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진영을 종횡무진 누벼온 차명진 전 의원이 광복절 집회에 갔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괜히 (좌파에서 우파로) 전향했나 싶다"며 뒤늦은 후회를 하는듯한 한탄의 소리를 내놨다.
차 전 의원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보, 미안하오"로 시작되는 글을 통해 "왜 나는 이렇게 하는 일마다 꼬이지, 인생 마무리기에 접어 들었으면 조심도 해야 하건만 왜 나는 앞만 보고 달리다 매번 돌부리에 걸려서 넘어지는걸까"라며 뒤늦은 한탄의 소리를 뱉은 것이다.
그리고는 이어 자신의 부인에게 "이렇게 좌충우돌, 물가에 어린 애 같은 서방 데리고 살려니 마음 고생 많지?"라며 미안한 마음도 토로했다.
또 "수많은 기사에서 '차명진 쌤통이다', '잘 걸렸다'라는 글로 도배를 한 거 보고 당신 마음이 얼마나 찢어졌을까"라는 내용으로 마음고생을 했을 부인을 위로했다.
그러면서 차 전 의원은 "우리 편이라는 사람들은 이 난국에 다 어디 갔고 내가 25년 몸 담았던 미통당에서 대놓고 그 사람은 이미 우리 당 아니다 소리 하는 거 보고 당신이 무슨 생각했을까"라며 자신들과 거리를 두려하고 있는 미래통합당에게 심한 배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내가 얼마 전 '우파는 의리가 없다면서 괜히 우파로 전향했다'고 하자 당신이 손가락을 위로 가리키며 저 분(하나님)이 있잖아, 하던 말 기억나오?"고 한 뒤 "이번에 (완쾌 돼) 나가면 방향은 안 바꾸되 속도는 쫌 조절할 것"이라고 말해 아스필트 우파와 거리를 두겠다는 뜻도 밝혔다.
한편 차명진은 80년대를 강성 운동권으로 살아오다 민중당 주력이던 이재오 김문수 등이 김영삼 전 대통령이 이끌던 민자당으로 들어가면서 보수진영으로 전향했다.
서울대 재학 중 운동권이던 차명진 전 의원은 유시민 등과 함께 했으며, 이로 인해 강제징집을 당했다. 그리고 제대 후 복학해서도 노동운동에 뛰어들기 위해 인천 주안공단의 자동차 부품업체 경인산업에 위장 취업했다. 당시 인천과 주안 등지는 운동권 학생들의 주요 터전이었다.
이들은 5.3인천사태 주역이었다. 즉 구로공단 노동자들을 주축으로 한 서울노동운동연합(서노련), 인천부평주안공단 노동자들을 주축으로 한 인천노동운동연합(인노련)의 핵심세력이 이들이었다.
차명진의 '보스'로 통하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1985년 구로공단, 부천지역 일대 노동자들을 규합, 서노련을 결성했다. 이때 김문수와 함께한 차명진은 지금까지 김 전 지사와 정치적 행보를 같이하고 있다.
즉 김 전 지사와 함께 민중당을 했으며, 김 전 지사가 민자당에 입당 국회의원이 되자 그의 보좌관으로 같이했다. 이후 김 전 지사가 경기도지사 출마를 위해 내놓은 부천 소사 지역구를 물려받아 그 지역구에서 당선되어 국회의원이 되기도 했다.
또한 김 전 지사가 경기도지사를 그만 둔 뒤 강경우파로 변신, 아스팔트 우파의 핵심으로 돌자 때맞춰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차 전 의원도 같이 아스팔트 우파가 되어 함께 했다.
지난 총선을 앞두고 이들은 당이 갈리기도 했다. 당시 통합당을 탈당, 조원진 홍문종 등과 우리공화당을 함께하는 듯 했으나 전광훈 복사와 함께 기독자유통일당을 창당, 선거를 이끌었던 김 전 지사와 다르게 차명진은 미래통합당에서 공천을 받은 것이다.
그리너 이후 차명진은 세월호 유족들에게 했던 발언들이 막말로 공세를 당하면서 통합당에서 공천배제를 당했다가 살아나는 등 우여곡절 끝에 결국 낙선했다.
그랬던 차 전 의원은 이번 8.15 집회에도 전광훈-김문수 주축의 '기독자유통일당' 광복절 집회에 참석했다가 코로나19 확진자가 되었다. 기독자유통일당은 이번 집회 주최측은 아니지만 전 목사 세력인 국본의 집회가 불허되었음에도 지방에서 관광버스 등을 동원, 이날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핵심층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지금 격리치료를 받고 있는 차 전 의원 회한섞인 이 글은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아래는 이날 차 전 의원 올린 페이스북 글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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