 포도에 비해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설명을 한동안 이어갔다. 그가 와인의 원료로 산머루에 주목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유럽형 포도에 가장 가깝기 때문이라고 했다. 즉 당도가 높을 뿐 아니라 알이 작기에 표면적이 넓어 와인제조에 적합하다는 것. 산머루의 이 같은 특징으로 와인이 진하고 맛이 깊을 뿐 아니라 칼라가 진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또 산머루는 알칼리성 과실로 포도당 주석산과 비타민 A, B1, B2, C, D등이 풍부하고 칼슘 인 철분 회분 등의 미네랄 성분이 포도보다 10배 이상 다량 함유하여 체내의 산성화 현상을 중화시켜 준다고 설명했다.

 

▲ 상주의 자랑인 750년된 감나무   © 시사포토뱅크

 

 

한편 젤코바 인근에는 상주의 먹거리와 볼거리도 많았다. 시음회를 마친 후 둘러본 상주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우리나라 감나무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수령 750년 된 '하늘아래 첫 감나무'였다.

 

또 곶감, 쌀, 누에고치를 일컫는 '삼백(三白)의 고을'로 통하는 상주의 곶감 생산 농가들은 설 명절을 앞두고 무척이나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바람에 새롭게 태어나고 있는 곶감  ©시사포토뱅크

 

 

우리 일행이 이날 방문한 외남면 혼평 3길에 있는 영농조합법인 ‘갈방산 농원’은 자연건조 방식이 아닌 대형 송풍기를 이용한 환기시스템을 통해서 곶감을 생산해 내고 있었다.

 

상주 곳곳의 감나무에서 생산된 감은 건조장 송풍기의 바람에 속살을 내 맡기면서 황금빛으로 영롱하게 빛나는 곶감으로 태어나고 있었다. 또 그 모습은 열흘이 지났지만 여전히 기억 속에 선명하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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