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기산지구, ‘태영컨소시엄’이 주민설명회를 왜?

이명수 기자 | 기사입력 2020/10/27 [11:51]

화성 기산지구, ‘태영컨소시엄’이 주민설명회를 왜?

이명수 기자 | 입력 : 2020/10/27 [11:51]

화성태안동부권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는 기산지구 개발이 늦어지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시의회가 공공개발 방식에 대해 제동을 건 가운데 시 집행부가 아무런 후속 조치를 내놓지 않으면서다. 

 

앞서 화성시의회는 지난 9월 11일 시 집행부가 제출한 공공개발을 위한 특수목적법인설립 조례안을 부결시켰다. 이에 따라 토지주들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 집행부가 밀어 붙였던 공공개발은 사실상 더 이상 추진이 불가능하다. 또 사업 중단에 대한 법적인 부담도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성시는 시의회에서 조례안이 부결된 직후 ‘사업 원점 검토 방침’을 밝힌 이후 일체의 행정절차 중단을 40여일째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기산지구 공공개발을 위해 화성시와 협약을 맺었던 태영컨소시엄이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간다.

 

 

 

네이버 카페에 올라온...태영컨소시엄 주민설명회 개최

 

<네이버>에 개설된 ‘화성태안동부 시민연대’ 카페에 태영컨소시엄이 ‘화성 기산지구 도시개발사업 사업정상화를 위한 주민설명회’ 개최 사실을 알리는 글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아이디 ‘h******’는 26일 오전 해당 카페에 올린 글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그는 해당 글에서 “민간사업자(태영건설컨소시엄)가 기산지구 도시개발사업 사업정상화를 위해 주민설명회를 개최한다고 한다”면서 “주민설명회는 평화감리교회에서 진행한다고 하네요~”라고 전했다.

 

아이디 ‘h******’가 전하는 바에 따르면 주민설명회는 오는 29일(목) 오후 7시 화성시 효행로에 위치한 평화감리교회에서 진행된다. 또 그는 이 같은 개최사실을 알리면서 “사업정상화를 위해 태안동부 지역주민들의 많은 참석을 부탁드린다고 합니다~”라고 당부했다.

 

태영컨소시엄의 이 같은 주민 설명회에 대해 시민들은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

 

아이디 ‘뚱*’는 댓글을 통해 “태영은 부결된 걸로 아는데 무슨 영문인지 설명 가능 하실까요?”라고 물었다. 또 아이디 ‘와***’는 “두 번이나 부결됐는데 더 이상 태영건설은 믿음이 안가네요”라고 말했다. 아이디 ‘마*’는 “태영건설이 기산지구발전에 기여할테니 다시한번 지지해 달라는 거 아닐까요? 지푸라(기)라도 잡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설명회가 갑작스럽게 열리게 되는 경위에 의문을 표하는 댓글도 있었다.

 

아이디 ‘글****’는 “뉴스기사로는 찾아볼 수 없다”면서 “기산지구 주변 아파트에도 홍보하지 않은 것 같은데... 갑작스럽게 어떠한 이유로 주민설명회를 한다는 것인지”라고 의문을 표했다.  

 

‘화성시’ 일관된 행정으로 주민들 신뢰감 높여야

 

기산지구 토지소유자들이 결성한 ‘기산지구 도시개발사업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27일 취재에서 이 같은 주민설명회 개최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표했다.

 

추진위 관계자는 “태영이 공공개발 방식을 버리고 민간개발 방식의 사업자로 가기 위해 작전을 쓰는 듯하다”면서 “그런데 민간으로 가기 위해서는 70% 토지주 확보가 중요한데, 고산-현대산업개발이 이미 70%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는 것은 현대산업개발 단독으로 사업을 못하게 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태영이 공공개발 방식이 무산되자 사업을 훼방 놓는 것 같은 이 같은 설명회는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화성시의 침묵이 길어지면서 혼선이 심해지는 것에 대해 도시정비 사업 관계자는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투명한 행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즉 “기산지구의 가장 큰 문제점은 화성시가 일관된 행정을 진행하지 못한 데 기인한다”면서 “지난 3년여 동안 공공개발 방식을 추진하면서 토지주들의 반발을 의식해 의견을 들어주는 척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에 따라 토지주들은 화성시가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면서 현재까지 왔다”면서 “그럼에도 현재 화성시가 이미 되돌릴 수 없는 공공개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듯 한 태도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서철모 화성시장은 기산지구 개발과 관련한 지난 3년여 동안 혼선을 야기한 불투명한 행정에 대해 깊게 성찰하고 이제 부터라도 주민과 토지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민간개발 방식에 대해 행정적 뒷받침을 해야만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한편 시가 추진하려고 했던 특수목적법인 설립을 통한 공공개발에 따른 토지 강제 수용시 토지대금은 평당 175만 원이 예상되지만 민간개발인 환지방식 주민제안 사업의 경우에는 평당 350만 원이 예상됐다.

 

이 때문에 토지주들의 강한 반발은 충분히 예견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시 집행부는 공공개발 방식을 밀어 붙이면서 지난 3년여간 토지주들과 극심한 마찰을 빚어왔다.

 

기산지구 개발은 화성시 기산동 131번지 일대 23만2천㎡ 토지를 개발해 1608세대를 수용하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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