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권익위로부터 보호받지 못한 공익신고자이다!

한유석 교수(동신대학교) | 기사입력 2020/10/06 [14:49]

나는 권익위로부터 보호받지 못한 공익신고자이다!

한유석 교수(동신대학교) | 입력 : 2020/10/06 [14:49]



나는 동신대로부터 해임되었다. 당시 가족들과 함께 유럽여행 중이었다. 머릿속이 온통 새까맣다. 멋진 자연을 보면서도 외국에서 유학중인 두 아들이 걱정된다. 설마 했는데 학교는 내가 아무 손을 쓸 수 없도록 해외여행 중에 중징계를 내린 것이다.

 

교무처장이 전화를 해서 “형님, 여행중인데 죄송합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학교가 시끄러워 그러니 조금만 나가 계시다가 오세요.”

 

대학 측의 징계 사유는 논리모순으로 이루어졌다. 대검찰청, 교육부 앞에서 ‘사학비리’를 외친 것이 학교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고, 직원 앞에서 화를 내며 교실문을 두 번 발로 찬 것이 교직원 상호존중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 징계사유였다.

 

아마도 내가 학사비리를 터뜨린 일이 상당히 미웠을 것이다. 또 법인의 수백 억 교비횡령 의혹을 고발한데다가 학교를 상대로 임금동결 민사소송을 냈으니 사학의 징계권을 남용해 보복했던 것이다. 급했던 탓일까! 대학측에서는 관계법령조차 지키지 않은 채 무차별적 징계를 진행하였다. 너무도 화가 나는 일이지만 이럴수록 차분히 대응해야 한다.

 

부당한 징계에 맞서 약칭 교원지위법을 근거로 교원소청도 할 수 있지만 나는 당당히 공익을 위한 내부고발자라서 더 강력한 국민권익위(이하 권익위)의 신분보호조치를 요청했다. 권익위에는 내부고발자가 불이익조치를 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소위 ‘부패방지권익위법’이라는 것이 있다. 마침 지난해 7월, 권익위에서는 사학비리 특별신고기간을 두어 내부고발을 홍보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해 11월, 권익위에서는 나의 ‘공익신고자 신분보호조치 요청을 기각’시켰다. 핵심 이유는 ▲공익신고자가 고발한 내용이 모두 무혐의 처분되었다는 점 ▲ 기소유예 처분당한1 건도 공익신고자가 찾아내서 고발한 것이 아니라는 점 ▲ 교육부가 감사한 내용으로 고발했기 때문에 부패행위 신고로 볼 수 없다는 자기모순적인 내용으로 기각되었다.

 

권익위의 논리대로라면 과거의 수없이 교육부가 감사를 해놓고 고발하지 않은 교비횡령 사건들을 고발하는 것은 공익신고가 아니라는 것이다. 권익위는 왜 이러한 결정을 했던 것일까! 자기모순적인 권익위의 논리는 아무리 많은 횡령 비리를 고발한다고 해도 검찰이 모두 무혐의 처분을 하면 공익신고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달 27일, MBC스트레이트에서 사학비리 백화점인 수원대 사건 등에 대해 보도하며, 검찰과 사법부를 비판하였다. 사학을 둘러싼 많은 위법이 존재함에도 정치검찰들로 인해 무혐의 처분하는 것을 왜 국민의 탓으로 돌리려 하는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추미애 장관 아들 고발건이 검찰에서 무혐의’가 나왔다면 이는 공익신고가 아니라는 것인가? 그렇다면 그를 고발한 당직사병 또한 공익신고자로서 부정되어야 한다.

 

신분보장조치에 대해 권익위의 기각 처분이 나오기 전에 ‘이사장의 종합사회복지관 7억 횡령 고발건이 감사원에 남아 있다며 객관적인 증거를 토대로 주장했음에도 불구하고 권익위는 이 사실조차 반영치 않았다. 동신대의 134명의 학사비리(가짜 학위) 고발은 이제까지 우리나라 역사상에 없었던 일이다. 학교가 폐교가 될지도 모를 사건을 언론에 제보했으나 언론은 수사기관이 아니라며 공익신고로 채택하지 않았다.

 

권익위의 신분보장조치 기각 처분에 불복하여 권익위원장을 대상으로 지난 2월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이를 받아든 권익위는 그날로부터 230여일이 지났는데도 아무것도 진척된바 없다. 행정심판은 통상적으로 최대 90일 이내 처리되도록 되어 있으며, 기한 연장의 되는 경우 그 사유를 명시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논리모순을 주장하는 권익위는 지금껏 공익신고자를 보호하지도 않은 채 행정심판마저 외면하고 있다.

 

대학의 보복성 해임으로 공익신고자의 가족의 삶은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 하지만 여전히 권익위는 철저히 공익신고자를 외면한다. 권익위는 공익신고자에 대한 보호조치도 안하면서 왜 국민에게 사학비리 공익신고를 하라고 홍보한 것인가! 대단히 의문스럽다.

 

며칠전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사학비리 공익제보 하지 마세요...신분보장조치는 뒷전!!!’이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사학비리 제보 후 겪는 그 고통이 얼마나 심각하면 이렇게 전 국민들에게 알리려 한 것인가! 권익위에서 올린 글을 보면 권익위에 신분보호조치를 하면 인용되는 경우는 25% 정도에 불과하다.(최근 5년간 630건 중 161건 인용)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권익위, 도대체 왜 이런 것일까!

 

권익위의 이러한 행위가 소극행정에 속한다면 권익위도 부패한 조직임이 틀림없다. 권익위는 국민의 불공정을 해소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존재하는 정부부처이다. 권익위가 소극행정으로 공익신고자가 고통을 받는다면 권익위는 마땅히 해체되어야 한다. 공익신고자의 보호조치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공익신고 자체를 꺼릴 것이다.

 

나는 2018년부터 권익위에 사학비리 공익신고를 해왔다. 하지만 대부분 자체 종결되었다. 검찰도 권익위도 교육부도 사학비리에 대해 왜 이리 관대한 것인가! 사학비리 공익제보를 하게 되면 결국 공익신고자에게 보복성 징계가 가해지게 된다.

 

나는 공익신고자이다. 내가 한 일은 모두 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일이었고 교직원을 위한 일이었다. 허나 왜 공익신고자로서 국가의 보호조차 받지 못하는 것일까! 이런 사례를 접한 국민들은 과연 누가 용기를 내어 공익제보에 나설 수 있겠는가! 그래서  ‘사학비리 공익제보 하지 마세요’라고 하는 것이다. 부디 공익신고자가 보호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길 바란다. 힘있는 기득권이 아닌 힘없는 국민을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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