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5.18 왜곡 지만원 씨, 1심 징역 2년...법정구속은 면해

임두만 기자 | 기사입력 2020/02/13 [17:52]

法, 5.18 왜곡 지만원 씨, 1심 징역 2년...법정구속은 면해

임두만 기자 | 입력 : 2020/02/13 [17:52]

[신문고뉴스] 임두만 기자 = 1980년에 일어난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계속적으로 왜곡해 온 지만원 시스템클럽 대표가 광주민주화운동 관계자 및 시민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에 대해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고령이라는 이유로 법정구속은 면했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김태호 판사는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지씨의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과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이는 지 씨가 그동안 자신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1980년 광주항쟁 당시 북한군 특수부대원이 참여했으며, 그들을 광수로 호칭, 광주시민들의 명예를 훼손한 것을 유죄로 본 것이다.

 

지 씨는 시스템클럽이란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을 통해 5·18 민주화운동 당시 촬영된 사진에 등장한 시민들을 '광주에서 활동한 북한특수군'이라는 의미의 '광수'라고 지칭하며 여러 차례에 걸쳐 왜곡했다.  그러나 지 씨'광수'라 부른 사람들은 북한 특수군이 아니라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광주시민이었다.

 

▲ 지만원 씨의 법정구속을 촉구하며 광주 5.18 관계자들은 이날 서울 중앙지법 청사 앞에서 집단 시위를 벌였다. 사진제공, 김용만 5.18 40주년 서울행사 연출감독


이에 이들은 자신들을 북한군 광수로 부른 지 씨에 대해 명예훼손 등으로 고발했다.

 

그리고 이 고발 등에 대해 수사한 검찰은 지 씨를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했으나 이례적으로 지 씨의 재판은 대한민국 사법사상 유례없는 310개월 동안 끌다가 비로소 이날 1심에서 유죄 판단이 나왔다.

 

하지만 그동안 지 씨 관련 1심은 계속되는 병합과 재판부의 변동, 피고 측의 재판지연으로 길어졌다. 그러는 과정에서도 지 씨는 각종 집회를 계속 열고 자신의 주장을 확산시켰다. 나아가 지속적으로 인타넷 게시판을 이용,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욕보였다,

 

이 과정에서 지 씨는 영화'택시운전사'의 실존 인물인 운전사 고() 김사복씨를 '빨갱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김 씨의 유족도 지 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 지 씨는 이날 이에 대해서도 유죄를 받았다.

 

또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신부들에게 '신부를 가장한 공산주의자들'이라고 하는 등 지속적으로 자신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성직자들을 모함했다. 이에 이날 재판부는 이 같은 지 씨의 행위들을 모두 유죄로 인정 징역 2년의 실형과 함께 벌금 100만 원도 선고했다.

 

이날 재판에서 김 판사는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 신부들은 5·18 과정에서 희생된 시민의 넋을 위로하고 5·18의 역사적 진실을 알리기 위해 사진집을 제작했다""그런데도 지씨는 신부들이 공산주의자로 북한과 공모해 북한이 만든 조작된 사진을 이용해 계엄군이 5·18 당시 잔인한 살해 행위를 한 것처럼 모략하는 유언비어를 퍼뜨렸다는 등 허위사실을 적시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또 지씨는 5·18 당시 촬영된 사진 속 인물들을 북한 특수군으로 지목하는 글을 게시해 피해자들이 5·18 민주화 운동 당시 시민군으로 참여했는데도 북한군으로 오인 받게 될 상황을 초래했다""특히 지씨가 피해자들을 북한 특수군이라고 주목하게 된 근거를 분석한 결과 건전한 상식과 경험칙을 갖춘 일반인이 보기에도 상당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지씨가 영화 '택시'의 주인공인 김사복씨에 대해서도 별다른 근거 없이 피해자들의 명예를 현저하게 훼손하는 내용의 악의적인 글을 게시했다"고도 지적했다.

 

나아가 "이에 피해자들의 명예가 중대하게 훼손됐다"고 강조한 뒤 지 씨가 명예훼손으로 수차례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데도 또 다시 범행을 저지른 점, 피해자들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점 등을 고려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한 법적·역사적 평가가 이미 확립된 상황에서 지씨의 이런 주장으로 5·18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을 것이고, 고령인 점을 고려해 양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재판부의 판결에 대해 5·18단체 회원들은 불만을 나타냈다. 이는 지 씨가 재판 중에도 계속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동일한 범죄를 계속하고 있으므로 그를 감옥에 가둬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징역 2년이라는 실형을 선고 받은 지 씨는 충격을 받은 듯 지지자들과만 악수를 나누고 코멘트없이 법원을 빠져나갔다. 그러면서도 이날 재판의 유죄판결에 대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자 "쟤 치워라. 못 따라오게 해라"라는 등 고압적 자세를 취했다. 이에 지 씨의 지시를 받은 지지자들이 기자들을 밀치고 위협하기까지 하는 일촉즉발 대결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시위에 나선 5.18 관계자들...사진 김용만 감독 제공


한편 이날 오전부터 지 씨의 법정구속을 요구하며 법원 앞에서 시위를 해 온 김용만 '5.18, 40주년 서울행사' 연출감독은 "그동안 5.18 관련 선량한 시민들의 명예를 지속적으로 훼손해 온 악질 범죄자가 법정구속을 면한 것은 우리 사법체계에도 맞지 않다"고 1심판결에 대해 수긍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히며 반발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지 씨의 국회 공청회 망언을 규탄하는 5.18농성단의 대변인을 지냈던 인사로서 그동안의 지 씨 행각을 '악질적 범죄'라고 지칭했다.

 

그러면서 "우리 형법 상 동일범죄를 3회 이상 저지르면 법의 관용이 사라진다"고 주장하고는 "재판부가 오늘 판결문에서 지 씨의 여러 범죄를 모두 인정하면서도 법정구속을 하지 않은 것은 실상 우리 사법 체계를 흔든 것 아닌가"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특히 김 감독은 "법원이 사상 유례가 없이 형사재판 1심을 3년 10개월이나 끌어온 것도 모자라 그를 다시 풀어줬다"며 "지 씨는 앞으로 진행 될 2심 기간 동안 또 무수한 동일범죄를 저지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다음 "법정에서 판사가 범죄자의 죄를 인정하면서 그 범죄자에게 계속 같은 죄를 저지를 수 있도록 허락한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덧붙여 이 재판 결과에 큰 불만을 나타낸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법원의 선고에 대해 "아쉽지만 지켜보자"는 반응도 나왔다.

 

지난해 2월 지 씨의 국회 공청회를 통한 5.18 폄하에 분노, 국회 앞에서 천막을 치고 '지만원 구속'을 촉구하며 농성에 나선 '5.18 국회농성단' 대표를 지낸 김종배 전 의원은 "늦었지만 지만원의 유죄를 인정한 법원의 판단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1980년 5.18 광주항쟁 당시 시민군 대장으로 시민군을 이끌다 붙잡혀 법정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때문에 '5.18 사형수'로도 불리는 김 전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만원은 역사를 왜곡한 범죄자"라며 "이미 국가의 법으로도, 또 역사적으로도 광주의 5.18은 민주화 운동임이 명백한데 이를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왜곡한 것은 실정법도 역사법정도 용서할 수 없다"고 오늘 재판을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1심 판결에서 징역 2년이란 실형이 선고된 것이 이를 증명한다"며 "그가 비록 법정구속은 면했으나 추후 진행될 재판에서도 그는 중형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런 다음 "아쉽지만 앞으로 남은 2심과 3심 등 재판을 예의 주시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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