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 광화문 집회두고 정부-정치권 vs 극우단체 대립 긴장감 커져

조현진 기자 | 기사입력 2020/09/09 [14:37]

10.3 광화문 집회두고 정부-정치권 vs 극우단체 대립 긴장감 커져

조현진 기자 | 입력 : 2020/09/09 [14:37]

광복절 광화문 집회 참석자들로 인한 코로나19 감염자가 전국적으로 확산된 가운데, 이와는 상관없이 다시 10월 3일 개천절에 서울 광화문을 비롯한 을지로 서초동 등 도심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집회신고를 한 단체가 70여 곳, 참석 예상 인원만 10만 명이 넘어 방역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에 서울시와 경찰은 이들이 신고한 집회를 모두 금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럴 경우 집회신고 단체는 다시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하는 등 법적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혀 이들이 다시 가처분을 신청하면 8.15 때와 유사하게 일부 집회허가가 나올 수도 있어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 우파단체들이 광화문 집회 참석을 독려하며 sns에 돌리는 포스터...트위터 캡쳐    

 

현재 다음 달 3일 서울 광화문 주변에만 집회 16건, 그리고 9일 현재 10인 이상 개최 예정으로 경찰에 신고한 개천절 집회는 총 70건으로 참석예상 신고인원은 총 10만 명이 넘는다.

 

일단 사랑제일교회 목사 전광훈 씨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 국민운동본부'와 함께 광복절 집회를 준비한 '자유연대'가 신고한 집회인원은 1만 명이 넘는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하는 우리공화당 '천만인무죄석방본부'는 광화문 광장 일대에 6만 명 청와대 앞인 효자치안센터 인근에 3만 명 등 모두 9만 4천 명을 신고했다. 이들만 합해도 10만 명이 넘는다.

 

이밖에 국가비상대책국민위원회와 박근혜대통령구국총연맹 등 주로 극우 성향의 보수 단체가 광화문 주변과 서울 서초구 법원 앞, 대검찰청 대법원 앞 등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모두 집회 금지를 통보했다.

 

하지만 자유연대 측은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보며 집회 실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으며, 우리공화당 측도 "광복절 집회 때도 스스로 철회했다"며 "개천절 집회 진행 여부도 당원 피해와 건강을 고려해 상식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개천절에는 '주저없는 공권력을 사용, 강력 대응하겠다'고 나섰다.

 

9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들 보수단체의 개천절 집회 예고에 대해 "방역을 방해하고 공동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선 국민이 부여한 공권력을 주저 없이 행사할 것"이라며 "일부 단체가 추석 연휴 기간 중인 개천절에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고 있어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비판했다.

 

정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이 같이 말하고, 이들에게 "과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안중에도 없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경찰과 지자체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처하고 필요한 경우 법원에도 정부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하라"고 주문했다.

 

정 총리는 특히 "방역 전문가를 비롯해 많은 분이 추석 연휴를 걱정하고 있어 지난 5월과 8월 연휴의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이번 만큼은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면서 "하루 확진자 수가 두 자릿수로 줄지 못한 채 답보상태이므로 주말까지 확실한 안정세를 달성할 수 있도록 공직자들이 총력을 다하고 국민들도 조금만 더 견뎌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 서울시가 8.15 때 배치한 집회금지 안내판 ...트위터 캡쳐

 

정치권도 이들의 집회에 정부가 강력 대응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는 7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광복절에 이어 개천절에도 비슷한 집회를 열려는 세력이 있다"며 "법에 따라 응징하고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방역을 조롱하고 거부하는 세력이 있다"며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불법행동은 이유가 무엇이든 용납될 수 없다"고도 말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특히 집회를 하겠다는 사람들에 대해 "사람이 맞나싶을 정도""라며 강경한 입장을 표출했다. 이 지사는 지난 7일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 "나름 보수단체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나라를 사랑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던데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나 우리 국민에 대한 연대 의식, 이웃에 대한 사랑, 이런 게 완전히 결여된 것 아닌가, 정말 사람 맞나 싶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정청래 이용빈 의원 등은 개인 입장문을 내면서 집회개최 측을 비난했다. 

 

정청래 의원은 9일 '국민의힘, 이럴 때 한마디 하는 겁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개천절 집회는 사람으로서 할 짓이 아닙니다"라고 비판하고, 이용빈 의원(원내부대표)은 “몰상식의 극치이자, 국민생명을 위협하는 테러행위”라며 “즉각 중단하고, 집회 계획을 전면 취소할 것”을 촉구했다.

 

야당도 이들에게 보내는 시선이곱지 않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개천절 집회'와 관련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보수의 이름과 가치를 참칭하며 공동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일체의 시도는 우리 당(국민의힘)과 지지자들이 나서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4선 중진인 김기현 의원은 CBS 라디오를 통해 "개천절에 집회하려는 단체가 어떤 단체인지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자제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추석마저도 이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개진되고 있는 마당에 개천절에 대규모 집회를 하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도리"라고 말했다. 

 

장제원 의원 또한 페이스북을 통해 "문 정권의 실정과 폭주를 막아내야 할 제1야당이 많이 부족해서 또다시 대규모 장외집회가 예고된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라면서도 "아직 코로나가 창궐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광화문 집회를 하게 된다면 문 정권이 오히려 자신들의 방역 실패에 대해 변명하고 면피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다"는 말로 광화문 집회 자제를 요청했다.

 

그러나 아직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에게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

 

하지만 앞서 비대위 회의에서 김병민 비대위원이 "일부 단체들이 10월 3일 개천절 집회를 열겠다고 공언하면서 국민의 걱정이 커질뿐 아니라 사회적 혼란과 갈등의 골 또한 깊어져 가는 것 같다"면서 "공동체 안전은 물론 집회 참가자 본인과 가족의 건강까지 위협할 수 있는 (개천절) 집회 추진과 관련된 일체의 행위를 중단하기를 촉구한다"고 발언한 상태라 김 위원장의 입장이 궁금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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