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의사 국가고시' 거부 진짜이유 '선발대' 폭로 논란

박동휘 | 기사입력 2020/09/08 [08:23]

의대생 '의사 국가고시' 거부 진짜이유 '선발대' 폭로 논란

박동휘 | 입력 : 2020/09/08 [08:23]

대한의사협회가 더불어민주당 및 정부와 의사 파업 중단을 결정했음에도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이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 응시를 거부해 새로운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가 정부에서 국가고시 실기 시험 응시 기간을 연장하자, 9월 6일 대의원 만장일치로 국가고시 응시 취소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

 

이런 가운데 의사 국가고시 응시 거부는 일종의 부정행위로도 볼 수 있는 '선발대' 관행으로 인한 것이라는 폭로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즉 의사 국가고시는 실기시험과 필기시험으로 이루어지는데, 실기시험은 여러개의 방을 돌아다니며 증상을 연기하는 배우의 행동을 보고 응시자의 처방과 대응을 살피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모든 학생이 한번에 실기시험을 치를 수 없어,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은 대학별로 배정된 시험일들에 한하여 접수 단계에서 응시일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래서 실기시험에 어떤 문제가 나오는지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먼저 시험을 본 뒤, 실력이 부족한 학생이 모자란 부분을 공부를 하도록 하는 선발대 관행이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같은 관행이 단순히 공부를 돕는 것을 넘어 시험문제 족보를 구축하고 문제를 유출하는 등의 불법으로 까지 변질이 됐다는 점이다.

 

실제 2011년 의사 국가시험 실기고사에서 대학 단위를 넘어 의과대학 4학년생 협의회라는 단체에서 문제 공유를 위한 홈페이지를 개설한 후 조직적으로 문제를 유출하면서 수사로 까지 이어졌다. 다만 10명 모두 기소유예 처분되는 사건이 있었다.

 

 

◆ 의사 국가고시 ‘선발대’ 사실상 형사처벌 대상 ‘시험 부정’

 

의사협회와 정부여당간의 협상 타결 전인 8월 31일자로 기존 국시 접수 기간이 끝날 때 의대생단체에서는 기존의 순번대로 전체 일정을 순연해 달라고 요구하였으나 국시원과 정부는 재접수자의 일정도 그대로 순연해달라는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기존 접수자의 일정은 1주일씩 순연하고, 21일 이후 응시 예정자는 추석 연휴 이후인 10월 12일로 조정되며, 기존 접수자의 마지막 시험은 11월 10일에 실시하고 재접수자의 일정은 시험 준비 기간을 고려해 11월 이후로 미룬다고 8월 31일 발표한 것.

 

이후 국시원은 9월 6일까지 재접수를 진행해, 기존 응시 일자가 9월 1일부터 18일 사이였던 재신청자는 11월로 응시 일자를 조정했다. 이와 함께 원래 11월 10일에 시험을 마치려던 것에서, 재접수자의 시험은 11월 20일까지 마치는 것으로 조정하였다.

 

이에 원래 9월 초에 응시할 예정이었던 재접수자들은 11월 이후에 실기 시험을 볼 수 있게 되어 '선발대'로서 국시에 응시하는 의미가 사라져 다른 수험자에게 문제를 알려줄 수 없게 되었다고 분석된다.

 

즉 '선발대'들이 선발대로서 응시할 수 없게 되고 맨뒤로 밀렸다는 폭로에 비추어, 선발대 들은 정부와 의대생간의 협상이 타결되어 국가고시가 연기된 후 재개되면 재접수자도 다시 원래 일정에서 전체 순연된채로 응시하여 '선발대'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줄 알고 일단 의대생들의 국시 거부에 동참, 계속 공부는 하면서도 일단은 국가고시 응시를 취소한 학생이 대다수인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이같은 국시 재접수 발표에도 국가고시 응시율은 14%를 기록해 86%의 의대생이 국시를 거부했는데 의대생들도 9월에 진행된 국시원의 연장접수에 따라 다시 응시할 경우 시험을 오랫동안 준비할 순 있다.

 

바뀐 국시원의 정책으로 인해 '선발대'가 맨 처음이 아닌 시기에 응시하게 되어 이번 국시에 대한 정보를 받는것이 곤란해지고, 지난번 국시까지 누적되온 '족보'를 받는 것도 의대생사회에서 찍힐 경우 어려워질 수 있다.

 

의대생 단체 집행부 입장에서도 실기시험 거부를 무시한 수험생에게 실기시험 족보를 주지 않는 등의 불이익을 주겠다는 묵시적 압박을 줄 수 있었기 때문에 상당수 의대생들이 국시를 계속 거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서 이들 의대생들은 9월 6일이 끝나는 자정까지 진행된 재접수를 하는 것을 거부한채, 접수 기간이 끝난 현재까지 국시 전면 연기를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준성 보건복지부 장관정책보좌관이 국시 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동휘   

 

먼저 응시한 사람으로부터 올해 국가고시 기출문제를 입수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에 응시를 포기했다는 이같은 폭로는 공공의대가 불공정하다는 등의 주장으로 정부의 의사 증원 정책에 반대해 온 의대생들의 도덕성에 치명타가 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향후 정부에서 '선발대' 방식으로 문제를 입수한 뒤 그걸 배워 공부하는 의사 국가고시 응시 관행을 막을 대책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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