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청문회 앞두고 ‘위험성 평가보고서 조작’ 지시 드러나.

임두만 기자 | 기사입력 2021/02/22 [11:58]

포스코, 청문회 앞두고 ‘위험성 평가보고서 조작’ 지시 드러나.

임두만 기자 | 입력 : 2021/02/22 [11:58]

최근 잦은 산재사고로 노동자들이 잇따라 사망하고 있는 포스코 최정우 회장이 "최근 일어난 사고에 대해 유족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안전을 경영 최우선 목표로 시설투자 등을 하며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 국회 청문회에서 포스코 최정우 회장이 사죄하며 인사하고 있다.     © 국회TV 갈무리

 

22일 환경노동위원회가 국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산재 청문회에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오늘 의원님들의 의견을 경청해, (포스코를) 무재해 사업장으로 만들도록 하겠다"며 이 같이 사과했다.

 

하지만 포스코는 최근 국회 산재 청문회와 고용노동부의 감독을 앞두고 위험성 평가보고서 조작을 지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입수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포스코는 사내 긴급 메일을 통해 "협력사 직원 사망으로 인한 고용부의 감독이 예상된다"면서 위험성 평가로 지적되지 않도록 보고서 수정을 지시했다.

 

이에 노 의원은 "예정된 국회 청문회에서 최 회장이 조작된 내용을 바탕으로 보고할 계획을 세우고 사전에 준비한 것으로 보여진다"며 "조작 지시는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진행된 것"이라고 질타했다.

 

특히 노 의원은 “이러한 보고서 조작 지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한다. 즉 메일 본문에서 “며칠 전 ‘20년 위험성 평가를 수정하였는데, 추가로 ‘18~‘19년 위험성평가에 대해서도 수정 부탁드린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잘 정리된 위험성 평가 보고서는 22일 예정된 국회 청문회에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설명할 계획”이라고 되어 있어 조작된 내용을 국회에 보고할 계획을 세우고 사전에 준비한 것 같다.

 

특히 ‘반드시 보내준 파일을 사용’ ‘부별 종합하여 회신’ ‘파일명 작성방법’ ‘수정 후 빨간색으로 표기’ ‘수정항목’ 등 작성 방법부터 수정 내용, 제출기한, 담당자까지 지정해 안내한 메일내용으로 보아서 위험성평가 보고서 조작 지시는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진행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노웅래 의원은 “아무리 기업에 자율적 책임을 주고 맡겨놓은 보고서라지만 엉터리로 작성해 놓고 사실이 드러나자 이를 은폐하기 위해 조작을 지시했다”면서, “그렇게 조작된 보고서를 국회 청문회에서 보고하려 했다는 것이 포스코의 윤리의식을 보여준다”고 질타했다.

 

그런 다음 “사람이 죽어 근로감독이 나오는데 포스코는 근로현장의 안전시설 개선은 못할망정 보고서 조작이나 지시하고 있었다”고 분개했다.

 

▲ 노울래 의원이 입수 공개한 메일 ...메일에 고용노동부 감독, 극회 청문회가 명시되어 있다.   

 

한편 최정우 회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참석한 9개 기업 대표 중 첫 번째로 질의를 받았다. 

 

최 회장에게 첫 질의를 던진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요추부염좌상 진단서는 보험사기꾼이 내는 거고 주식회사 포스코 대표이사가 낼만한 진단서는 아니라고 본다"며 "허리 아픈 것도 불편한데 롤러 압착돼서 죽으면 얼마나 괴롭고 고통스럽겠냐"고 따졌다.

 

최 회장은 지난 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송옥주 위원장에게 '평소 허리 지병이 있어 왔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지만 환노위에서 이를 인정하지 않자 예정대로 출석했다. 그리고 최 회장이 제출한 진단서 내용이 ‘요추부염좌상’이었다. 

 

이에 이 진단서의 사기성을 따진 김 의원은 "증인이 안전 문제에 심각한 인식을 갖고 있는 건 맞는 거 같다"며 "발표대로 안전장비를 설치하고 포스코 헬기 두 대 중 한 대는 응급환자 이송용으로 사용하고 있냐"고 물었다. 이는 포스코가 발표한 보도자료 등에 대해 따진 질문이다.

 

이에 최 회장은 "그렇다"고 인정하고는 "최근 연이은 사고에 대해 국민들게 심려 끼쳐 대단히 죄송하고 이 자리에서 유족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사과했다.

 

또 "회사에선 안전 최우선으로 여러 시설에 투자하고 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며 "의원들 말씀 듣고 안전최우선경영 반영해 무재해사업장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질의에 니선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은 "매번 사과와 대책만 발표하는데 사고 원인이 뭐냐"면서 "원인을 알아야 사과와 대책이 유효할텐데 지금까지 발표한 것만 보면 원인을 알고 있나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답변에 나선 최 회장은 "포스코가 50년 넘은 노후시설이 많다"며 "관리·감독 노력도 부족했던 거 같다"고 답했다. 그리고 포스코 포항·광양제철소 사망자 중 하청노동자 비율이 많은 것에 대해선 "그 부분까지 관리가 미치지 못한 거 같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이날 윤 의원은 "안전관리 예산으로 많은 돈을 쓰고 있다고 말하지만 산업재해가 계속 발생하니 돈을 어디에 썼는지 체감할 수 없다"며 "국민들 분노로 보면 최 회장의 지난 3년은 실패한 3년이라 평가할 거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이에 최 회장은 "여러 가지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답한 뒤 “지난 3년간 안전보건 종합대책으로 1조3000억 원을 투자했으며 사고예방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2019년 이사회에서 산업재해를 안건으로 올리고 그 외에도 산업재해 리스크를 매번 보고하고 있다"고 답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