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백악관 떠나...앤드루스 공군기지 활주로 퇴임연설

임두만 기자 | 기사입력 2021/01/21 [01:21]

트럼프, 백악관 떠나...앤드루스 공군기지 활주로 퇴임연설

임두만 기자 | 입력 : 2021/01/21 [01:2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 관저인 백악관을 떠났다. 차기 대통령 바이든 취임식이 열리기 전인 20일(현지시간) 오전이었다.

 

이로써 트럼프는 바이든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과의 약속은 지켰으나 152년 만에 후임 대통령 취임식에 불참한 역사를 남긴 대통령으로도 기록되게 되었다.

 

이날 오전 8시 40분(한국시간 20일 밤 10시) CNN은 아침 일찍 백악관을 떠난 트럼프 대통령이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앤드루스 공군기지 활주로에서 가진 환송행사에서의 연설 장면을 보도했다. 이로써 트럼프는 자신 퇴임사를 공항 활주로에서 한 최초의 대통령으로도 남게 되었다.

 

▲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메릴랜드 엔드류 공군기지에서 연설하고 있다. CNN 방송화면 갈무리  

 

CNN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 연설에서 "여러분은 정말 대단하고 이 나라는 위대하다"며 "여러분의 대통령이 된 것은 가장 큰 영광이자 특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또 "항상 여러분을 위해 싸우겠다. 지켜보겠다"며 자신이 다시 차기 대선에 도전할 것임을 예고했다. 그리고 그는 이어 "나는 경청할 것이고 이 나라 미래가 결코 이보다 더 좋았던 적이 없었다는 것을 말할 것"이라고 주장, 특유의 자화자찬도빼지 않았다.

 

이날 트럼프는 또 "새 행정부의 행운과 성공을 기원한다"고 말했으나 차기 대통령이 바이든의 이름은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그들이 큰 성공을 거둘 것으로 생각한다. 그들은 정말 굉장한 일을 할 기반을 가졌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성공할 경우에는 자신이 남긴 업적 때문이고, 실패할 경우에는 자신의 업적을 까먹은 정부로 공격, 차기를 도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딸 이방카 부부 등 가족을 지칭하며 "이들이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사람들은 모른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그들은 훨씬 더 쉬운 삶을 살 수 있었지만 단지 멋진 일을 해냈을 뿐"이라고 칭찬했다.

 

특히 부인 멜라니아 여사에 대해서는 "대단히 우아하고 아름다움과 위엄을 갖춘 여성"이라며 "국민에게 매우 인기가 많았다"고 말한 뒤 "항상 당신을 위해 싸우겠다"고도 했다.

 

이에 멜라니아 여사 또한 "당신의 영부인이 된 건 나의 가장 큰 영광이었다. 당신이 보내준 사랑과 지지에 감사하다"며 "신이 이 아름다운 국가를 축복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CNN에 따르면 트럼프의 이날 연설은 백악관 참모들이 준비한 연설문이 아니라 트럼프 스스로 해낸 즉석연설이었다. 당초 참모들은 공항 연설문을 준비했지만 이날 아침 이를 읽은 트럼프 대통령이 폐기한 것은 물론 연설대 앞에 준비됐던 프롬프트도 치워졌다.

 

연설이 끝난 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했다. 탑승 전 트럼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한 말은 "조만간 다시 보자(we will see you soon)"였다고 CNN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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