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6개월 대기발령 농협상무의 눈물, 누구의 책임인가?

임두만 | 기사입력 2020/03/03 [18:59]

[인터뷰] 6개월 대기발령 농협상무의 눈물, 누구의 책임인가?

임두만 | 입력 : 2020/03/03 [18:59]

[신문고뉴스] 임두만 편집위원장 = 조선시대의 민의상달 제도로 가장 대표적인 것이 '신문고(申聞鼓)' 제도다. 조선의 기틀을 세운 것으로 평가되는 태종은 집권 2년 차인 1402, 관리들의 특수청원과 상소를 위하여 대궐 밖 문루에 북을 달고 이름을 신문고(申聞鼓)라 칭했다.

 

당시 조선의 여러 사법제도에서도 해결하지 못하는 일들에 대해 관리들에게 신문고를 치게 하고 북을 치는 자의 소리를 임금이 직접 듣고 처리하겠다는 최후의 항고 제도였던 것이다.

 

▲ 드라마 상에 나타난 조선시대의 신문고 이미지...민족문화대백과 갈무리

 

이에 태종은 신문고의 관할을 임금의 직속인 의금부 당직청(當直廳)에서 주관하게 했다. 그러나 이후 이 신문고가 관리들이 상대를 음해하는 수준으로 변하자 양반과 관리들의 사용을 제한하고 양민들의 지극히 원통한 사연, 자기에 관계된 억울함을 고발하는 자에만 북을 사용하도록 했다.

 

그럼에도 실제 이 북을 치는 사람들은 양민보다는 관료, 특히 자신의 억울함이 아니라 남을 음해하고 모해하는 상황이 변하지 않는 등 남용의 사례가 나왔다. 그래서 나중에는 오직 자신의 일, 지극히 원통한 일을 당한 사람만이 이 북을 칠 수 있도록 제도화 했다.

 

하지만 실제 신문고는 임금의 생각과는 달리 일반인들이 관리들의 횡포를 고발하는 사례는 그리 많지 않았다. 당시 조선이 반상의 격차(양반과 상놈의 차이), 특히 사대부와 노비의 격차가 엄연한 사회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결국 연산군 시대에는 이 북을 철거했다가 영조시절에 복원, 의금부 당직청이 아니라 병조에서 관할하게 했다.

 

그러나 이런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음에도 신문고는 이 북을 치는 사람 사연을 임금이 듣고 직접 해결해준다는 제도만으로도 관료들의 발호(跋扈)를 억제하는 데 성과가 있었던 것으로 기록에 나온다.

 

21세기 대한민국은 신문고가 필요 없는 사회일까?

 

반상의 격차도 없고, 특히 사대부와 노비의 격차는 더더욱 없다. 아예 사대부라는 특권층이 존재하지 않는다. 또 민주적 사법제도인 3심제가 자리잡고 있으며, 여기서도 미흡한 부분은 국가인권위라는 독립기구나, 국민권익위라는 또 다른 정부기구 등에서 국민 개개인의 민원을 받고 있다.

  

▲ 인터넷뉴스 신문고 이미지

하지만 이처럼 촘촘한 그물망을 치고 있음에도 곳곳에 억울한 사람은 많다. 그래서 오늘도 법원 앞에서는 시위대가 끊이지 않는다. 그 억울함을 여러 관청에 호소하지만 제대로 해결되고 있다고 흡족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아서다.

 

이에 그들은 또 언론에 호소하기도 하고, 억울한 사람들끼리 관청피해자모임을 만들어 서로 품앗이로 연대 대응을 하기도 한다.

 

인터넷뉴스신문고, 약칭하여 <신문고뉴스>는 이런 사람들에게 신문고(申聞鼓) 북채를 쥐어준다는 취지로 창간, 늘 이들에게 자리를 제공해 왔다. 그리고 오늘도 지극히 억울하다며 신문고를 치는 한 시민을 만나 인터뷰를 했다.

 

이 인터뷰는 따라서 순전히 신문고의 취지에 따라 억울한 사람의 하소연을 듣는데 주력했다. 그리고 그 하소연을 독자 여러분께 들려드리고자 한다.

 

이성희 중앙회장님.

201993일자 부당 대기발령 묵인·방조한 조감처 직원이 누구인지 밝혀 주세요

 

오늘 <신문고뉴스>가 만난 사람은 현재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농협중앙회 앞에서 오늘(3월 3일)로 2차 8일 째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전라북도 부안군의 부안중앙농협 임정희 상무다.

 

▲ 신문고뉴스를 찾은 임정희 상무  

 

임 상무는 부안중앙농협이 한 사기꾼에게 대출사기를 당해 수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다면서 그런데 그에 대한 책임을 지워 결재권자인 조합장이 신용상무인 내게 대기발령이란 인사 조치를 하고, 규정에도 없이 오늘까지 182일 째 대기발령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그는 이의 부당함을 상급단체인 농협중앙회가 해결해 달라고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면서 농협중앙회는 임정희 상무가 사기꾼과 사전 공모하여 부당한 대출을 실행했는지 특별감사를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자신의 1인 시위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기자는 그가 목에 걸고 있는 '존경하는 이성희 중앙회장님. 201993일자 부당 대기발령 묵인·방조한 조감처 직원이 누구인지 밝혀 주세요!'란 피켓 내용에 대해 물었다.

 

▲ 농협중앙회 앞에서 2차로 8일 째 1인 시위 중인 임정희 상무     © 신문고뉴스

 

그러자 임 상무는 그동안 자신에게 처해진 상황을 실타래를 풀 듯 풀어냈다.

 

부안중앙농협은 지난 해 한 사기꾼에게 5억2천500만 원의 사기대출을 당해 실제 2억8천500만 원의 원금손실을 입었다. 임 상무는 자신이 물론 대출을 담당하는 신용상무이긴 하지만 고액의 대출은 조합장 결재사안으로서 조합이 사기당한 책임을 자신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이 억울하다는 것이다.

 

그는 농협 단위조합의 대출은 결재라인이 담당자->상무->전무->조합장입니다. 이중 3천만 원 이하 담보가 확실한 대출 건은 상무전결, 5천만 원 이하는 전무전결이지요. 하지만 억대가 넘는 대출은 조합장이 결제를 해야 합니다. 따라서 지금 조합이 사기를 당한 5억2천500만 원의 대출(원금 실손실 2억8천500만 원)은 당연히 조합장 결재사안이었습니다로 시작하는 억울한 사연을 내놨다.

 

즉 문제가 된 사기대출의 심사과정, 실제 대출과정, 사기를 당한 것이 판명되어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한 과정, 연루자 수사 후 대출사기를 실제로 행한 당사자 외 신용상무인 자신과 나머지 연루자들이 무혐의 처리된 사연 등을 줄줄이 쏟아냈다.

 

그런 다음 농협이 고발하고 수사기관이 수사 중일 때 대기발령이 된 것 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전주지검에서 무혐의가 나왔으면 당연히 대기발령도 취소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농협은 다시 제가 이 대출에 공모혐의가 있고, 또 다른 대출사기에도 가담한 것으로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고, 수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대기발령 상태를 풀어줄 수 없다고 합니다. 이에 그 억울함 때문에 중앙회 감사를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라고 1인 시위를 중앙회 앞에서 하고 있는 이유를 말했다.

 

그러면서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 앞으로 자신이 보낸 내용증명서를 꺼냈다.

 

▲ 임. 상무가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앞으로 보냈다는 내용증명 사본

 

그는 이성희 회장 앞으로 회원농협 인사 및 여신업무 관련 질의서를 내용증명으로 보내고, 수신 참조인으로도 인사담당인 회원종합지원부장, 여신담당인 상호금융여신부장을 적시, 부안중앙농협 인사조치가 농협인사규정에 합당한가를 물은 것이다.

 

그가 제시한 농협 인사규정 제621항에는 직원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직위 또는 직무를 부여하지 아니하고 대기발령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그리고 세세하게는 '1호 직무수행 능력이 부족해 근무성적 또는 업무실적이 극히 불량할 때''2호 소속직원에 대한 지휘 및 감독능력이 현저히 부족하다고 인정될 때'라는 규정도 있다. 임 상무는 부안중앙농협 인사권자인 조합장이 자신을 여기에 해당된다고 대기발령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임 상무는 이 부분을 중앙회에 묻고 있다.

 

그는 농협 인사규정 제62(대기) 2항에 대기발령은 조합장이 행한다. 다만 11, 2호 또는 5호의 사유에 의한 대기는 인사위원회 의결을 얻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 규정은 조합장의 인사권 남용을 막기 위한 장치인데, 제 대기발령 때 인사위원회는 열리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부안중앙농협 조합장으로부터 구두 상 대기발령 지시가 나오고 32일 만에 '금융질서를 문란한 행위로 농협 공신력 실추 및 손실발생을 초래한 혐의'로 자택 대기발령을 받았어요. 그러나 이 과정에서 분명하게 말할 것은 인사위원회가 열리지 않았다는 것입니다라며 이 부분이 합당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을 이성희 회장에게 물고 있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 임정희 상무가 제시한 부안중앙농협 대기발령 공문 사본

 

그리고 임 상무는 아직 농협중앙회에서 이에 대한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부당 대기발령 묵인·방조한 조감처 직원이 누구인지 밝혀주세요라는 피켓을 들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임 상무가 말하는 조감처는 조합감사위원회 사무처다.

 

농협은 농업협동조합의 준말로 농업협동조합은 전국 단위조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이들 조합의 상위조직이 농협중앙회...따라서 중앙회는 단위조합의 사무감사 책임을 갖는다.

 

그리고 조감처는 회원조합 감사계획을 수립하거나 감사결과에 따른 임직원에 대한 징계·변상 요구 등 농협 전반에 대해 지도·감사하는 조직이다.

 

이에 임 상무는 회원조합인 부안중앙농협이 행한 자신의 인사조치에 대해 중앙회 조감처가 감사를 했는지, 하고도 인사규정을 지키지 않은 회원조합에 조치를 않는 것인지, 또는 아직 감사를 하지 않고 있는지, 그렇다면 왜 대기발령 180일이 넘는 기간인데 아직도 하지 않고 있는지에 대해 묻고 있다. 그는 앞서 언급했듯 오늘(2010년 3월 3일)로 대기발령 182일 째.

 

▲ 농협중앙회 민원담당실 쪽에서 임 상무에게 보낸 답신 메시지 사본

 

이에 대해 <신문고뉴스>는 농협중앙회의 해당부서로 문의했다.

 

그리고 민원처리 담당, 조감처 담당, 홍보실 등을 통해 회원조합이 인사규정을 지켰는지에 대해서는 중앙회 회원조합 지원부를 통해 이미 적절한 조치가 취해진 것으로 안다는 답변과 함께, 아직도 대기발령 상태로 있는 것은 회원조합도 중앙회도 해당 직원에 대해 수사기관의 수사가 진행 중이므로 수사가 끝나봐야 수사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가 이뤄질 것이란 답변을 들었다.

 

한편 현재 임 상무는 앞서 언급된 사기대출건 즉 전주지검에서 무혐의가 나온 건 외에 현재 부안중앙농협에 의해 사기대출 건과 연계되어 또 다른 사건으로 수사기관에 고발된 피고발인 중의 1명이다.

 

부안중앙농협은 지난해 923일 임 상무를 비롯해 11명을 불법대출 관련자로 지목해 전주지방검찰청 정읍지청에 고발 조치한 바 있다.

 

중앙농협은 당시 임 상무 등 이들 11명이 공모해 6, 44억 원을 불법대출, 추정손실만 14억 원이 넘을 것이라며 불법대출로 인한 농협손실 책임을 물어 고발한 것이다.

 

그리고 이 사건은 현재 부안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에서 5개월 째 수사가 진행 중이다. 결국 농협중앙회의 답변은 이 사건과 연계되어 수사 중인 사건이라고 답변한 것 같다.

 

그러나 임 상무는 신용상무가 전결로 처리할 수 있는 대출은 최고액이 3,000만 원으로서 제 직위로는 대출을 임의로 취급할 수도 없습니다라며 또한 신용상무는 담보물의 현지답사 책임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농협은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일부 대출 건을 부당대출로 규정, 그 부당대출에 제가 개입했다고 고발했습니다라고 부당대출 책임에 대해 항변했다.

 

그리고 임 상무는 경찰의 수사지연에 대해서도 고발된 지 6개월이 다 되어 가는데 지금도 수사 중이라고 합니다. 지방경찰서라서 큰 사건도 별로 없을 것인데 6개월이 다 되도록 수사 중이라고만 답변하는 경찰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라고 억울해 했다.

 

이에 <신문고뉴스>는 부안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에 수사지연에 대해 질의했다. 그리고 팀장으로부터 언론에서 보기에는 수사가 지연된 면도 있겠지만 실제 현장은 그렇지 않다면서 고발된 피고발인만 11명이고, 관련 참고인 포함하면 20명이 넘는데, 이들 전부를 소환하는 과정에서 참고인들은 강제성이 없으므로 애로사항이 있다고 말했다.

 

“2월에 인사발령이 있어서 담당자들이 바뀌기도 하여 조금 지체되고는 있으나 그 외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앞으로 되도록 빠른 시간 안에 수사를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담당 수사관들에게 말해놓은 상태라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서는 부안중앙농협도 같은 답변이었다. <신문고뉴스>의 질의에 대해 해당농협 실무자라고 자신을 밝힌 한 직원은 "농협이 규정을 어긴 일은 없다"며 "대기발령 해제 등의 조치 또한 현재 수사 중인 경찰의 수사결과가 나와 봐야 한다"고 답변했다.

 

▲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선 임정희 상무    

 

하지만 답답한 것은 임 상무다. 그래서 아직도 그는 농협중앙회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 중이다.

 

그러면서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은 감사위원장 출신인 만큼 전임 중앙회장처럼 억울한 사건을 묵살하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질문에 대한 답을 줄 때까지 1인 시위를 계속할 것입니다"라고 입술을 깨물었다.

 

특히 3일 오후에는 농협중앙회 앞 1인 시위 시간이 끝난 뒤 다시 청와대 분수대 앞으로 시위 장소를 옮겨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1인 시위를 이어갔다. 그리고는 대기발령 기간 급여라고 말할 수도 없는 월 100만 원 수준만 지급받아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생계에도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면서 자신에 대한 인사조치가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는 눈물을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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