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covid-19)' 사태를 통해 보는 중국과 우리나라

전철현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20/02/12 [17:04]

'우한 폐렴(covid-19)' 사태를 통해 보는 중국과 우리나라

전철현 칼럼니스트 | 입력 : 2020/02/12 [17:04]

[신문고뉴스] 전철현 칼럼니스트 = 들어가며...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 우한시 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공식 명칭을 COVID-19라고 전날 발표했다. 'CO'는 코로나(corona), 'VI'는 바이러스(virus), 'D'는 질환(disease), '19'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이 처음 보고된 2019년을 의미한다.

 

이에 우리 정부도 이 같은 WHO의 방침에 따라 한글 공식명칭을 '코로나-19'로 정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나는 이 글에서 일단 이 같은 공식 명칭과는 별개로 '우한 폐렴'이라고 쓴다. 이는 현재 이 질병의 통제에 실패했다고 전 지구인들에게 비판을 받는 중국의 현실을 고발하기 위해서다.

 

아주 예전에 고등학교 생물 교과서에 실려있는 독일 화학자 '리비히'를 아는가?

 

작금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우한 폐렴(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겪으면서 고등학교 재학시절 배웠던 생물 교과서 기억을 소환해 본다.

 

'리비히의 법칙(Law of minimum)' 혹은 '나무물통의 법칙((Liebig's barrel)'이란, 플라스틱 용기나 금속 용기가 귀했던 시절 우유나 물, 맥주를 보관하기 위해 여러 개의 오크나무 판을 덧대어 만든 물통이나 우유통, 맥주통에서 착안해서 이 가설을 세웠다고 한다.

 

즉 작물의 생산성을 높이려면 작물의 생산성을 제한하는 제한 요인(Limiting factor)을 제거해야 작물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가설은 아직까지 농업분야에서는 진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처럼 리비히의 가설이란 오크나무 물통에 채워지는 물, 우유, 맥주의 양은 다른 오크나무 판자의 높이와 상관없이 가장 낮은 나무판의 높이에 의해 담을 수 있는 물이나 우유, 맥주의 양이 정해진다는 이론이다. 따라서 오크나무 물통에 물을 꽉 채우려면 가장 높이가 낮은 나무판을 높여주어야 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전 세계를 신종 바이러스 감염이란 감영병 불안에 떨게 만들고, 현재까지도 확산 일로에 있는 '우한 폐렴(중국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은 중국 정부, 즉 전체주의적 관료체제 및 독재체제가 감염병 대참사의 원인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21C, 중국은 명실공히 G2국가다. 중국은 지금 전 세계의 정치와 경제를 미국과 양분하고 있다고 해도 된다. 특히 경제분야만 살피면 중국은 'made in China' 제품으로 지구촌 전체의 실생활 영역 깊이 파고들었다. 21세기 지구촌은 'made in China'제품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할 정도다.

 

우리나라가 '한강의 기적' 운운하며 부를 축적한 것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중국의 경제 발전은 실로 대단하다. 이제 세계 어디를 가든 중국인들은 VIP고객으로 대접을 받을 만큼 중국의 경제성장은 눈부시다.

 

하지만 이러한 경제대국, 미국과 견주어 G2국가로 손색이 없는 중국이 '우한 폐렴(중국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을 잡지 못해 창피를 사고 있다. 중국의 초기진압 실패로 이 감염병은 전 지구적 확산이 이뤄졌으며, 이로 말미암아 세계 여러 나라가 중국인의 입국금지를 실시할 만큼 민폐국가가 되고 말았다.

 

뒤늦게 중국이 국가적 차원에서 사활을 걸고 이 바이러스를 통제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역부족이라 할 수 있다. 바로 이런 상황이기에 여러 국가들이 중국의 국가 시스템, 특히 공중보건과 의료시스템에 대하여 쉽사리 신뢰하지 못하고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사실 중국은 지난 2008년 전 세계적 금융위기를 잘 극복한 나라 중 하나이다. 예전 우리나라가 비약적 경제성장을 했을 때와 IMF를 극복할 때, 서구사회에서 '아시아적 가치'를 주목하고 연구했을 만큼, 중국은 자본주의 시장경제 국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중국적 가치'로 금융위기를 극복해 낸 것이다

 

▲ 중국은 21세기 들어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루고 있다.


이에 중국 지도자들은 '중국식 사회주의가 서구 자유 민주주의보다 더 우월한 정부 형태'라고 주장해 왔다. 더구나 2008년 세계적인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까지 올릴 수 있었던 중국식 중앙정부 주도 경제 체제가 서구 자본주의 국가 경제 체제보다 훨씬 우월하다고 자부심을 갖기까지 했다.

 

우리나라 경제학자들과 정치가들이 중국의 시스템을 주목하고 배우려고 했던 것은 바로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이다. 그리고 분명 중국의 비약적인 경제성장의 지표와 팩트는 사실이다.

 

이에 어느 섣부른 진보학자는 중국 중앙정부의 영속적이고 안정적인 집권과 통치, 그에 따른 '대륙굴기'같은 장기적인 국가 전략 프로젝트의 실천 등이 서구 사회의 비효율적인 경제발전 사이클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중국의 '대륙굴기'와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보면서 예전 우리나라가 신흥 개발도상국 시절, 장기집권, 개발독재로 역사에 기술되고 있는 박정희 대통령의 몇 차례에 걸친 경제개발 계획의 성과물을 보는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왜 일까?

 

일본 경제가 비약적인 성장을 했을 때, 전 세계가 일본인에 대해서 '경제 동물(이코노믹 에니멀 economic animal)'이라고 폄하한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가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하면서 세계 각지로 진출할 때, '어글리 코리안(ugly korean)'으로 폄화된 적이 있다. 그래서 지금 중국은 어글리 재팬, 어글리 코리안, 어글리 차이니스'의 전철을 밟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리고 불길한 예감은 어김없이 적중하듯이, 현재 중국이 자랑하고 자부심을 갖고 있는 '당이 명령하면 인민은 따른다'식의 국가지도 전략, 즉 영속적이고 안정적으로 보이나, 중앙정부의 획일적이고 일사불란한 경직된 체제는 '우한 폐렴(중국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의 창궐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왜냐하면 현재 자유 민주주의 국가의 근간이 되고, 그 민주주의 국가 사회 구성원들에게 천부 인권처럼 부여된 표현의 자유 및 언론의 자유가 그곳엔 없기 때문이다.

 

나아가 중국 중앙정부가 2008년 금융위기 극복의 장점으로 내세웠던 획일화되고 경직되기까지 한 체제통제, 즉 서구 백가쟁명 식 민주주의, 심지어 비효율적으로까지 보이는 서구식 민주주의 장점인 의견수렴과 언론 소통의 부재가 '우한 폐렴(중국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키웠기 때문이다

 

중국 우한 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처음 알려진 것은 지난해 128일이다.

 

그런데 이 신종 바이러스의 존재를 알게 된 우한중심병원 안과의사 이원량(李文亮)은 이 위험성을 경고했다. 하지만 이원량의 경고에도 중국 중앙정부는 진실을 은폐했고, 오히려 사실을 알린 의사들을 유언비어 유포 죄로 감금하고 가혹한 검열을 실시했다. 중국 중앙정부는 신종 감염병 대책의 기본 수칙인 초동 방역과 예방, 통제가 필요했던 6주 동안 우한 시민들을 방치했다.

 

▲ 대한의사협회의 리원량 추모 포스터


사실 감염병의 출현과 통제는 체제유지나 정권유지 이전의 생명권에 대한 문제이다. 하지만 감염병으로 인해 사회 구성원의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을 정권의 안전성과 체제유지의 관점으로 접근한 중국 중앙정부의 대처방식에서 중국식 통치 모델은 그 약점과 한계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리비히의 법칙'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살펴보자.

 

세계 역사를 살펴보면 어느나라 든 보편적인 역사발전 단계를 거친다. 물론 각 나라마다 자신이 처한 환경과 문화에 따라서 국가발전에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다. 또 후발주자들은 이미 앞서나간 선진국의 장점을 취하고 약점을 개선하면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선진국으로 진입한다는 것은 단지수치상으로 보여주는 경제발전 지표가 전부인 것은 아니다. 문화와 사회 시스템, 사회구성원의 행복추구지수 등등 사회 모든 부분에서 균형잡힌 나라이어야 선진국이 되는 것이다. 이른바 G2라고 자부하던 중국은 '우한 폐렴(중국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의료시스템과 국가 시스템이 무너졌다.

 

물론 다른 선진국 이하 여타의 나라들의 경우, 중국 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대책과 방비를 세웠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최소 G20 국가에서는 중국만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라든가 사망자 수가 의료기술과 시스템의 월등함 때문이라고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현격히 낮다.

 

이 글의 목적이 단순히 중국의 불행, 중국의 국가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하고자 하는 것만은 아니다. 소위, G20 선진국이라는 국가들도 작금의 중국 우한 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같은 부조리를 겪어왔고 또 반복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경제발전을 이루었고, 어느 정도 선진문화와 복지시스템 등등 외형적으론 선진국으로서 면모를 갖추었다. 하지만, 경제적 욕구충족에서 오는 공허함이랄까,우리나라는 정신과 내면의 궁핍함을 어설픈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라든가 급진 페미니즘 등등 현실과 괴리된 정치적 이슈를 남발하는 등 의식의 과잉상태에 빠져있다.

 

예전 미국, 일본, 대한민국이 경제발전을 통한 물질풍요를 지상목표로 삼았던 시절, 졸부가 문화재라든가 골동품에 탐닉하듯....중국은 지금 富의 허영에 빠져 있었다. 그리고 그 허영이 통제하지 못한 것이 작금 우한 발 바이러스의 전 세계 창궐이란 사태다.

 

우리는 어떤가. 작금 창궐하는 어설픈 PC주의, 페미니즘 극한으로 몰고 가는 개인주의적 인권 타령에 우리사회는 눈에 보이지 않는 '지적 허영의 사치 바이러스'가 창궐해 있다.

 

이 허영 바이러스가 중국 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처럼 개인과 사회를 위협하지 않을지 모르겠다. 중국이나 우리나라나 너무 성급하게 샴페인을 터트린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리비히의 법칙'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오크나무 물통의 앞 모습만 보기 좋게 만들고, 뒤쪽은 줄줄줄 흘러서 자칫 밑 빠진 오크나무통에 물 붙기 형국으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다시 돌아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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