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 앞둔 ‘포스코’, 최정우 회장 책임론 고조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21/02/08 [10:01]

주주총회 앞둔 ‘포스코’, 최정우 회장 책임론 고조

추광규 기자 | 입력 : 2021/02/08 [10:01]

포스코가 지역 환경오염 문제, 직업성 암 논란, 잇따른 산업재해 발생 등으로 몸살이 앓고 있다. 그럼에도 이 같은 논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방안을 찾아야할 사내·사외이사들이 단 한 번의 회의도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연대가 최근 발간한 이슈리포트에 따르면 오는 3월이면 임기가 만료되는 포스코 최정우 회장 등 8명의 이사들은 그동안 포스코의 각종 논란에 대한 대책 논의 및 재발방지에 나서지 않았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12일 열릴 예정인 주주총회에서는 이들에 대한 책임을 따져 묻고 재발을 방지하는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환경오염·산업재해 발생에 입 다문 장기 근속 이사들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는 대기오염물질이 2019년 3월까지 46년간 연간 약 80회 이상 방지시설 없이 무단 배출됐다.

 

광양제철소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1월 24일 발생한 사망사고와 관련 고용노동부 특별감독 결과 사법조치 대상 법 위반 사항 598건, 밀폐공간작업 종사자에 대한 특별안전보건교육 미실시 등 과태료 부과 대상 법 위반 사항 146건이 확인됐다. 자율안전검사 불합격 압력용기 등에 대한 사용중지가 명령됐다.

 

참여연대는 “포스코는 휴풍, 재송뿐 작업 시 대기로 배출되는 분진 및 유독가스에 대한 심각성을 알고 있었기에 여러 개의 특허출원을 통해 개선책을 내놓았지만 이를 현장에 활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기술개발을 하고도 방지시설 없이 무단 배출한 책임은 “포스코 및 이사회에 있다”고 강조했다.

 

포항시민들의 암 사망률은 1.37배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포항산단 대기오염노출 지역 주민생체 모니터링 결과에서 암 사망률은 전국 평균 1.72배이나 암을 포함한 환경성질환 전수조사와 개선대책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2월에는 폐암, 루게릭병, 세포림프종 등에 걸린 노동자 8명이 포스코에 ‘직업성 암’을 인정해달라며 집단 산업재해를 신청했다. 이들은 포항제철소 코크스 공정과 냉연부, 스테인리스 등에서 3~40년간 근무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포스코 측은 연 2회 작업환경 측정을 하고 있고 유해물질 노출도도 법정 기준보다 낮게 관리되고 있다면서 ‘직업성 암’의 인가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지난 10년간 포스코 노동자 단 3명만이 직업성 암으로 인정을 받았다.

 

참여연대는 “포항제철소 원청·하청 노동자가 1만 7천여 명이라는 점에서 (직업성 암 인정 수는)굉장히 적은 숫자”라고 지적했다.

 

규모별 동종업종 평균 재해율 또한 2015년 당시, 최대 15.27배에 달한다. 같은 규모 사업장보다 산업재해 빈도가 잦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지난 3년간 포스코 사업장에서 총 18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사망했다. 이 기간 6차례의 노동부 감독을 받았지만 산업재해 발생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참여연대는 포스코 상근이사 다수가 10여 년간 사내 임원으로 근속해왔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이사 재직기간은 평균 26.8개월로 임원으로 재직한 기간은 평균 8.8년이다. 사외이사 또한 평균 47.3개월의 재임기간을 가졌다.

 

회사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연임까지 한 이사들이 정작 산업재해 및 환경오염 문제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있는 판국이라고 참여연대는 지적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최근 10년간 포스코 이사회의 중요 의결사항을 살펴보면 지역 환경오염 문제, 직업병 관련, 산업재해 대책과 관련한 이사회는 단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참여연대는 "위법행위에 대한 감시의무 위반으로 이사회의 책임 방기이자 의무불이행"이라고 지적하면서 포스코 최대주주 중 하나인 국민연금(주식수 11.17% 보유)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해 공익이사 선임 등을 제안해줄 것을 촉구했다.

 

한편 포스코는 오는 3월 18일 주주총회를 열고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들에 대한 연임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특히 최정우 회장은 지난해 12월 11일 CEO추천위원회에서 단수로 추천되면서 연임이 유력하다.

 

이런 가운데 포스코의 사회적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국민연금이 스튜어드 코드십을 발동해야 한다는데 무게가 실린다. 포스코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스튜어드 코드십 발동을 통해 최 회장의 연임을 막아내고 포스코의 사회적 책무를 강화시킬 수 있게끔 나아갈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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