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댓글’ 파장...보수언론 ‘검란’ vs 촛불연대 ‘개혁저항’ 대립

강종호 기자 | 기사입력 2020/11/03 [16:28]

‘검사 댓글’ 파장...보수언론 ‘검란’ vs 촛불연대 ‘개혁저항’ 대립

강종호 기자 | 입력 : 2020/11/03 [16:28]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공개 비판한 제주지검 이환우 검사에 대해 평가한 경향신문 강진구 기자의 페이스북 글을 추미애 장관이 공유하면서 법무부 장관에 대한 일선 평검사들 반발이 예롭지 않다.

 

 

지난 10월 28일 제주지검 이환우 검사는 검찰청 이프로스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추진하는 검찰개혁은 근본부터 실패했다"고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데 이 글이 각 언론에 보도되면서 논란이 일자 다음 날인 29일 경향신문 강진구 기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검사는 동료검사 불륜의혹을 덮어주려고 피의자를 독방에 20일간 가둔 뒤 면회도 금지시키는 등으로 검찰권을 남용한 검사”라고 공개 비판했다. 

 

그러자 추 장관이 이 글을 공유하면서 “검찰개혁을 위해 이렇게 커밍아웃을 해주면 좋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러자 곧바로 춘천지검 최재만 검사가 실명으로 “나도 커밍아웃을 한다”며 이환우 검사의 뜻에 동조함을 말했고, 이 글에는 현재까지 일선 검사들 300명 가까이가 댓글로 동조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상황을 두고 조선일보 등 보수신문은 ‘검란’이라고 표현하며 즐기는 모습도 보인다. 또 특정언론은 이들 숫자는 실제 평검사의 90%가 동조하는 것과 같다는 기사를 쓰기도 했다.

 

즉 현재 검사 정원이 2,300여 명이나 이중 일선지검 부장검사 이상 보직자를 제외하면 평검사 숫자는 그리 많지 않으므로 현장 수사검사 90%가 법무부 장관에게 ‘항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수 언론들의 이 같은 부추김은 도리어 시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는 것 같다.

 

 

우선 지난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 온 “커밍아웃 검사들 사표를 받으라”는 글이 게시 4일만에 40만 명에 가까운 동의를 받아낼 정도로 폭발적 관심을 끌고 있다. 

 

3일 오후 4시 현재 이 청원은 39만 7천여 명으로 40만에 가깝다. 관측통들은 현재 이런 추세라면 이 청원은 역대급 동의를 받아낼 것으로 보기도 한다. 마감일이 25일 이상 많이 남았기 때문이다.

 

참고로 현재까지 국민청원 중 가장 많은 동의자를 받아 낸 청원은 박사방 사건으로 시끄러울 때 'N번방 용의자 신상공개 요구 청원'으로서 총 2,715,626명의 동의를 받았다.

 

2위 또한 'N번방 가입자 전원 신상공개 요구 청원'으로 총 동의자는 2,026,252명, 그 외 박사방 관련 가해자 전원처벌 청원도 65만 명을 넘겨 관련 동의자만 570만여 명이나 되었다.

 

그런데 지금 검사들을 향한 분노 표출로 보이는 ‘커밍아웃 검사 사표 받으라’는 청원의 동의자 속도로 보면 그냥 간과하기 힘들다. 하루 동의자가 10만 명 정도의 속도인데다 현재도 트위터 등 각종 sns에 이 청원을 링크하며 동의를 독려하는 글들이 넘치고 있기 때문이다. 

 

▲ 대검찰청 앞에서 진행된 촛불연대 기자회견     © 이명수 기자

 

이런 가운데 시민단체인 '광화문촛불연대(촛불연대)'는 “검사들의 반발은 검찰 개혁에 대한 전면 저항”이라며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서초동 대검찰찰청 앞에서 열고 검사들을 압박하고 나섰다.

 

촛불연대는 3일 오후 이 회견에서 "윤석열 총장이 자기는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라고 당당히 주장하고, 검사들은 개혁에 맞서 소위 '커밍아웃'을 하고 있다"며 "검찰은 검찰개혁으로 기득권이 약화될 위기에 닥치자 개혁에 전면 저항하는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촛불연대는 "검찰이 누리는 부당한 특권과 관행들이 검찰 스스로 특권의식을 갖게 한다"며 "검찰은 특권을 내려놓고 개혁을 수용하라"고 요구했다. 

 

▲ 손팻말에 쓰여진 검찰개혁 문구. 시민들을 지금 검찰을 특권집단으로 보고 있다. 

 

이는 검사반발을 부추기며 실제 ‘검란’을 유도하고 있는듯한 보수언론의 자세에 시민들이 집단으로 대항하는 모양새로 볼 수 있다. 이에 사태가 어떻게 흐를 것인지 주목되는 중이다.

 

한편 국민청원은 앞서 언급한 N번방 2건 외에 100만 명 이상 동의를 받아낸 청원은 총 4건이다.

 

이중 자유한국당 해산청원이 1,831,900명의 동의를 받아 전체 3위, '친문' 대 '반문'의 대결로 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을 응원합니다' 청원은 1,504,597명,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촉구합니다' 청원은1,469,023 명으로 4,5위. '신천지 예수교회 해체를 요구합니다'가 1,449,521명으로 100만을 넘겨 6위다.. 따라서 '검사들 사표를 받으라'는 청원이 이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인지 매우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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