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법사위원장 지키지 못한 책임 지겠다" 원내대표 사의

조현진 기자 | 기사입력 2020/06/16 [00:34]

주호영 "법사위원장 지키지 못한 책임 지겠다" 원내대표 사의

조현진 기자 | 입력 : 2020/06/16 [00:34]

민주당이 윤호중 법사위원장 등 6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는 등 강공을 행동으로 옮기자 이를 막자 못한 책임을 지겠다며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사퇴의사를 밝히고 의총장을 떠났다. 이에 런닝메이트로 선출된 이종배 정책위의장도 주 원내대표와 함께 사의를 표명했다.

 

▲ 주호영 원내대표가 상임위원장 선출 본회의를 비판하는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이는 21대 국회 초반부터 상당기간 국회파행이 일어날 소지가 나타난 셈이다. 15일 오전부터 긴박하게 돌아가던 상황은 결국 이날 오후 국회의 장기파행을 예고하는 상황을 연출한 것이다.

 

이날 본회의가 예정된 오후 2시가 되도록 여야는 어떤 합의도 내놓지 못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의 주선으로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와 의장실에서 마주앉은 주호영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의 견제장치로 마지막 남은 하나가 국회 법사위원장을 야당이 맡는 것"이라며 법사위원장직 고수를 주장했다. 하지만 그의 이런 주장은 관철되지 않았다. 그래서 협상을 박차고 나왔다.

 

결국 박병석 의장은 "여야간 합의의 시간을 더 준다"며 본회의를 미뤘다.

 

그러나 이후에도 협상의 진전은 없었다. 이에 박 의장은 결국 법사위 등 6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절차로 의장직권 상임위원 배분이란 강수를 두고 오후 6시 본회의를 개의했다.

 

이 상황에서 주 원내대표는 본회의에서의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민주당을 신랄하게 비난하고는 통합당 의원총회를 열었다. 그런 다음 이날 의총에서 "여당의 21대 국회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 표결을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이어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지금까지 제1야당이 맡아 온 법제사법위원회를 지켜내지 못하고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이렇게 무너지고 파괴되는 것을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고 말했다.

 

이에 기자들이 "의원들이 사퇴를 만류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제가 막지 못한 책임을 제가 지기로 했다. 제 사퇴 의지는 확고하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통합당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의원들이 재신임 결의를 하고 힘을 모으자고 했는데 사의를 거두지 않는다"고 전하고는 "내일부터 (원내대표) 역할은 공석 상태가 되어 여당이 협상할 상대가 없어져 버렸다"고 말해 상당기간 국회파행은 불가피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실제로 주 원내대표가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하면서 통합당의 원내사령탑은 공백 사태를 맞게 됐다. 따라서 주 원내대표가 사의를 거둬들이거나 당내 재신임 과정을 거치기까지 여당과 원구성을 위한 추가 협상은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자신의 뜻이 관철되지 않은 주 원내대표의 강공이다. 즉 여권이 시급하게 처리하기를 희망하는 추경이 처리되기 위해서는 예산결산위원회의 구성이 시급하지만 야당에 양보하기로 한 예결위원장 후보도 없으므로 여권은 예결위를 당장 가동할 수 없다. 때문에 주 원내대표의 이 강공은 민주당이 예결위원장까지 자당 소속으로 하겠다는 강수를 두게할 수도 있다.

 

즉 당장 민주당이 16일부터 3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등을 위해 상임위를 가동하겠다고 하고, 박병석 국회의장이 19일 본회의를 열어 남은 12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마무리하겠다고 하고 있으므로 통합당이 원내 사령탑을 공석으로 둔다면 민주당은 애초 주장대로 남은 12개 상임위원장 전부를 선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이 어떤 수를 내놓을 것인지 매우 주목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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