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현의 山 이야기] 신년 첫 산행, ‘상고대’ 찾아 계방산을 오르다

전철현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20/01/13 [16:19]

[전철현의 山 이야기] 신년 첫 산행, ‘상고대’ 찾아 계방산을 오르다

전철현 칼럼니스트 | 입력 : 2020/01/13 [16:19]

[신문고뉴스] 전철현 칼럼니스트 = 작년에 이어 올해도 산에 눈이 없을 것 같은 조바심에 1월 첫 산행지로 우리나라 다섯 번째로 높은 강원도 계방산(1577m)을 주저함 없이 택했다. 산객들 누구나 그렇겠지만 산행의 꽃인 겨울 산행 시즌인 만큼 흑백사진 같은 설산의 멋진 설경에 빠지고 싶었다.

 

그리고 더불어 높은 겨울 산에 가야만 볼 수 있는 상고대를 꼭 보아야만 하겠다는 조급한 마음에 1월 산행지로 정한 것이 바로 강원도 평창의 계방산이다.

 

▲ 계방산 정상에서 바라 본 겨울산의 백미, 맑은 파란 하늘 아래 흰눈과 상고대로 덮힌 봉우리들로 펼쳐진 우리네 산세가 아름다움을 넘어 장엄하기까지 하다.   © 전철현


우리나라는 겨울 눈꽃 산행지로 장엄한 설경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산이 꽤 많다. 민족의 영산인 지리산, 덕유산... 명불허전인 한라산과 설악산, 칼바람을 제대로 맞을 수 있는 태백산과 소백산 등등 손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다. 그래서 본래 겨울 산행을 제대로 즐기려면 한라산, 지리산, 덕유산, 태백산, 소백산 등을 산행하며 순백의 설경과 상고대를 실컷 즐긴 다음, 겨울 눈꽃 산행의 작별을 고하는 2월 마지막 눈꽃 산행지로 아쉬움을 달래며 찾는 산이 바로 계방산이다

 

이는 이런 명품 산들의 경우, 시간을 내서 작정하고 준비해야만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반해, 계방산이나 선자령 등등은 가벼운 마음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으며, 높은 국립공원 수준의 겨울 명산을 즐길 수 있다.

 

더구나 작년에 이어 올겨울 눈 가뭄이 예상된다고 하지만 수도권 산객들이 쉽게 부담 없이 훌쩍 다녀올 수 있는 겨울 눈꽃산행의 마지막 보루가 계방산이다. 심지어 '계방산에 눈이 없다면 우리나라 어느 산에서도 눈구경을 할 수 없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계방산은 겨울산행지로 유명하다.

 

▲ 눈 쌓인 등산로를 밟으면 사각거리는 소리...겨울 산을 오르는 또 다른 맛이다.  © 전철현

 

또 겨울산행을 즐기는 사람으로서 굳이 계방산을 택한 이유는 심리적 접근성 때문이다.

 

수도권 거주 산객들에겐 더욱 그렇다. 물론 우리나라 명산 어딘들 마음만 먹으면 가지 못할까마는 여타 국립공원 급 명산들은 물리적인 거리보다 심리적 거리가 상대적으로 멀다. 난이도 산행거리, 접근성면에서 여타 겨울 명산들보다 계방산이 상대적으로 쉽다는 점도 무시할 순 없다.

 

명색이 겨울인데 생업에 쫓겨 시간은 없고, 1000m 이상 급 겨울산은 올라야 하겠고, 겨울 산행의 꽃인 상고대와 설경을 꼭 봐야만 하는 산객들은 강원도 선자령을 눈꽃축제 관광하듯 갈 수도 있다. 아니면 콕 찝어서 그래도 눈꽃산행의 제맛을 느껴려 마음먹은 산객들에게 이곳 계방산은 어린아이가 아쉬울 때마다 언제든지 달려가 어머니 품에 안기듯 겨울산행의 묘미를 느끼려는 산객들에겐 어머니같은 산이다.

 

한마디로 올겨울은 산마다 눈이 없네 혹은 겨울 산 눈 구경 못하겠네 겨울 눈 가뭄에 걱정이 태산 같은 산객들에겐 9회말 투아웃 만루찬스에 나온 구원투수 같은 곳이라 할 수 있다.

 

▲ 어머이 같은 산 계방산의 설경  © 전철현

 

각설하고 계방산 산행 이야기다. 겨울 계방산 산행코스는 크게 3곳이다. 운두령으로 올라가는 코스, 용평면 노동리 아랫삼거리에서 계방산 정상으로 치고 올라가는 코스, 평창군 야영장에서 노동계곡을 들머리로 하여 계방산에 오르는 코스가 그것이다

 

이중 많은 산객들이 계방산을 오르는 3코스 중에서 운두령(해발 1086m)을 들머리로 잡는다. 운두령 간이주차장에서 눈의 왕국으로 오르는 계단을 시작으로 계방산 산행은 시작된다. 코 끝을 찡~하게 때리는 눈가루 섞인 계방산의 찬 공기는 폐포를 자극한다.

 

▲ 계방산 산행 안내도  © 전철현


운두령 들머리는 정상까지 오르는 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을뿐아니라 비교적 완만한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면서 고산 특유의 설경을 감상하면 어느덧 계방산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또 운두령에서 계방산 정상까지 고도차이는 500m 안팎에 불과하고, 산행코스가 다른 고산들에 비해 완만하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친구면 친구, 연인이면 연인, 가족이면 가족 산행지로서 부담없이 겨울산행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코스이다.

 

따라서 짧은 거리, 짧은 시간동안 부담 없이 겨울산행을 즐기려면 운두령을 들머리와 날머리로 잡는 원점회귀를 해도 좋다. 특히 차량이동이 자유롭지 않을 때는 더욱 그렇다.

 

겨울 산행은 봄, 여름, 가을 여느 산처럼 정상이나 능선에 올라야 조망이 터진다거나, 힘들게 올라와야 비로소 보람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봄, 여름, 가을 산행과 사뭇 다르다.

 

▲ 새해 첫 산행, 사각거리는 눈을 밟고 1500고지가 넘는 정상을 밟았다.  © 전철현


봄 산행은 진달래 철쭉이 만발해야 제 맛이고, 여름 산행은 시원한 계곡 산행을 해야 제 맛. 산행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이른바 단풍시즌인 가을 산행은 오색찬란한 단풍이 물들어 있어야 산행할 맛이 난다

 

하지만 겨울 산행은 봄, 여름, 가을 산행의 장점 모두를 상쇄시킬만한 묘미가 있다. 모든 아름다움과 추함까지 새하얀 눈으로 덮어버리는 흑백사진 같은 마법을 부리기 때문에 View Point 속으로의 산행이 바로 겨울 눈꽃산행이다. 꼭 계방산이 아니라 우리나라 크고 작은 눈덮힌 산하, 어디를 가든 그렇다.


물론 시간과 체력이 허락하고 차량이동이 자유롭다면 계방산 정상에서 노동리 아랫삼거리를 최단거리로 내려가는 코스를 택해도 좋고, 계방산 산행 중 가장 긴 코스인 노동계곡과 평창야영장 코스를 택해도 좋다 2곳 중에 어느 곳을 택해도 강원도 특유의 새하얀 눈으로 덮힌 백두대간 줄기가 눈덮힌 병풍처럼 둘러싸여 장엄한 설경과 상고대를 볼 수 있는 것은 덤이다.

 

▲ 이런 자연을 눈에 담기 얻기 위해 겨울산행을 하는지도 모른다  © 전철현


, 겨울 산행에서 노동계곡으로 내려올 경우, 무릎의 충격과 피로누적은 각오해야 한다. 더구나 산행시간에 쫓긴다면 이 코스는 피하는 게 좋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산행은 서양의 전설적인 등산가 조지 말로니의 명언처럼 '산이 거기 있기 때문에 오른다'가 아니라 이백의 <산중문답>처럼 자연 속에서 조화로움이 더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산림청에서 국유림 명품 숲으로 강원도 평창군과 홍천군 경계에 위치한 계방산 운두령을 선정했을 만큼, 계방산은 사시사철, 언제 어느 때에 가도 우리나라 백두대간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산이다.

 

▲ 이 눈꽃들을 보는 내내 안구가 세척이 되는 느낌이다.  © 전철현


특히 봄철 계방산은 겨울철 백두대간 설경 못지않게 백두대간 신록이 펼쳐진 장관을 볼 수 있으며, 여름 계방산은 노동계곡에서 계곡의 시원함을 가을산행은 굳이 계방산이 아니어도 좋다.

 

특히 가족 산행으로는 계방산 인근 삼봉자연휴양림, 방아다리약수, 국유림 명품 숲 등 다양한 볼거리를 가족단위로 즐길 수도 있는 산이기도 하다.

 

PS: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운두령에서 계방산 산행을 할 때, 옥의 티처럼 느껴지는 것은, 운두령 고갯마루에 변변한 주차장이 없다는 것이다. 오대산 진고개 주차장처럼 주차공간을 확보해 전국각지 우리나라 보통사람들이 겨울 산을 즐길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 지자체는 예산타령(?) 하지말기 바란다. 분에 넘치는 지자체 청사 건립보다 많은 사람들이 계방산을 찾게 만드는 것을 납세자들은 원하지 않을까?

 

 

 

 

 

▲ 여기서부터 계방산 정상을 향한다. 위의 사진들은 하산길에 카메라로 잡았다.  © 전철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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