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 임신 14주 이내 낙태허용 정부 개정안에 여성계 반발

강종호 기자 | 기사입력 2020/10/08 [12:23]

낙태죄, 임신 14주 이내 낙태허용 정부 개정안에 여성계 반발

강종호 기자 | 입력 : 2020/10/08 [12:23]

낙태죄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지 1년 6개월 만에 정부가 현행 낙태죄를 유지하고 임신 14주까지 낙태를 허용하는 내용의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을 7일 입법예고했다.

 

정부, 정확히는 법무부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낙태죄 관련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에서 임신 초기인 14주까지는 낙태를 해도 처벌하지 않고, 임신 중기인 24주까지는 성범죄에 의한 임신 등 일정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 낙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리고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입법예고안을 예고 기간인 4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해 국회에 법안을 제출하게 된다. 정부의 이 입법 예고안은 헌재의 결정에 따른 후속 조처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4월11일 “임신한 여성이 스스로 낙태하거나 임신 여성의 승낙을 받은 의사가 낙태하는 것을 처벌하는 형법 제269·270조가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과잉 침해해 위헌이므로 2020년 12월31일까지 해당 법 조항을 개정하라”고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그동안 낙태죄를 규정한 형법 조항의 폐지를 주장하며 낙태죄 반대운동을 펼쳐온 여성계는 정부의 이 같은 입법예고안에 대해 여성의 자기결정권 침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 낙택죄 폐지를 주장하며 열린 여성단체들의 시위모습...KBS뉴스화면 갈무리    

 

특히 여성권익찾기가 당의 모토인 여성의당은 낙태죄 완전 폐지를 주장하며, 정부입법예고안 개시일인 7일 12시부터 24시간 동안 '지금당장 낙태죄 전면폐지 캠페인 #500인의_여성이_말하는_낙태죄_폐지'를 진행하고 있다.  

 

여성의당 장지유 공동대표는 정부의 입법예고안에 대해 “헌법 불합치 판결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기존 낙태죄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하며, “여성의당은 여성 500인의 목소리를 모아 낙태죄 전면 폐지를 이루어낼 것”이라고 선언했다. 

 

여당인 민주당 안에서도 반대론이 나온다.  일단 여성의원인 권인숙 의원은 정부안을 비판하며 국회 차원에서 낙태죄를 전면 삭제하는 개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부의 입법예고안을 두고 "낙태죄를 그대로 존치시켰을 뿐만 아니라 기존 모자보건법상 낙태 허용요건을 형법에 확대 편입하여 그간 사문화되고 위헌성을 인정받은 낙태 처벌 규정을 되살려낸 명백한 역사적 퇴행”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여성의 신체적 조건과 상황이 다르고, 정확한 임신 주수를 인지하거나 확인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일정 시기 이후는 임신중단의 허용범주에 관한 문제가 아닌 의사의 의료적 판단과 임신 여성의 결정에 따라 분만 여부를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남성의원인 박주민 의원도 나섰다. 박 의원 또한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형법에서 낙태죄를 전면 삭제하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날 "많은 시민들은 오랜 기간 낙태의 비범죄화를 요구해왔다"면서 "몇 차례에 걸친 위헌 소송이 제기되었고, 헌법재판소는 낙태죄가 '임신한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제한한다'고 판단해 작년에 드디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그는 "저는 형법에서 낙태의 죄를 전부 삭제하고자 한다"면서 "여성의 자기 결정권 보장, 인공임신중단의 절차와 요건 등은 보건의 관점에서 접근하도록 모자보건법의 관련 조항을 개정해 반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앞서 법무부 양성평등정책위원회는 “임신 주수에 따라 낙태를 허용하지 말고 낙태죄를 폐지해 여성의 임신·출산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보장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한편 이와는 다르게 전국 대학교 여성 교수들 174명은 지난 7일 공개 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은 낙태 허용범위를 심각하게 확대했다"며 "대부분의 낙태가 12주 안에 이뤄지는 점을 감안했을 때 사실상 모든 낙태를 허용하는 셈"이라고 반대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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